2009년 06월 17일
뿌리 뽑아야 할 나이롱 환자
나는 교통사고 혹은 human trouble 환자가 싫다. 특히 경증의 환자는 더욱 싫다. 진료비를 벌어들이는 병원이나 보험금을 탈 수 있는 환자에게는 서로에게 윈-윈이 되고 기쁨을 줄 수 있을지언정,그 사이에 끼어서 지겹도록 환자를 진료해야하는 하급 의사인 나에겐 짜증만 안겨줄 뿐이다. 이런 타입의 환자들은 몇가지 특징이 있는데, 첫째-술쳐먹고 소리 지르기, 둘째-입원시켜달라 떼쓰기, 셋째-아파보이지도 않는데 무조건 아프다고 우기기 등이 바로 그것이다.
보험금이나 합의금을 노리는 경증의 환자들은 이학적 검사를 위해 살짝만 눌러도 과도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소위 오버한다) 오히려 중증의 환자보다 더 많은 사진을 촬영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그때마다 당직 콜을 받고 내려오는 정형외과 혹은 신경외과 선생님들은 증상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사진 탓에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학적 검사에서 압통이 걸리는 부위를 찍지 않아서 혼나는 것보다야 전자가 훨씬 덜(?) 혼나기에 선생님들의 불호령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일단 찍어놓고 콜하는 편이다.
위와같은 타입의 환자들은 행여나 새벽에 해당과 당직의가 늦게라도 내려오는 날이면 액팅도 심하게 한다. 해당과 당직 의사는 어디갔냐부터 왜 이리 오래걸리냐, 언제 입원하느냐, 주사는 안 맞겠다 등 다양한 액팅이 여기저기서 날아온다. 가끔 혈압 오르는 날엔 가운벗고 한판 붙고싶을 정도로 열이 받지만, 그 때마다 머리 속에 참을인을 3백번은 넘게 새기며 병원 구석에 가서 화를 삭힌다. '왜 싸움질 하고 와서 병원에서 JIRAL이야.' 그리운 그 이름, 마음 속으로만 힘껏 외쳐본다.
오늘도 건장한 20대 남성이 아버지뻘 되어보이는 택시기사 아저씨를 이끌고 응급실을 찾아왔다. 먼발치에서 보았을 땐, 당당하게 걸어 들어오는 20대 남성과 달리 양 어깨가 쭉 쳐져 힘없이 들어오는 아저씨가 환자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환자는 당당하게 걸어들어온 20대쪽이었다. 그는 침대에 눕자마자 온 몸이 아프다며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더니 연기(?)를 시작했다. 얼핏보기에도 합의금을 노린 나이롱 환자같아 보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의사된 도리로써 진료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살짝만 눌러도 요석이나 담석 환자즈음 되어보이는 통증을 호소하더니 이내 진료를 마치고 돌아서자 친구들과 웃으며 떠들어 대는 것이었다. 택시기사 아저씨는 내게 다가와선, '선생님, 많이 다쳤나요?'라고 묻는데, 그 목소리가 풀이 죽어있었다. 아마도 아저씨는 쥐꼬리만한 택시 벌이에 합의금에 치료비까지 부담해야하니 꽤나 막막했을 것이다.
사연을 들어보니 그 청년은 차량에 정면으로 부닺힌 것도 아니고 인도에 서있다가 백미러에 왼쪽 팔꿈치가 살짝 닿은 모양이었다. 헌데 들어올 때도 멀쩡했던 그 환자가 진료를 시작하자마자 마치 요석이나 담석 환자 마냥 통증을 호소하더니 급기야 입원까지 운운하며 합의금 이야기를 대놓고 들이 밀었다. 주변의 친구들은 마치 물 만난 고기마냥 '이거 수술해야 하는거 아니야?'라며 바람을 잡기 시작했고 홀몸의 택시 아저씨는 아무 대꾸도 못한채 2시간여 시간을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저씨와 그 친구들은 오랜 시간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찌 합의가 되었는지 아저씨는 그 나이롱 환자의 친구들과 악수를 하며 쓸쓸히 병원 문을 나섰다.
최근 부산 병원을 대상으로 나이롱 환자들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시행한다는 뉴스 기사가 다음 메인에 오른 적이 있다. 나 역시 나이롱 환자의 집중 단속에는 동의하는 바이며, 더 이상 그 택시기사 아저씨와 같이 나이롱 환자에 의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전체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전국의 병원 인턴 선생들의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나이롱 환자는 안드로메다로 썩 물러나라!
보험금이나 합의금을 노리는 경증의 환자들은 이학적 검사를 위해 살짝만 눌러도 과도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소위 오버한다) 오히려 중증의 환자보다 더 많은 사진을 촬영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그때마다 당직 콜을 받고 내려오는 정형외과 혹은 신경외과 선생님들은 증상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사진 탓에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학적 검사에서 압통이 걸리는 부위를 찍지 않아서 혼나는 것보다야 전자가 훨씬 덜(?) 혼나기에 선생님들의 불호령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일단 찍어놓고 콜하는 편이다.
위와같은 타입의 환자들은 행여나 새벽에 해당과 당직의가 늦게라도 내려오는 날이면 액팅도 심하게 한다. 해당과 당직 의사는 어디갔냐부터 왜 이리 오래걸리냐, 언제 입원하느냐, 주사는 안 맞겠다 등 다양한 액팅이 여기저기서 날아온다. 가끔 혈압 오르는 날엔 가운벗고 한판 붙고싶을 정도로 열이 받지만, 그 때마다 머리 속에 참을인을 3백번은 넘게 새기며 병원 구석에 가서 화를 삭힌다. '왜 싸움질 하고 와서 병원에서 JIRAL이야.' 그리운 그 이름, 마음 속으로만 힘껏 외쳐본다.
오늘도 건장한 20대 남성이 아버지뻘 되어보이는 택시기사 아저씨를 이끌고 응급실을 찾아왔다. 먼발치에서 보았을 땐, 당당하게 걸어 들어오는 20대 남성과 달리 양 어깨가 쭉 쳐져 힘없이 들어오는 아저씨가 환자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환자는 당당하게 걸어들어온 20대쪽이었다. 그는 침대에 눕자마자 온 몸이 아프다며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더니 연기(?)를 시작했다. 얼핏보기에도 합의금을 노린 나이롱 환자같아 보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의사된 도리로써 진료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살짝만 눌러도 요석이나 담석 환자즈음 되어보이는 통증을 호소하더니 이내 진료를 마치고 돌아서자 친구들과 웃으며 떠들어 대는 것이었다. 택시기사 아저씨는 내게 다가와선, '선생님, 많이 다쳤나요?'라고 묻는데, 그 목소리가 풀이 죽어있었다. 아마도 아저씨는 쥐꼬리만한 택시 벌이에 합의금에 치료비까지 부담해야하니 꽤나 막막했을 것이다.
사연을 들어보니 그 청년은 차량에 정면으로 부닺힌 것도 아니고 인도에 서있다가 백미러에 왼쪽 팔꿈치가 살짝 닿은 모양이었다. 헌데 들어올 때도 멀쩡했던 그 환자가 진료를 시작하자마자 마치 요석이나 담석 환자 마냥 통증을 호소하더니 급기야 입원까지 운운하며 합의금 이야기를 대놓고 들이 밀었다. 주변의 친구들은 마치 물 만난 고기마냥 '이거 수술해야 하는거 아니야?'라며 바람을 잡기 시작했고 홀몸의 택시 아저씨는 아무 대꾸도 못한채 2시간여 시간을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저씨와 그 친구들은 오랜 시간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찌 합의가 되었는지 아저씨는 그 나이롱 환자의 친구들과 악수를 하며 쓸쓸히 병원 문을 나섰다.
최근 부산 병원을 대상으로 나이롱 환자들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시행한다는 뉴스 기사가 다음 메인에 오른 적이 있다. 나 역시 나이롱 환자의 집중 단속에는 동의하는 바이며, 더 이상 그 택시기사 아저씨와 같이 나이롱 환자에 의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전체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전국의 병원 인턴 선생들의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나이롱 환자는 안드로메다로 썩 물러나라!
# by | 2009/06/17 06:36 | 일기 | 트랙백(1) | 덧글(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