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01일
의대생 자원봉사 캠프에 참가해주세요.
ER 엔딩을 하루 남겨두고 잠이 오질 않아서 또 한차례 끄적여봅니다. 오랜만에 메일함을 열어보니 청년의사 배기자님으로부터 편지가 와있더군요. 메디슨-청년의사의 의대생 자원봉사캠프와 관련된 메일이었는데, 올해 참가 신청자의 지역, 학년, 성비 분포 등이 고르지 못하고 편중되는 경향이 있어서 기존 참가자들이 주변인에게 참여를 독려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메일을 읽고 작년 여름의 아련한 추억에 젖어보았습니다.
재학시절 봉사 동아리 활동을 했었지요. 하지만 뭐랄까 딱히 정해진 틀이나 형식도 없고, 어중이 떠중이로 시간 날때만 한번씩 들러서 활동하는 수준이라 자랑할만한 수준은 못됩니다. 20대 초반에는 그런 형태의 봉사라도 일단은 활동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허나 촛불봉사, 문광부 200프로젝트 그리고 메청캠를 거치면서 일회성, 이벤트성 봉사는 경우에 따라선 도움보다는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 틀을 재편하여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나눔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게 봉사 활동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청년의사 메청캠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자 합니다. 본과 4학년 여름, 단 1주만 주어졌던 방학의 시간을 전 메청캠 4박 5일 캠프에 참가하는데 사용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해외여행, 배낭여행, 가족여행, 공부, 음주가무, PC방 등에 투자했던 그 시간을 전 봉사에 대해 더 고민해보고픈 마음에 메청캠에 사용하기로 과감히 결정을 한 것이지요.
물론 실제 캠프 운영은 제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전국 의과대학의 봉사 동아리 회원들이 모여서 봉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질의응답하고, 토론하는 자리인지 알았는데 4박5일 내내 한 것이라곤 리얼봉사뿐이었습니다. 일정도 무척이나 빡빡해서 다른 학교 친구들과 이야기 나눌 시간조차 많지 않았지요. 그래도 쪼개고 쪼개서 새벽녁 감시의 눈을 피해 몰래 맥주를 사다가 나누어 마시며 밤새 각자의 활동, 꿈꾸는 미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더불어 프로그램 과정 중 다양한 시설에서 만났던 아이들, 할아버니, 할머니들과 보냈던 즐거운 시간은 아직까지도 제 마음 속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더불어 넷째날 이루어지는 의료봉사에선, 초음파 판독 담당을 맡았는데 그 역시 공부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청년의사 기자 중 지인이 있어 부탁을 받고 진행하러 왔다는데 처음 분위기는 무척이나 썰렁했습니다. 공부만 했다는 의대생, 그것도 정말 못 노는(?) 애들만 모아놓은터라 이종훈씨가 개그를 펑펑 떠뜨려도 그 누구도 웃지도 않고 반응도 없고, 뭐 시키면 브끄러워서 어물쩡거리다 들어가버리고... 최악의 레크리에이션이었지요. 하지만 종훈씨와 참가자 사이의 그런 높은 벽을 허물어 버린게 바로 저였습니다. 원래 똘끼(?)가 조금은 있던터라 손들고 나가서 박상철의 무조건을 부르며 춤을 춰댔죠. (본2 시절, 대학 축제 가요제에 나가기 위해서 동기 형님들과 연습했던 기억을 더듬어서.) 이후 분위기가 조금은 살아났지만 제 희생이 참가자들의 근성까지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그렇게 종훈씨는 1시간 반여 시간을 곤란할 때마다 polycle을 떡밥으로 갈구면서(뭐 할 때마다 불려나갔죠.) 힘들게 진행을 했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에 '난 여기 3시간 진행하러 왔는데, 더는 나올께 없어서 1시간 반만에 떠난다. 역시 소문대로 공부만하는 의대생들이다. 더불어 오늘 나를 위기에서 구해줘서 고맙다. 나중에 식사라도 하자.'며 내 손을 꼭 부여잡고 떠났지요. 올해는 개그맨이 오지 않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
추억에 젖어들다보니 잡설이 길었네요. 여튼 메디슨-청년의사 자원봉사 캠프는 참가하는 학생들에겐 많은 배움거리와 감동을 줄거라 생각합니다. 올해는 서울시립어린이병원과 경기도 안성의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3회 캠프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마 누추한 제 블로그에도 소수나마 의대생들이 방문하고 있으며 의대생과 가족, 형제, 친구, 연인 등의 관계를 맺고 있는 이웃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나 이 포스팅을 읽으신다면 꼭 '메디슨-청년의사 자원봉사 캠프'참가를 권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참가신청은 7월 5일(일) 까지며 자세한 내용은 링크한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by | 2009/07/01 11:56 | 기분 | 트랙백(1) | 덧글(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