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1월 06일
2009 내가 뽑은 영화 BEST 10
1.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3월 이틀간의 응급실 근무 뒤 찾아왔던 꿀맛같은 24시간의 오프. 첫 오프는 정신없이 자느라 허무하게 날려버렸지만 두번째 오프부터는 반드시 의미있게 사용하리라 마음을 먹고 머리털 나고 6번째 극장이란 곳을 찾아갔다.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하다 먼발치에서 날보며 환하게 웃는 이보영의 미소에 빠져서 내 손은 나도 모르게 이미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티켓 발매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었다. 팝콘을 사들고 극장 안으로 들어섰지만 너무 이른 시간 탓인지 나를 제외한 단 한명의 관객도 없었다. 가운데 떡하니 자리를 잡고 앞좌석에 발을 올린 후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막이 오르고 영화 상영이 시작되었다. 너무나도 슬픈 이야기에 보는 내내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크림을 다른 누군가에게 넘기려는 케이만의 일방적인 사랑, 또 그것을 알면서도 크림을 사랑하길 주저하지 않았던 주환의 사랑 방식, 그리고 죽어서라도 그 사랑을 이루고자 했던 크림의 사랑 방식 그 모든 것이 불쾌했다. 하지만 그 불쾌함마저도 잊은채 나를 빠져들게 만들었던 배우들의 연기력과 영화가 그려냈던 아름다운 영상미는 극장을 떠난 이후에도 내 가슴 속에 계속해서 남아있었다. 내게도 케이나 크림처럼 어린시절부터 소중한 사랑의 기억을 함께 간직하며 성장해온 누군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오지랖 + 신세한탄으로 나를 슬프게 만든 폴리클 선정 2009년 최고의 영화였다.
2.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아비규환의 병원지옥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본 내 생애 다섯번째 극장 관람 영화. 노인의 몸으로 태어나 점점 아기가 되어가는 벤자민과 아이의 몸으로 태어나 점점 늙어가는 데이지의 가슴저린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다. 신파도 없고 막장도 없이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그들의 모습과 변치않는 그들의 사랑을 한 영상에 멋지게 담아냈다. 특히 벤자민 역의 브래드 피트가 점점 어려지면서 그의 사랑스런 아내 데이지가 힘들어질까봐 새벽녁 오토바이를 타고 그녀의 곁을 떠나는 장면은 내 눈물샘을 쥐어짜다 못해 말라 비틀어지게 만들었다. 또한 영화를 보는 내내 '시간의 역행'이라는 소재를 선택하여 이토록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 낸 데이빗 핀쳐 감독의 천재성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벤자민이 만약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는다면 몇살에 받아야 하는지 또한 궁금했던 이 영화가 2위.
3. 취객소리
추운 겨울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취객과의 다툼을 뛰어난 해학적 기법으로 묘사한 본격 액션 스릴러물. 영화는 사지마비 환자가 있다며 경찰에 실려온 40대 중반의 취객의 주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아픈데가 없다는 그를 이 병원의 명의 폴은 주정뱅이라 단정짓고 아픈데가 없으면 집으로 가시라고 말한다. 이후 그 취객은 벌떡 일어나서 폴을 향해 30분간 욕선물을 선사하며 고소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지만 폴은 '네' 라는 짧은 대답만 반복한채 무시해버린다. 영화는 제 풀에 지친 취객이 제발로 병원을 걸어 나가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취개과 폴의 30여분간에 숨막히는 신경전과 2009 악하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폴의 시크한 연기를 볼 수 있는 것이 영화의 포인트.
4. 게온데
한적한 대한민국에 어느 날 '신종플루 게가 한국에도 온데'라며 알 수 없는 괴담들이 유포된다. '외계인이 보낸 바이러스다.', '걸리기만 해도 즉사다', '타미플루를 먹지 않으면 죽는다.', '기침만 해도 걸린 것이다.', '이명박과 다국적 기업의 음모다.' 등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유포되는 괴담 때문에 대한민국 병원은 마비상태에 이른다. 다급해진 정부는 전재희 장관을 중심으로 한 대응팀을 꾸리지만 이미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만큼 불어나고, 한 유명 연예인에 아들의 죽음은 사람들을 더욱 공포에 빠뜨린다. 하지만 미래에서 온 주인공 리클은 신종플루 확산 원칙만 잘 지키면 된다며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될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하며 그 보이지 않는 공포와 맞서 싸운다. 영화는 리클을 중심으로 타미플루와 백신의 개발로 신종플루가 'I will be back'를 외치며 일단 물러서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2009년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2천억대 규모의 재작비가 투입된 본격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게온데', 내년 가을 개봉 예정인 신종플루의 재반격을 다룰 게온데 2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5. 굿모닝 레지던트
짤려먹은 오프 탓에 속앓이 하는 대박 레지던트, 권쌤. 강렬한 카리스마, 그러나 수술방에선 옵쎄틱한 소심한 꽃미남 치프, 장쌤. 권쌤의 대책없는 무단 탈원 때문에 당직위기에 처한 꼬꼬마, 폴리클이 펼치는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바보 감독의 유쾌한 병원 비하인드 스토리. 굿모닝 레지던트는 한가지 주제를 놓고 세 사람의 관점으로 각각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전개를 차용했다. 휴가에 오프까지 짤려먹은 권쌤의 한주간에 좌충우돌 탈원기와 그 한주간 권쌤의 역할을 대신해야만 했던 폴리클과 장쌤의 일을 미루는 섬세한 감정묘사는 영화를 보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결국 영화는 장쌤의 명령으로 권쌤의 수소문에 나선 폴리클이 한주만에 어느 선술집에서 아침까지 술을 마시던 그녀를 찾고선 '굿모닝 레지던트'라고 외치며 막을 내린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무리하게 '레지던트도 사람이다'를 전하려던 탓인지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배우겸 감독으로 활약한 폴리클 특유의 산만한 전개와 이야기꾼적인 기질이 잘 드러났다는 평단의 평가와 함께 한국 영화에서 보기드문 옴니버스식 전개를 채택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영화다.
6. 꼬꼬마대표
2009년 하반기를 대표하는 영화를 논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꼬꼬마대표 일 것이다. 1000만 관객을 넘긴 '게온데'가 있었지만 사실 관객들의 호평을 더 받았던 것은 바로 꼬꼬마대표였다. '게온데'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지 않았더라면 더 큰 인기를 누렸을거라는 아쉬움도 들지만, 꼬꼬마의 아브라카타브라 댄스나 내귀에 캔디 독창은 병원 회식자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대개 회식자리에서 꼬꼬마들은 떨어진 분위기의 반전을 위해서 최대한 코믹하려 노력하지만 이 영화에서 꼬꼬마들의 모습만큼은 관객들에게 연민과 감동의 눈물을 훔쳐오기에 충분했다는 평이 주류다. 꼬꼬마들의 회식자리 애환을 훔쳐보고 싶다면 바로 이 영화 꼬꼬마 대표를 나는 자신있게 권한다.
7. 허벅지 뚫다 하이킥
이제 갓 의사면허를 딴 인턴의 병원생활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 특히 압가(ABGa)라 불리는 대퇴동맥 채혈을 하면서 겪게되는 웃지못할 상황을 코믹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관객의 호응과 평단의 후한 점수를 받았다. 비오던 어느 날, 폴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병동의 전화를 받고 압가를 하러 666호실의 환자에게 다가간다. 날카로운 주사기에 헤파린 처리를 하고 차가운 알코올 솜을 대퇴부에 바른 채 주사기를 찌르려던 찰나 비명과 함께 어디선가 하이킥이 날아오고 폴리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만다. 몇일 뒤 폴리는 정신을 차리지만 아무 것도 기억을 하지 못하고 그 이후 병원 인턴들이 몇차례 반복하여 666호실에서 희생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의 단서라고는 바닥에 떨어진 주사기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통스러워 하는 목소리가 전부. 도대체 그날 폴리는 666호실에서 무슨 일을 당했던 것일까. 2009년 여름 무더위까지 한방에 날려버린 본격 공포 호러물 허벅지 뚫다 하이킥, 늦은 저녁 혼자보면 바지에 오줌쌀 수도 있으니 조심하길.
8. 크리스마스에 환자가 올까요?
크리스마스를 겨냥하여 수줍은 필름에서 야심차게 기획했던 작품. 모두가 행복했던 크리스마스, 산타의 선물조차 받지 못하고 병원을 지켜야만 했던 폴은 '설마 크리스마스에 환자가 올까?'라는 위험한 생각과 함께 모험을 떠난다. 하얗게 눈으로 뒤덮힌 채 캐롤이 울려퍼지는 바깥세상으로 나온 폴은 썰매를 몰고 저멀리 행복의 PC방으로 긴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이내 벨이 울리고 환자가 왔다는 응급실의 전갈이 도착한다. 하지만 갓길에 주차해둔 썰매는 견인된 상태고 폭설 때문에 루돌프도 보이지 않는다. 빽턴이 있지만 병원으로 복귀를 고민하는 폴의 고뇌와 눈 덮인 긴거리를 걸어서 돌아가야만 했던 감동의 24분을 영화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장엄한 배경음악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비록 아바타와 격돌하여 흥행참패를 맛보아야 했지만 크리스마스 만큼은 행복하고 싶었던 폴의 이야기는 많은 네티즌들의 찬사를 받았다.
9. 애만데려온 파(파)
더운 여름날의 새벽, 응급실로 젊어보이는 남자 한명이 아이를 안고 뛰어들어왔다. 응급 상황일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폴리클은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서 아이를 침대 위에 눕혀달라 부탁하고 이리저리 진찰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 아이의 아빠는 '환자는 아이가 아니라 애엄마인데 애만데려왔네'라며 차에 누워있던 애엄마를 데려오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통증으로 정상적인 거동이 불가능 했던 그 여인은 별도의 이동수단이 필요했다. 남편은 주민등록증을 담보로 블랙마담에게 휠체어 거래를 은밀히 제안하며 어둠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영화는 애엄마가 아프면 애말고 애엄마를 데려와야 한다는 교훈과 함께 휠체어를 빌리려면 주민등록증이 필요하다는 메세지를 관객에게 전달코자 했다. 매니아층으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했던 이 영화가 올해의 영화 9위.
10. 폴리클 프린스:마사이족의 비밀
거대 배급사를 등에 업은 2009년 미국 전역 2천개 상영관 동시개봉, 박스오피스 4주 연속 1위의 위업을 달성했던 폴리클 프린스:마사이족의 비밀이 올해의 영화 10위다. 키가 작아 고민이었던 폴리클은 어느 날 숲속 어멈으로부터 월급의 반을 기부한 댓가로 마시이족의 비밀이라며 신발 한켤레를 선물 받게된다. 그 신발만 신으면 거동이 편해지고 키가 184cm가 되는 판타스틱한 마법 때문에 폴리클은 그 신발에 중독되었고 다른 신발은 전혀 신지 못하게 되는 불운한 운명에 빠진다. 자신의 슬픈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백발의 마녀에게 월드라키도 주문해서 먹어보고, 사우나 털보 아저씨에게 다리를 죽죽 늘려주는 마사지도 받아보지만 소용이 없었던 폴리클은 결국 마사이족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아프리카행을 결심한다. 영화의 마지막은 아프리카에서 마사이족에게 둘러쌓인 폴리클이 굽신거리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국내와 국외를 아우르는 올로케이션에 29,900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투자된 영화는 2010년 5월 2편이 개봉한다고 하니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결론은 2009년에 영화 두편 밖에 보지 못해서 나머지 8편은 영화와 같던 지난 1년의 병원 생활 중 뽑았다는 것!
3월 이틀간의 응급실 근무 뒤 찾아왔던 꿀맛같은 24시간의 오프. 첫 오프는 정신없이 자느라 허무하게 날려버렸지만 두번째 오프부터는 반드시 의미있게 사용하리라 마음을 먹고 머리털 나고 6번째 극장이란 곳을 찾아갔다.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하다 먼발치에서 날보며 환하게 웃는 이보영의 미소에 빠져서 내 손은 나도 모르게 이미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티켓 발매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었다. 팝콘을 사들고 극장 안으로 들어섰지만 너무 이른 시간 탓인지 나를 제외한 단 한명의 관객도 없었다. 가운데 떡하니 자리를 잡고 앞좌석에 발을 올린 후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막이 오르고 영화 상영이 시작되었다. 너무나도 슬픈 이야기에 보는 내내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크림을 다른 누군가에게 넘기려는 케이만의 일방적인 사랑, 또 그것을 알면서도 크림을 사랑하길 주저하지 않았던 주환의 사랑 방식, 그리고 죽어서라도 그 사랑을 이루고자 했던 크림의 사랑 방식 그 모든 것이 불쾌했다. 하지만 그 불쾌함마저도 잊은채 나를 빠져들게 만들었던 배우들의 연기력과 영화가 그려냈던 아름다운 영상미는 극장을 떠난 이후에도 내 가슴 속에 계속해서 남아있었다. 내게도 케이나 크림처럼 어린시절부터 소중한 사랑의 기억을 함께 간직하며 성장해온 누군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오지랖 + 신세한탄으로 나를 슬프게 만든 폴리클 선정 2009년 최고의 영화였다.
2.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아비규환의 병원지옥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본 내 생애 다섯번째 극장 관람 영화. 노인의 몸으로 태어나 점점 아기가 되어가는 벤자민과 아이의 몸으로 태어나 점점 늙어가는 데이지의 가슴저린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다. 신파도 없고 막장도 없이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그들의 모습과 변치않는 그들의 사랑을 한 영상에 멋지게 담아냈다. 특히 벤자민 역의 브래드 피트가 점점 어려지면서 그의 사랑스런 아내 데이지가 힘들어질까봐 새벽녁 오토바이를 타고 그녀의 곁을 떠나는 장면은 내 눈물샘을 쥐어짜다 못해 말라 비틀어지게 만들었다. 또한 영화를 보는 내내 '시간의 역행'이라는 소재를 선택하여 이토록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 낸 데이빗 핀쳐 감독의 천재성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벤자민이 만약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는다면 몇살에 받아야 하는지 또한 궁금했던 이 영화가 2위.
3. 취객소리
추운 겨울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취객과의 다툼을 뛰어난 해학적 기법으로 묘사한 본격 액션 스릴러물. 영화는 사지마비 환자가 있다며 경찰에 실려온 40대 중반의 취객의 주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아픈데가 없다는 그를 이 병원의 명의 폴은 주정뱅이라 단정짓고 아픈데가 없으면 집으로 가시라고 말한다. 이후 그 취객은 벌떡 일어나서 폴을 향해 30분간 욕선물을 선사하며 고소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지만 폴은 '네' 라는 짧은 대답만 반복한채 무시해버린다. 영화는 제 풀에 지친 취객이 제발로 병원을 걸어 나가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취개과 폴의 30여분간에 숨막히는 신경전과 2009 악하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폴의 시크한 연기를 볼 수 있는 것이 영화의 포인트.
4. 게온데
한적한 대한민국에 어느 날 '신종플루 게가 한국에도 온데'라며 알 수 없는 괴담들이 유포된다. '외계인이 보낸 바이러스다.', '걸리기만 해도 즉사다', '타미플루를 먹지 않으면 죽는다.', '기침만 해도 걸린 것이다.', '이명박과 다국적 기업의 음모다.' 등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유포되는 괴담 때문에 대한민국 병원은 마비상태에 이른다. 다급해진 정부는 전재희 장관을 중심으로 한 대응팀을 꾸리지만 이미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만큼 불어나고, 한 유명 연예인에 아들의 죽음은 사람들을 더욱 공포에 빠뜨린다. 하지만 미래에서 온 주인공 리클은 신종플루 확산 원칙만 잘 지키면 된다며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될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하며 그 보이지 않는 공포와 맞서 싸운다. 영화는 리클을 중심으로 타미플루와 백신의 개발로 신종플루가 'I will be back'를 외치며 일단 물러서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2009년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2천억대 규모의 재작비가 투입된 본격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게온데', 내년 가을 개봉 예정인 신종플루의 재반격을 다룰 게온데 2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5. 굿모닝 레지던트
짤려먹은 오프 탓에 속앓이 하는 대박 레지던트, 권쌤. 강렬한 카리스마, 그러나 수술방에선 옵쎄틱한 소심한 꽃미남 치프, 장쌤. 권쌤의 대책없는 무단 탈원 때문에 당직위기에 처한 꼬꼬마, 폴리클이 펼치는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바보 감독의 유쾌한 병원 비하인드 스토리. 굿모닝 레지던트는 한가지 주제를 놓고 세 사람의 관점으로 각각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전개를 차용했다. 휴가에 오프까지 짤려먹은 권쌤의 한주간에 좌충우돌 탈원기와 그 한주간 권쌤의 역할을 대신해야만 했던 폴리클과 장쌤의 일을 미루는 섬세한 감정묘사는 영화를 보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결국 영화는 장쌤의 명령으로 권쌤의 수소문에 나선 폴리클이 한주만에 어느 선술집에서 아침까지 술을 마시던 그녀를 찾고선 '굿모닝 레지던트'라고 외치며 막을 내린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무리하게 '레지던트도 사람이다'를 전하려던 탓인지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배우겸 감독으로 활약한 폴리클 특유의 산만한 전개와 이야기꾼적인 기질이 잘 드러났다는 평단의 평가와 함께 한국 영화에서 보기드문 옴니버스식 전개를 채택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영화다.
6. 꼬꼬마대표
2009년 하반기를 대표하는 영화를 논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꼬꼬마대표 일 것이다. 1000만 관객을 넘긴 '게온데'가 있었지만 사실 관객들의 호평을 더 받았던 것은 바로 꼬꼬마대표였다. '게온데'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지 않았더라면 더 큰 인기를 누렸을거라는 아쉬움도 들지만, 꼬꼬마의 아브라카타브라 댄스나 내귀에 캔디 독창은 병원 회식자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대개 회식자리에서 꼬꼬마들은 떨어진 분위기의 반전을 위해서 최대한 코믹하려 노력하지만 이 영화에서 꼬꼬마들의 모습만큼은 관객들에게 연민과 감동의 눈물을 훔쳐오기에 충분했다는 평이 주류다. 꼬꼬마들의 회식자리 애환을 훔쳐보고 싶다면 바로 이 영화 꼬꼬마 대표를 나는 자신있게 권한다.
7. 허벅지 뚫다 하이킥
이제 갓 의사면허를 딴 인턴의 병원생활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 특히 압가(ABGa)라 불리는 대퇴동맥 채혈을 하면서 겪게되는 웃지못할 상황을 코믹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관객의 호응과 평단의 후한 점수를 받았다. 비오던 어느 날, 폴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병동의 전화를 받고 압가를 하러 666호실의 환자에게 다가간다. 날카로운 주사기에 헤파린 처리를 하고 차가운 알코올 솜을 대퇴부에 바른 채 주사기를 찌르려던 찰나 비명과 함께 어디선가 하이킥이 날아오고 폴리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만다. 몇일 뒤 폴리는 정신을 차리지만 아무 것도 기억을 하지 못하고 그 이후 병원 인턴들이 몇차례 반복하여 666호실에서 희생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의 단서라고는 바닥에 떨어진 주사기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통스러워 하는 목소리가 전부. 도대체 그날 폴리는 666호실에서 무슨 일을 당했던 것일까. 2009년 여름 무더위까지 한방에 날려버린 본격 공포 호러물 허벅지 뚫다 하이킥, 늦은 저녁 혼자보면 바지에 오줌쌀 수도 있으니 조심하길.
8. 크리스마스에 환자가 올까요?
크리스마스를 겨냥하여 수줍은 필름에서 야심차게 기획했던 작품. 모두가 행복했던 크리스마스, 산타의 선물조차 받지 못하고 병원을 지켜야만 했던 폴은 '설마 크리스마스에 환자가 올까?'라는 위험한 생각과 함께 모험을 떠난다. 하얗게 눈으로 뒤덮힌 채 캐롤이 울려퍼지는 바깥세상으로 나온 폴은 썰매를 몰고 저멀리 행복의 PC방으로 긴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이내 벨이 울리고 환자가 왔다는 응급실의 전갈이 도착한다. 하지만 갓길에 주차해둔 썰매는 견인된 상태고 폭설 때문에 루돌프도 보이지 않는다. 빽턴이 있지만 병원으로 복귀를 고민하는 폴의 고뇌와 눈 덮인 긴거리를 걸어서 돌아가야만 했던 감동의 24분을 영화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장엄한 배경음악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비록 아바타와 격돌하여 흥행참패를 맛보아야 했지만 크리스마스 만큼은 행복하고 싶었던 폴의 이야기는 많은 네티즌들의 찬사를 받았다.
9. 애만데려온 파(파)
더운 여름날의 새벽, 응급실로 젊어보이는 남자 한명이 아이를 안고 뛰어들어왔다. 응급 상황일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폴리클은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서 아이를 침대 위에 눕혀달라 부탁하고 이리저리 진찰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 아이의 아빠는 '환자는 아이가 아니라 애엄마인데 애만데려왔네'라며 차에 누워있던 애엄마를 데려오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통증으로 정상적인 거동이 불가능 했던 그 여인은 별도의 이동수단이 필요했다. 남편은 주민등록증을 담보로 블랙마담에게 휠체어 거래를 은밀히 제안하며 어둠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영화는 애엄마가 아프면 애말고 애엄마를 데려와야 한다는 교훈과 함께 휠체어를 빌리려면 주민등록증이 필요하다는 메세지를 관객에게 전달코자 했다. 매니아층으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했던 이 영화가 올해의 영화 9위.
10. 폴리클 프린스:마사이족의 비밀
거대 배급사를 등에 업은 2009년 미국 전역 2천개 상영관 동시개봉, 박스오피스 4주 연속 1위의 위업을 달성했던 폴리클 프린스:마사이족의 비밀이 올해의 영화 10위다. 키가 작아 고민이었던 폴리클은 어느 날 숲속 어멈으로부터 월급의 반을 기부한 댓가로 마시이족의 비밀이라며 신발 한켤레를 선물 받게된다. 그 신발만 신으면 거동이 편해지고 키가 184cm가 되는 판타스틱한 마법 때문에 폴리클은 그 신발에 중독되었고 다른 신발은 전혀 신지 못하게 되는 불운한 운명에 빠진다. 자신의 슬픈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백발의 마녀에게 월드라키도 주문해서 먹어보고, 사우나 털보 아저씨에게 다리를 죽죽 늘려주는 마사지도 받아보지만 소용이 없었던 폴리클은 결국 마사이족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아프리카행을 결심한다. 영화의 마지막은 아프리카에서 마사이족에게 둘러쌓인 폴리클이 굽신거리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국내와 국외를 아우르는 올로케이션에 29,900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투자된 영화는 2010년 5월 2편이 개봉한다고 하니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결론은 2009년에 영화 두편 밖에 보지 못해서 나머지 8편은 영화와 같던 지난 1년의 병원 생활 중 뽑았다는 것!
# by | 2010/01/06 20:19 | 인턴일기 | 트랙백 | 덧글(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