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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 인플레

 여유롭다. 한 선배의 결혼식을 본의아니게 먼발치에서나마 축하하고 돌아오는 길에 노부부가 인공 신장실로 가는 길을 내게 물었다. '원장님, 투석실을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는 순간 당황했다. 비록 청진기가 담긴 가운을 입고 의사 행세를 하고 다닌다지만 이제 갓 20대 중반의 풋풋한 나에게 높임말도 모자라 원장+님으로 ...

2009 내가 뽑은 영화 BEST 10

1.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3월 이틀간의 응급실 근무 뒤 찾아왔던 꿀맛같은 24시간의 오프. 첫 오프는 정신없이 자느라 허무하게 날려버렸지만 두번째 오프부터는 반드시 의미있게 사용하리라 마음을 먹고 머리털 나고 6번째 극장이란 곳을 찾아갔다.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하다 먼발치에서 날보며 환하게 웃는 이보영의 미소에 빠져서&...

HD#2 환자의 마음

S(subjective) - 주관적 단락 AM 6:00 바람이 창틈 사이로 줄줄 샌다. 근무 중인 병원에서도 절약이라는 미명아래 일과 중 일정시간은 히터 사용을 제한하곤 했었는데, 그건 양반이었다. 시베리아 벌판 한가운데 팬티만 입고 서있는 느낌이다. 감기를 치료하러 입원했다 폐렴에 걸려서 나갈 지경이다. 모포를 한장 더 달라...

HD#1 나 좀 살려주세요.

 교통사고 후 발목과 허리 골절 의심부위의 CT, MRI 등의 evaluation을 위해 부모님 및 담당의와 상의 끝에 몇일만 깡촌의 한 병원에 입원하기로 결정했다. 새벽 00:40 현재, 입원 6시간이 경과했을뿐인데 온몸에 소름이 돋고 여기서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다. ...

목욕탕에서 만났던 과장님

 눈보라가 몰아 닥치고 길이 꽁꽁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이런 겨울날에는 역시 목욕탕만한 곳이 없다. 고딩때부터 줄기차게 애용했던(?) 목욕탕은 내게 휴식처이자 힘든 일상의 도피처와 같은 곳이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해오는 그 짜릿함은 카라멜마끼야또를 100잔 들이킨다 하더라도 얻을 수...

소견서의 힘

 나는 이전에 의사의 소견서가 이토록 막강한 힘을 가진 물건인줄 몰랐다. 얼마전 단순 고열로 응급실에 왔다가 의증으로 타미플루를 처방 받아간 중학생이 한명 있었는데, 학생의 어머니가 한 일주정도 안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견서를 요구한적이 있었다. 교통사고-보험 문제와 같은 민감한 문제도 아니었고 실제로도...

그 남자의 음악 취향이 변했던 이유

 올들어 유난히 아이돌 음반을 구매량이 늘었다. 평소 스피커로 음악 듣는걸 좋아했고 지난 수년간 한달 평균 4~5장의 음반을 꾸준히 구매해왔던터라 최근 아이돌 음반 구매 빈도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음반질'에 소요되는 지출은 그리 큰 폭으로 상승하진 않았다. 허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른 ...

휴가

 어제 저녁 오랜만에 선후배들과 조우하여 한잔 걸쭉하게 걸치고 그간에 나누지 못했던 만담 보따리를 잔뜩 풀어놓았다. 선배들에겐 그간에 환자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들을, 후배들에겐 학교생활부터 시작하여 방학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이것저것 물었다. 나를 포함하여 모두들 역시나 전형적인 의사 + 의대생의 삶을 살고있는 스스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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