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시키지 않는다. 군의관일기



요즘 부대 내에서 드라마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나의 드라마 예찬론에 감복한 모 담당관은 시간만 나면 의무실에 찾아와 자리잡고 누워서 다시보기 서비스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한다. 때마다 흘러나오는 탄식과 연민정에 대한 비난은 비단 나의 과거 모습을 오마쥬하는 것만 같다. 지루한 연애 드라마나 아이돌 등장 드라마만 좋아하던 의무병들도 매일같이 이어지는 군의관의 정신교육 탓에 지금은 '왔' 만 들어도 몸서리를 칠 정도에 이르렀다. 군복을 입고 나서는 이전처럼 많은 드라마를 챙겨보지는 않지만 이 작품만큼은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지친 내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우연찮은 기회에 30회 중반부터 시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막장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 탓에 드라마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후 군에 들어온 올레티비의 무료보기 서비스를 통해 약 2주 동안 점심시간, 일과 후 시간을 폭풍처럼 쏟아부은 결과 해당 드라마의 전반적인 이해도가 동네 반상회에 아줌마들 모임에서 격론을 벌일 정도까지 높아졌다. 이와 같은 열정과 노력 때문이었을까. 지난 몇주 간 드라마 시작 시간이 다가오면 왜지 집에만 있고 싶고, 손이 떨리고, 행여나 타방송사 뉴스보다 드라마 시작 시간을 놓칠세라 초조해하기 일쑤였다. 시작 전 메인 테마 음악이 흘러나오면 나도 모르게 덩실덩실 춤을 추게 되고 막장으로 치닫는 연민정의 악행을 보고 있노라면 주인공과 함께 분노하고 처벌 수단을 강구하기 위해 법전을 뒤적인다. 횡령, 배임, 사기, 절도, 협박, 공갈, 사문서위조 & 동행사죄, 유괴, 주거칩입, 폭행 등 상상 내지 실체적 경합 죄목이 너무나도 많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얼마 전 도대체 이런 훌륭한 작품은 누가 썼을까 문득 의문이 들었고, 인터넷을 검색하여 드라마 극본 메인 작가의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역시나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 베스트 5 드라마 중 해당 작가의 작품이 둘이나 있으니 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퀴즈, 이 드라마는 뭘까요?



덧글

  • 위장효과 2014/09/06 13:44 # 답글

    .....................OTL.

    그 시간에 일부러 공원 산책 나감...
  • Polycle 2014/09/06 13:48 #

    선생님, 그 드라마를 안보시다니. 이거 직무유기 아닙니까?
  • ㅎㅅㅎ 2014/09/06 22:42 # 삭제 답글

    이잌ㅋㅋㅋㅋㅋㅋ 왔다장보리!! 몇년동안 드라마라곤 보지도않았는데 이런 막장드라마를 챙겨볼줄은 몰랐어요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 방금도 봤죠 연민정..부들부들...
  • Polycle 2014/09/20 11:18 #

    지난주에는 암 걸릴뻔 했습니다. 진정 암유발녀.
  • 2014/09/06 22:5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9/20 11:2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지나가던한량 2014/09/07 12:53 # 답글

    일과시간에 진료실에서 티비를 본단 말입니까 ㅂㄷㅂㄷ
    일과 후에도 퇴근 안하고 진료실에서 티비를 본단 말입니까ㅂㄷㅂㄷ

    사실 군대에서 드라마가 진짜 재밌어요. 한드 안보는 저도 군대에서 찬란한 유산 완독했으니.
  • 2014/09/20 11:2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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