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9일
당신이 원하는 죽음은?
매일 1시간씩 정성을 다해서 소독을 해주었던 그 환자가 오늘 아침 7시 세상을 떠났다. 어제 오후 3시경 심정지 신호가 떠서 인투베이션과 CPR을 했고, 병동에 올라온지 일주만에 다시 중환자실로 내려갔던 그 할아버지는 결국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DNR이 되어있지 않았고 주치의 선생님의 desicion이 늦은데다 보호자 역시 자리를 비운터라 40분이 넘도록 병동에서 CPR을 해야 했지만 결국 할아버지를 위한 그 땀과 노력은 무의미한 것이 되버렸다.
보호자와의 라뽀는 좋았다. 매일같이 1시간 넘도록 할아버지의 상처를 소독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고, 때론 지독하게도 굴곡 많았던 할아버지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보호자는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었다. 어제 중환자실로 할아버지를 옮기고 나오는데 보호자가 내 손을 붙잡고 그간에 너무나 고생많았다며 가족 친지들에게 '선생님께 고맙다고 말씀드리라'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뻔 했다.
이후 보호자들은 DNR 동의서에 서명했고 할아버지가 편히 마지막 길을 가셨으면 좋겠다며 더이상의 적극적인 처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게 부탁했다. 이미 ventilator와 승압제에 의존하여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던 할아버지는 회생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웠고 나 역시 동공은 열려있고 몸은 점점 부어가며 소변 한방울 나오지 않는 할아버지에게 수액을 억지로 때려부어 목숨을 부지시키는 것이 과연 얼마나 의미있는 치료가 될 수 있을런지 회의감에 빠져들었다.
가끔 죽음을 목전에 두고있는 할아버지와 같은 환자를 보면 의사라는 직업에 회의감이 들때가 있다. 약과 기계에 의지하여 목숨을 부지하는 일이 환자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가끔은 의문이 든다. 어차피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는 의식이 없는 상태라 자신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전하기란 불가능하기에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목숨을 이렇게라도 가늘게 유지하기를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 보호자나 의료진을 포함한 그 누구도 알 수가 없다. 이처럼 온 몸이 땡땡 부어가면서 심장 등의 장기에 무리를 주어서라도 고통 혹은 고생스럽게 생명을 연장하는 일이 과연 그가 원하는 것일지 아니면 약과 기계에 의지해서라도 혹은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CPR을 시행해서라도 1분 1초라도 더 살아남기를 원하는 것일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은 종종 아무 말이 없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나 보호자 모두에겐 괴로운 일이 된다.
생명을 살리는 의사인 내가 생명을 두고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부끄럽다. 하지만 삶을 살아가는 것 못지않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 역시 중요하며 고귀하고 존엄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은 병원에서 이런 상황을 마주칠 때마다 나를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각자의 삶에 대한 가치관에 따라 이에 대한 판단은 여러갈래로 나뉠 것이고 분명히 누군가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인 나를 이기적이라고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저런 상황을 겪으면서 적어도 나만큼은 자연스런 죽음을 선택하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자주든다. 휴-
보호자와의 라뽀는 좋았다. 매일같이 1시간 넘도록 할아버지의 상처를 소독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고, 때론 지독하게도 굴곡 많았던 할아버지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보호자는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었다. 어제 중환자실로 할아버지를 옮기고 나오는데 보호자가 내 손을 붙잡고 그간에 너무나 고생많았다며 가족 친지들에게 '선생님께 고맙다고 말씀드리라'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뻔 했다.
이후 보호자들은 DNR 동의서에 서명했고 할아버지가 편히 마지막 길을 가셨으면 좋겠다며 더이상의 적극적인 처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게 부탁했다. 이미 ventilator와 승압제에 의존하여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던 할아버지는 회생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웠고 나 역시 동공은 열려있고 몸은 점점 부어가며 소변 한방울 나오지 않는 할아버지에게 수액을 억지로 때려부어 목숨을 부지시키는 것이 과연 얼마나 의미있는 치료가 될 수 있을런지 회의감에 빠져들었다.
가끔 죽음을 목전에 두고있는 할아버지와 같은 환자를 보면 의사라는 직업에 회의감이 들때가 있다. 약과 기계에 의지하여 목숨을 부지하는 일이 환자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가끔은 의문이 든다. 어차피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는 의식이 없는 상태라 자신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전하기란 불가능하기에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목숨을 이렇게라도 가늘게 유지하기를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 보호자나 의료진을 포함한 그 누구도 알 수가 없다. 이처럼 온 몸이 땡땡 부어가면서 심장 등의 장기에 무리를 주어서라도 고통 혹은 고생스럽게 생명을 연장하는 일이 과연 그가 원하는 것일지 아니면 약과 기계에 의지해서라도 혹은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CPR을 시행해서라도 1분 1초라도 더 살아남기를 원하는 것일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은 종종 아무 말이 없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나 보호자 모두에겐 괴로운 일이 된다.
생명을 살리는 의사인 내가 생명을 두고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부끄럽다. 하지만 삶을 살아가는 것 못지않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 역시 중요하며 고귀하고 존엄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은 병원에서 이런 상황을 마주칠 때마다 나를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각자의 삶에 대한 가치관에 따라 이에 대한 판단은 여러갈래로 나뉠 것이고 분명히 누군가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인 나를 이기적이라고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저런 상황을 겪으면서 적어도 나만큼은 자연스런 죽음을 선택하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자주든다. 휴-
# by | 2009/10/29 14:31 | 일기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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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시기 전까진 매우 고통스러웠죠 숨쉬기도 힘들고 그러자 마지막 순간이 지나간후에는 매우 편해보였죠..그런데 그 편해보이는 모습이 난생처음 슬퍼보이는게 그때인거같기도하고
여튼 만약에 내가 죽으면 고통을 경험하되 정말 마지막 3일전엔 고통이 없고 그저 편하게 세상을 떳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을 많이 들게 하는 글이네요....
일반인들은 의학적인 지식이 적어 전문적인 분들에 거의 의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죽음에 이르게 되는 기본적인 신호(!? 소변이 없거나 몸이 붙는등의)도 일반인들은
그게 마지막이다라고 알지 못합니다...
그럴때...미리 준비 할수 있게..전문지식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무지해서 마지막 모습조차 지켜보지 못하는(그러고 싶어도)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데.......
이곳에서 좋은글 많이 읽고 지식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죽음을 가장가까이서 보는 사람으로.. 안타까운일도 많을꺼같아요.. 무서울꺼같아요..
이사람..이정도면 죽을텐데..하는걸 맨처음 아는분이실텐데..
암튼 그래도 힘내서..사람들 많이 지켜주세요... 선생님 화이팅입니다.
꼭 포스팅 하고픈 주제이기도 한데 생각과 행동이 가까운 폴리클님이 먼저 말씀해주셨네요 ^^
언젠가(?) 포스팅이 되면 꼭 트렉백 날리겠습니다 ^^
저도 폴리클님과 비슷한 생각 속에 조금 답을 찾은 것이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곳에서 말씀드리면,
".. 병을 치료하는 것, 생명을 살리는 것,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의사의 궁국적인 목적은 아닐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
"..의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주고 더해주는 것이 그 목적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 말입니다.
그런면에서 폴리클님께 조금 위로를 드립니다. 정성을 다 해드린 할아버님... 결국은 돌아가셨지만 폴리클님의 그 마음 전해 받고 돌아가시는 그길...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지 않으셨을까요?
멀리 떨어져 있지만 힘과 열정을 주는 폴리클님...늘 힘내십시오.^^
정 선택하라면........
시베리아호랑이와 타이가 숲속에서 한 낮에 사투를 벌이다가 갈기갈기 찟겨 잡아먹히는거. 죽기 직전에 쿠크리 나이프로 호랑이에게 치명타를 한방 정도 날리지만 장렬히 죽는다.
저는 오래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안들더라구요.
죽을 때 고통없이 죽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했어요.
작은고숙이 백혈병으로 돌아가셨는데..그 과정이 참..많이..음..
보는 입장에서도..힘들었는데..본인께서는 얼마나 힘듯셨을지..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지막에 돌아가시 전에...그냥 죽게 내버려 두라고 하셨다고 하는데..
저는 임종은 못지켜서..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잠자듯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생애 대한 미련 보다 죽을 때...고통없이 죽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Polycle님 보면...의사를 직업이 참 많이 힘들구나 느껴요..
그리고 마음이 참 많이 단단해야 겠구나 싶어요.
마음이 많이 힘드시겠지만..힘내세요.
환자에게 정성을 들이다 이별한 후의 느끼는 감정을 상상해 봤습니다.
의사는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상태가 위중한 환자들 때문에 힘도 많이 들고 마음에 부담도 되지만, 그들의 경과가 호전되지 않고 특히나 이런 경우처럼 사망하는 경우, 마음이 매우 짠하죠...
내과 인턴 하면서 많이 느껴본 마음입니다. 사실 그래서 제가 과연 주치의가 되면 더한 부담을
잘 이겨낼지 모르겠어요. 이제 거의 과 선택의 시기는 끝났지만...
10월의 마지막 날까지 고생 많이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