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4일
회식
요즘들어 부쩍 회식자리 참석이 잦아졌다. 현재 소속되어 있는 과의 과장님이 회식자리에서 사람들과 즐기는 일을 무척이나 좋아하시는 탓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랴 술마시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여느 회사들의 회식 풍경처럼 우리들의 회식 역시 아랫사람인 우리들이 눈치껏 분위기를 맞추며 가는 목숨줄을 끝까지 이어나가야만 한다.
중간중간 분장실 강선생님의 안영미처럼 고개를 좌우로 살랑거리며 주옥같은 멘트도 하나씩 날려줘야하고 분위기가 쳐진다 싶으면 싸구려 멘트 하나정도는 시원하게 작렬시켜줘야 한다. 끊임없이 '무조건 원샷' 원칙의 술잔을 가지고 회식자리 이곳저곳을 누벼야 하며, 오고가는 술잔 속에서 생전 처음보는 사람일지라도 형님, 누나, 동생, 이모, 삼촌이라 부르며 엥겨붙어야 한다. 물론 이는 시시각각 변하는 회식자리 분위기에 따라서 가변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심각한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눈치없이 홀로 깝죽대다간 off를 짤려먹거나 일이 배로 늘어나는 불상사를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 과 회식은 늘 최고급의 음식만 선호하는 과장님 덕택에 산해진미를 모두 맛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당장 이번주만 해도 월요일은 한우, 수요일는 중국 코스요리, 목요일은 고급일식을 마음껏 즐겼으니 식단만 놓고본다면 진시황제도 부럽지 않을 정도다. 허나 '밥을 먹으면 술을 많이 마실 수 없다'는 과장님의 대원칙에 따라 그 누구도 회식자리에서 쌀이나 소면, 냉면 등을 즐길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 한가지 흠이라면 흠일까. 물론 핏속에 기름 덩어리들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볼에 살이 오르고 배는 남산만 해지는 부작용이 있긴해도 회식자리 덕택에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기 힘든 병원 생활 속에서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며 살아갈 수 있지않나 싶다.
1차는 그럭저럭 술잔을 돌리며 산해진미를 맛보다 아름답게 마무리가 되기에 고생스럽지는 않지만 2차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노래방이라도 가는 날엔 싸구려 율동과 함께 서민정도 울고 갈 정도의 최악의 가창력으로 트로트부터 최신가요까지 모두 소화해야만 한다. 그 덕에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아브라카타브라부터 미스터, 뮤직 등 최신가요는 항상 체크해두며 가사부터 안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여 노력한다. (트랜드를 읽지 못한다면 소외당하고 미움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마이크가 있다면야 노래와 가벼운 율동이면 쉽게 넘어 갈 수 있지만, 마이크가 내 손에 없고 탬버린 2개도 모두 다른 이에 의해 점령되버린 상태라면 사정은 또 달라진다. 이 경우 일단 베이스는 박수모드로 셋팅해야하고 45rpm 정도로 온 몸을 흔들어야 한다. 이 때, 양손 처리에 대한 부담이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주변에 누군가 있다면 반드시 어깨동무나 팔짱을 끼어서 손이 묶여있는 것처럼 보이게끔 하는 것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노하우다.
혹시나 등 뒤의 과장님에 의해 센터로 내몰리게 되면 '큰거 하나는 꼭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 아래 두 눈을 질끈감고 스쳐가듯 TV에서 보았던 저질댄스를 작렬시켜야만 한다. 대개는 이쯤되면 참석자 모두가 light drowsy 상태기에 작은 움직임에도 큰 웃음을 유발할 수 있지만, 누구하나 '저거 뭐하는거야? 재미업버버...'라고 해버리면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싸늘한 시선들을 온몸으로 견디며 참아내야만 한다. 그리고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가 그녀에 대한 분노를 삭히며 남몰래 다음 타석을 준비해야 한다.
회식날은 참으로 아름답게도 평소에는 그리 많던 콜도 거의 없다. 가끔 동기들과 작당하여 콜을 만들어 내는 방법도 사용해보지만 혹시나 걸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뼈도 못추릴 것이 분명하기에 정말로 피곤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하지는 않는다. 대충 새벽 1시즈음 되면 나 역시 drowsy 정도로 mental이 떨어지고 disorientation이 조금씩 생긴다. 한번씩 줄기차게 술을 달리는 날이면 mental dete로 아침녁 병원 앞 벤치에서 발견되거나 병동에서 링겔을 꽂은 채로 누워있는 내 자신을 보며 후회하기도 한다.
당장 다음주도 회식자리가 두개나 잡혀있기에 긴장되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번 주말 오프 때는 운동이라도 조금 해둘 생각이다. 확실히 2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운동을 손에서 놓고 난 뒤로는 술 마신 다음 날이 무척이나 힘들다. 아, 다음주는 또 어떻게 버티지...
중간중간 분장실 강선생님의 안영미처럼 고개를 좌우로 살랑거리며 주옥같은 멘트도 하나씩 날려줘야하고 분위기가 쳐진다 싶으면 싸구려 멘트 하나정도는 시원하게 작렬시켜줘야 한다. 끊임없이 '무조건 원샷' 원칙의 술잔을 가지고 회식자리 이곳저곳을 누벼야 하며, 오고가는 술잔 속에서 생전 처음보는 사람일지라도 형님, 누나, 동생, 이모, 삼촌이라 부르며 엥겨붙어야 한다. 물론 이는 시시각각 변하는 회식자리 분위기에 따라서 가변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심각한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눈치없이 홀로 깝죽대다간 off를 짤려먹거나 일이 배로 늘어나는 불상사를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 과 회식은 늘 최고급의 음식만 선호하는 과장님 덕택에 산해진미를 모두 맛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당장 이번주만 해도 월요일은 한우, 수요일는 중국 코스요리, 목요일은 고급일식을 마음껏 즐겼으니 식단만 놓고본다면 진시황제도 부럽지 않을 정도다. 허나 '밥을 먹으면 술을 많이 마실 수 없다'는 과장님의 대원칙에 따라 그 누구도 회식자리에서 쌀이나 소면, 냉면 등을 즐길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 한가지 흠이라면 흠일까. 물론 핏속에 기름 덩어리들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볼에 살이 오르고 배는 남산만 해지는 부작용이 있긴해도 회식자리 덕택에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기 힘든 병원 생활 속에서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며 살아갈 수 있지않나 싶다.
1차는 그럭저럭 술잔을 돌리며 산해진미를 맛보다 아름답게 마무리가 되기에 고생스럽지는 않지만 2차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노래방이라도 가는 날엔 싸구려 율동과 함께 서민정도 울고 갈 정도의 최악의 가창력으로 트로트부터 최신가요까지 모두 소화해야만 한다. 그 덕에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아브라카타브라부터 미스터, 뮤직 등 최신가요는 항상 체크해두며 가사부터 안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여 노력한다. (트랜드를 읽지 못한다면 소외당하고 미움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마이크가 있다면야 노래와 가벼운 율동이면 쉽게 넘어 갈 수 있지만, 마이크가 내 손에 없고 탬버린 2개도 모두 다른 이에 의해 점령되버린 상태라면 사정은 또 달라진다. 이 경우 일단 베이스는 박수모드로 셋팅해야하고 45rpm 정도로 온 몸을 흔들어야 한다. 이 때, 양손 처리에 대한 부담이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주변에 누군가 있다면 반드시 어깨동무나 팔짱을 끼어서 손이 묶여있는 것처럼 보이게끔 하는 것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노하우다.
혹시나 등 뒤의 과장님에 의해 센터로 내몰리게 되면 '큰거 하나는 꼭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 아래 두 눈을 질끈감고 스쳐가듯 TV에서 보았던 저질댄스를 작렬시켜야만 한다. 대개는 이쯤되면 참석자 모두가 light drowsy 상태기에 작은 움직임에도 큰 웃음을 유발할 수 있지만, 누구하나 '저거 뭐하는거야? 재미업버버...'라고 해버리면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싸늘한 시선들을 온몸으로 견디며 참아내야만 한다. 그리고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가 그녀에 대한 분노를 삭히며 남몰래 다음 타석을 준비해야 한다.
회식날은 참으로 아름답게도 평소에는 그리 많던 콜도 거의 없다. 가끔 동기들과 작당하여 콜을 만들어 내는 방법도 사용해보지만 혹시나 걸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뼈도 못추릴 것이 분명하기에 정말로 피곤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하지는 않는다. 대충 새벽 1시즈음 되면 나 역시 drowsy 정도로 mental이 떨어지고 disorientation이 조금씩 생긴다. 한번씩 줄기차게 술을 달리는 날이면 mental dete로 아침녁 병원 앞 벤치에서 발견되거나 병동에서 링겔을 꽂은 채로 누워있는 내 자신을 보며 후회하기도 한다.
당장 다음주도 회식자리가 두개나 잡혀있기에 긴장되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번 주말 오프 때는 운동이라도 조금 해둘 생각이다. 확실히 2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운동을 손에서 놓고 난 뒤로는 술 마신 다음 날이 무척이나 힘들다. 아, 다음주는 또 어떻게 버티지...
# by | 2009/10/24 00:09 | 일기 | 트랙백(1)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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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직장생활 회식의 딜레마
회사나 업체에서는 종종 회식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며, 앞으로의 성과를 장려합니다. 회식을 학수고대하는 즐거운 분위기인 경우도 있지만, 회식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회식이 힘들고 피곤하다고 안 할수도 없는 것이 회식입니다. 이렇듯 회식에는 많은 딜레마가 있습니다. 회식이 싫어도 안 할수도 없고, 안 갈 수도 없어? 회식날짜가 잡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나하며 학수고대하는 직장인 분들은 참 행복한 분들이십......more
저도 몇 년 있으면 곧..!... 겪게 되겠군요. 어떤 연습을 해야하나요ㅠㅜㅠㅜㅠ
저번 회식의 글에도 고단함이 묻어나던데..전 닉네임만큼 먹는 것과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만;;;;
이 정도라면 일터의 윗사람들과의 자리는 피하고 싶네요..여자 직원분들은 어떠세요?..
저도 병원에서 과장님을 비롯하여 갈 기회가 있었지만 때마침 부서가 바뀌는 바람에 면할 수 있었죠..후훗. 오래 일할 것도 아니었기에 근데 어쩜 꼭 참석해야 한다며 챙기시던지..처음 갔다 온 동료는
술 떔에 고생했다 하더군요..식단은 정말 부러운데..먹고 살기 힘듭니다..
후... 산해진미로 시작하면 뭐하나요 결국 흡수하기 전에 도로 다 역류해버리는데...ㅠㅠ
사내자식 취급 받는 여학생으로서 가장 힘든 게 있다면 저 무조건 원샷을 막차까지 감수하며 이따금 글라스도 받고 다음날 빈속에 담즙까지 입 밖으로 뱉어내는 상황을 겪는 게...ㅎㅎ; 메디컬 쪽이야 두말할 거 없겠습니다만;
더구나 병원 과장님과 술자리인데 이건..
맛있는 것 먹고 그런 것은 좋은데..역시나 힘든 것 같아요.
비위 맞춘다고 할까...그런게...참 어려워요..
개인적으로 잘 놀지도 못하고 술도 잘 못먹고....좀 취면 넘기는 스타일이어서..
그런자리는 힘들더라구요..;;
특히 분장실 강선생 같은 그런 것을 원하시는분은..너무 힘들어요..
이상하게 같이 뛰어도...저희들은 쓰러지는데..교수님은 다음날 멀쩡하게....계룡산 타면서 날아 다닐때....할말을 잃게 해요.
그냥 편안히 즐길 수 있는..그런 문화였으면...
하는 바람이..^^
열심히 개인기...준비하시길...ㅎㅎ
정말 즐기는 것이기보다.. 살아남기 위한 다채로운 전략이 필요한거 같아요...
요즘은 술 뿐 아니라 개인기도 필요해지니 더 힘드네요..
ㅋ 회식의 고통!
상상이 안되네여!
항상 점잖아뵈는 의사쌤들이 과거에 (물론 현재도) 음주가무 즐기셨다는게..ㅋㅋ
그래도 힘내세요! 깡소주 아닌게 어디에요^^
산해진미와 함께 화려한밤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