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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리다

 
 요새 공포스런 상처와 농으로 나를 괴롭히는 할아버지 환자가 있다. 그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떠는 만성 신부전에 울혈성 심부전, 간질, 당뇨, 고혈압 등 종합병원 수준의 질병을 보유하고 있다. 단, 온 몸의 관절이 퉁퉁붓는 통풍이라는 질환 하나가 추가되어 있는 것이 다른 환자들과 할아버지의 차이다.

 할아버지는 통풍 관절을 꽤나 심하게 앓고 계셨는데, 이미 관절 유합 수술을 수차례나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고름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놨다. 매일마다 드레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만 1시간. 사실 그 상처는 수술을 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의 전반적인 몸 상태가 좋지않아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다. 덕분에 매일 평균 1시간 가량 할아버지의 고름들과 씨름하느라 어깨가 저리고 머리가 아플지경이다.

 오늘도 병동에서 여느때와 다름없이 농이 장난 아니게 뿜어져 나오는 할아버지의 드레싱을 하고있던 찰나, 순간 따끔한 느낌과 함께 '악'소리가 났다. 할아버지가 드레싱 도중 발을 움직여 버린 탓에 wound debri 중 blade가 내 손가락 끝을 찔렀던 것이다. 서둘러 장갑을 벗고 피를 짜내고 포타딘으로 소독했다. 

 하지만 이미 한차례 중환자실 신세도 진데다 최근 폐렴이 악화되고 백혈구와 급성 염증 반응 수치가 올라 세균배양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인지라, 드레싱 내내 찜찜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어영부영 드레싱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혹시나 MRSA 등의 전염성 질환에 감염되지는 않았나 걱정스런 마음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이거 피검사라도 해봐야하는건 아닌지...

by Polycle | 2009/10/22 16:56 | 인턴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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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ePHiliM at 2009/10/22 17:00
괜찮을거에요. 힘내세요!
-네피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21
HD#2, 아직 특별한 이상 징후는 관찰되지 않고있습니다만...
Commented by 다솜 at 2009/10/22 17:04
일 마치고 신문처럼 폴리클님의 블로그에 들어왔다
앗~! 새글이다. 싶었는데,, 좋지 않은 소식이네요.
별일 없겠지요~^^
폴리클 님은 건강하셔서 세균이 못들어올거에요~ ^^
올리신지 10분도 안된 글이라 1등으로 댓글 달고 갑니다~~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25
꼭 좋지 않다라기보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까...요? ^^ 제 블로그가 신문과도 같다니 영광입니다!
Commented by AyakO at 2009/10/22 17:27
하도 많이 찔려서 이젠 신경도 안 쓰게된 지 오래... -_-;;
<- 물론 이러면 안 되지만 말입니다 (...)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26
뭐 AyakO 선생님이야... 따로 말해야 무엇하겠습니까. 그나저나 항생제 감수성 결과가 all resistance 였다는게 영 찝찝하네요.
Commented by 이카 at 2009/10/22 17:27
.....'와, 풋풋해!'라고 생각했습니다(쿨럭).
직업 특성상 bed side 처치가 많은 저희 간호사들은 '내 몸안에 VRE 있다'라며 농을 던집니다. 사실 저 역시 99.99%의 확률로 VRE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제 손을 거쳐간 VRE환자가 어디 한둘이어야지요. 처치 끝나고 알콜로 1차 손씻기를 할 때 손 어딘가가 따끔따끔하면 가슴이 선뜩선뜩 하죠.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26
그것도, 직업병이겠지요?
Commented by 아나로즈 at 2009/10/22 21:12
인턴의 슬픈 숙명 needle stick injury....ㅜㅜ
seology f/u 확실히 해보세요~

저는 결핵, 폐렴, 신종플루 환자들과 매일 함께하는 일상이라...사실 꽤 두렵군요;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27
신종플루 진료소에 요새 어마어마한 환자들이 몰아닥친답니다. 아마 전 신종플루에 이환되었다가 쥐도새도 모르게 나았을런지도,,
Commented at 2009/10/22 21:1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28
이번 환자처럼 드레싱에 심혈을 기울이는 환자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매일마다 랩 보면서 정성을 다해 하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rainblue77 at 2009/10/22 22:22
제가 뭐라고 의견을 제시? 할 수가 없네요..;;;

피검사라도.......해보시라고 권하고 싶기는해요....

저는 감기가 오려는지..목안이 자꾸 붓는 느낌이어서...

음...

요즘 일교차가 크니..감기가 제주변을 맴도는 것 같아요..

감기 조심하세요..

별일없을 거에요..^^

아자아자~!!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28
1년내 감기를 꼭 두세번은 달고 사는 저인데, 올해는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네요. 신기합니다. 참,
Commented at 2009/10/22 22:4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29
^^ 그나저나 저희 병원에서도 곧 백신을 준다고 하는데, 오히려 백신 맞아서 몸이 더 으슬으슬해질까봐 걱정입니다.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9/10/22 23:41
별 일 없을 거에요. 바로 소독하셨고, 건강하시니까요.
병원근무 힘드실 텐데, 몸조심하세요.

저는 전에전에 실험쥐들 복강 주사 놓았던 바늘로 손가락을 푸욱 쑤신 적이 있어서, 심정이 1/100이나마 이해가 되네요.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30
실험쥐들은 의외로 aseptic하지 않나요? ^^ 요즘 제 몸상태는 건강하다기보다 술에 찌들어... 허약해졌다고 보는게 맞을듯,
Commented by 라라 at 2009/10/23 01:06
전에 인턴이 그런식으로 죽게 되는 경우를 본 것 같은데, 검사해 보시길.갑자기 악화 되서 죽엇다길래 안됐던데..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30
헥. 아직 죽으면 안되는뎁;
Commented by 교주님 at 2009/10/23 10:25
병원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특히 중환자실이나 격리 병실) 아무래도 VRE, MRSA, VRSA 등등의

감염률이 높지요. (-_-; 예전에 저도 중환자실에서 needle에 찔렸다는..ㅜ.ㅜ)

Polycle 님이 건강하시다면, 괜찮으시리라 생각되요~!

다만, 그래도 철저한(?) 소독과... (정 불안하시면 Debrideme...(퍽..-_-;))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31
요새 ICU 환자들이 배양만 하면 MRSA가 거진 90%에서 뜨는 추세라 무섭습니다. ㄷㄷㄷ
Commented at 2009/10/23 18:4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olycle at 2009/10/23 23:31
검사해도 나오는건 많지 않을거 같아요. ^^
Commented at 2009/10/23 23:47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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