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09일
나는야 신발재벌
요통 및 족통에 시달리다보니 되도록 발이 편해질 수 있는 신발을 찾아서 이리저리 헤메이게 되었고, 그 중에 마음에 드는 것들은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통장 잔고에도 불구하고 하나둘씩 suction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덕에 대한민국 남성이 평균적으로 갖고 있는 양을 훨씬 웃도는 신발들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깐깐한 엣지남답게 고이고이 아껴신는 한두켤레를 제외하고는 거의 당직실 침대 밑에서 잠든채 먼지만 수북히 쌓여가고 있다.
나란 인간은 태초부터 패션에는 무뇌(無腦)한이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옷을 사입어도 신발을 사신어도 대중적인 것만을 선호했으며 딱히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점원만 친절하다면 문턱이 닳도록 그 가게만 드나들었다. 이런 잡식성 패션취향 탓인지 학창시절 6년내내 딱히 내게 돌아오는 이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브랜드의 옷만 줄기차게 구입했었다. 심지어 한번은 옆가게에 정말 마음에 드는 옷이 있었지만 그 옹고집 패션취향 탓에 눈길 한번 주지않고 단골 가게로 가서 썩 마음에 들지도 않은 옷을 구입하기도 했었다. 아마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만큼은 선죽교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간 정몽주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 것이다.
3월 병원에 들어가기 전에 근무하며 신을 요량으로 그 브랜드 신발만 4켤레를 샀다. 응급실을 돌면서 밤마다 밀려오는 족부통증을 참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지난 6년간의 한결같은 믿음을 안고 계속해서 신었다. 하지만 한달을 넘기고 결국 6년간 지켜왔던 그 브랜드에 대한 충정을 뒤로한채 '내 발이 건강해야 병원이 튼튼하고 나라가 안정되고 세계 평화가 유지된다'는 거창한 구호 아래 다른 브랜드로 눈길을 서서히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때부터 패션감각 제로의 사나이였던 나는 그 오묘한 세계에 조금씩 눈 뜨기 시작했다.
마시이 워킹 슈즈를 사고 각 정장 브랜드의 편해보이는 신발은 죄다 구매했다. 어느덧 침대 아래엔 구두가 수북히 쌓여갔다. 처음엔 늘어나는 구두의 숫자를 바라보면서 행복한 상상에 빠지곤 했다. 매일마다 잠자리 밑에서 즐겁게 노래부르는 나의 사랑스런 발들을 생각하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몇일 신어보니 기존의 구두와는 확실히 달랐다. 매일마다 바이겔 크림을 바를 필요도,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와이셔츠보다 구두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점차 나는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 월급에서 너무나 많은 부분이 신발 구매에 투자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던 그 순간, 한번도 간택받지 못한채 침대 밑에서 잠들어 있던 수많은 신발들이눈에 들어왔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평균적인 대한민국 남성의 신발 보유량을 훨씬 웃도는 수준의 신발을 보유하고 있었다. 어느샌가 나는 신발 재벌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 후로 4개월여 시간을 자숙하며 보냈다. 인터넷 쇼핑을 끊고 그동안 신지 않았던 신발들에게도 한번씩 병원 복도 행진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물론 지금은 당시에 편안했던 신발을 이용하더라도 요통과 족부통증은 여전하다. 편안했던 신발에도 내성이 생겨버린 탓인지 더 편안 신발을 찾게된다. 그래도 침대 밑의 신발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만은 풍족해진다. 그렇게 오늘도 신발만큼은 부자라는 마음의 위안으로 피곤한 발을 부여잡고 달래본다. 엉엉.
나란 인간은 태초부터 패션에는 무뇌(無腦)한이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옷을 사입어도 신발을 사신어도 대중적인 것만을 선호했으며 딱히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점원만 친절하다면 문턱이 닳도록 그 가게만 드나들었다. 이런 잡식성 패션취향 탓인지 학창시절 6년내내 딱히 내게 돌아오는 이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브랜드의 옷만 줄기차게 구입했었다. 심지어 한번은 옆가게에 정말 마음에 드는 옷이 있었지만 그 옹고집 패션취향 탓에 눈길 한번 주지않고 단골 가게로 가서 썩 마음에 들지도 않은 옷을 구입하기도 했었다. 아마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만큼은 선죽교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간 정몽주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 것이다.
3월 병원에 들어가기 전에 근무하며 신을 요량으로 그 브랜드 신발만 4켤레를 샀다. 응급실을 돌면서 밤마다 밀려오는 족부통증을 참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지난 6년간의 한결같은 믿음을 안고 계속해서 신었다. 하지만 한달을 넘기고 결국 6년간 지켜왔던 그 브랜드에 대한 충정을 뒤로한채 '내 발이 건강해야 병원이 튼튼하고 나라가 안정되고 세계 평화가 유지된다'는 거창한 구호 아래 다른 브랜드로 눈길을 서서히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때부터 패션감각 제로의 사나이였던 나는 그 오묘한 세계에 조금씩 눈 뜨기 시작했다.
마시이 워킹 슈즈를 사고 각 정장 브랜드의 편해보이는 신발은 죄다 구매했다. 어느덧 침대 아래엔 구두가 수북히 쌓여갔다. 처음엔 늘어나는 구두의 숫자를 바라보면서 행복한 상상에 빠지곤 했다. 매일마다 잠자리 밑에서 즐겁게 노래부르는 나의 사랑스런 발들을 생각하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몇일 신어보니 기존의 구두와는 확실히 달랐다. 매일마다 바이겔 크림을 바를 필요도,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와이셔츠보다 구두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점차 나는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 월급에서 너무나 많은 부분이 신발 구매에 투자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던 그 순간, 한번도 간택받지 못한채 침대 밑에서 잠들어 있던 수많은 신발들이눈에 들어왔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평균적인 대한민국 남성의 신발 보유량을 훨씬 웃도는 수준의 신발을 보유하고 있었다. 어느샌가 나는 신발 재벌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 후로 4개월여 시간을 자숙하며 보냈다. 인터넷 쇼핑을 끊고 그동안 신지 않았던 신발들에게도 한번씩 병원 복도 행진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물론 지금은 당시에 편안했던 신발을 이용하더라도 요통과 족부통증은 여전하다. 편안했던 신발에도 내성이 생겨버린 탓인지 더 편안 신발을 찾게된다. 그래도 침대 밑의 신발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만은 풍족해진다. 그렇게 오늘도 신발만큼은 부자라는 마음의 위안으로 피곤한 발을 부여잡고 달래본다. 엉엉.
# by | 2009/10/09 00:47 | 인턴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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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지르시면 파산신을 자주 영접하게 되지 말입니다. ㅠㅠ
패션에 신경쓰는 의사쌤 멋져요 ㅎㅎ
발이 편한 슬리퍼는 버*스탁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왠지 추천하고 싶군요! ㅎㅎ
슬리퍼 주제에 꽤 비싼편이었어요. 몇 년 전에 샀을 때 가격이 6만원 선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금 저렴하게 구입하시려면 대형마트에서 버켄스탁형 슬리퍼를 구입하셔도 괜찮아요! 전 이번에 아주 성공적으로 구입했답니다! 흣흣.)
..병원 나가면 만병이 다 낫습니다. -_-
요즘들어 저도 발에 무언가를 끼우고 다니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인생이란 무엇인가!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라는 고래로 부터 내려오는 명언에 강력하게 지지받아 안분지족을 추구하고자 하니 말이죠.
- 그런고로 경험자의 추천 한 수 좀... (굽신굽신)
편한 구두중에는 압권인 녀석이지요.
패션이나 이런 것에서 자기만의 고집은 다 있는 것 같아요..ㅎㅎ
저도 한가지 브랜드가 좋으면 줄기차게 그걸 사고 그러는 습성?이 있는 것 같아요..
신발은...참 미묘한 것 같아요..
유명 메이커에서 구두를 비싼 값을 주고 해도...5센티 정도의 힐인데고..굉장히 불편한게 있고..
그냥..싼 8센티짜리...힐이 더 편한 경우도 있고..
자기 발에 맞는...신발이 있는 것 같아요..
운동화도 그렇고..
발이 편하다는....다른 브랜드 쪽으로 눈길을 돌려 보세요..ㅎㅎ
구두는 아무리 편하다고 해도....
구두인 것 같아요..저는..;;;
특히 힐 종류는...;;;
힐 신으실 일이 없으시니..ㅋㅋ
신발이 많으시다고 하시니 개인적으로는 부러워요~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실 것 같아요.ㅎㅎ
그건 제가 장담하는 바입니다(경험담입니다ㅋ).
그나마 운동화를 신으면 좀 나을텐데, 마사이 신발도 못 신게하시니 운동화는 언감생심.
(근데 왜 마사이 신발을 못 신게 하는걸까요 ;ㅁ; )
더욱이 발까지 다치셔서 힘드시겠어요.
괜시리 엄살부리시다가는 정강이 한 대 차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