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30일
그 남자의 음악 취향이 변했던 이유
올들어 유난히 아이돌 음반을 구매량이 늘었다. 평소 스피커로 음악 듣는걸 좋아했고 지난 수년간 한달 평균 4~5장의 음반을 꾸준히 구매해왔던터라 최근 아이돌 음반 구매 빈도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음반질'에 소요되는 지출은 그리 큰 폭으로 상승하진 않았다. 허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른 선호 음반 장르의 변화는 침대 곁에 쌓여가는 걸그룹의 자켓 사진만큼이나 눈에 띄게 변했다.
고교시절부터 뉴에이지와 째즈 음반 듣는 것을 좋아했었고 어머님의 영향으로 HiFi쪽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대학 진학 후, 용돈의 절반가량은 음악생활에 투자했었다. 대학 동기들은 이런 내 모습을 보고선 '어린녀석이 원룸 절반을 스피커 장비로 채워놓고선 고풍스런(?) 노래만 듣는다'며 애늙은이라 놀리기도 했었다. 생각해보면 당시에 나는 보아나 신화, 소녀시대, 원더걸스보다 다이애나 크롤이나 시크릿 가든, 노라 존스, 앙드레 가뇽, 이사오 사사키, 스티브 바라캇 등의 음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대학로 음반사에 이들의 음반이 충분히 구비되지 않았음을 한탄하기도 했다. 주변 친구들이 알바비나 용돈을 모아서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최신형으로 바꾸고, 멋진 옷이나 스쿠터를 구매하는 동안 나는 천일, 양양, 대신, 건양 등의 대형 화물택배 회사를 통해서 스피커를 사고 파는데 젊음을 바쳤다.
헌데 20대 초반에 바쳤던 그 열정이 지금은 모두 식어버렸다. 용돈을 아끼고 모아서 구입했던 스피커는 입사 후, 모두 본가로 반강제 소환(?) 되었고 그 많던 앨범은 자동차 트렁크에 쳐박혀 썩어가고 있다. 째즈와 뉴에이지를 사랑했던 한 소년은, 이제 회식자리에서 조금이라도 트랜드에 맞추어 아양을 떨기위해서, 예전같으면 관심조차 주지않았을 '아이돌' 음반을 발매일에 맞추어 신속하게 구입하여 남몰래 따라부르며 연습하고 있다. 노트북은 어느덧 소시, 카라, 2ne1, 포미닛에 브아걸의 공연 동영상으로 하나둘 채워져가고 있다.
최근에 구입한 브아걸 음반을 CD가 늘어질 때까지 반복해서 들어보지만 '아브라카타브라' 이외에 마음에 드는 곡은 하나도 찾을 수 없다. '도대체 이런 음반을 왜 산거지'라 마음 속으로 되뇌여 보지만 내 입에선 이미 '이러다 미쳐 내가 여리여리 착하던 그런 내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시건방춤은 왜 이렇게 어려운건지 그리고 노래방에서 미료의 랩 파트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해본다. 소주를 2병 복용한 후에도 노래방에서 발음이 꼬이거나 다리가 뒤틀리지 않고 훌륭히 곡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최선의 창법과 동선에 대해서 연구해본다. 이런 내 자신이 밉다. 죽을만큼.
아이돌 음반의 음악성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관련 글) 다만 이런저런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음악적 취향마저 변해가는 내 자신이 놀랍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째즈를 들으며 벨기에산 와플과 홀차를 즐기던 나는 사라지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 이슈라 부르고 어깨 다리 무릎 팔 무플 팔을 춤추는 내 사진의 모습을 샤워 중 거울을 통해서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어본다. 그나저나 미료 랩 정말 어렵네.
# by | 2009/08/30 15:31 | 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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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래서 ㅠ ㅠ 저눈 엠피쑤리 음악 들을때 이어폰 한쪽식 나누어 끼고 듣는게
참 .. 그래요 ㅠ ㅠ 예전에 저의 엠피쑤리 로 음악 을 듣던 친구 녀석이
뭐 이런 흘러간 노래 를 듣냐고 하는데 ㅠ ㅠ ㅠ
저는요 뉴에이지 아티스트 케빈 컨 앙드레 가뇽 리차드 클레이더만 좋아 해요
ㅠ 시크릿 가든 음악 은 너무 쎄드 해서 들으면 참 마음이 너무 가라앉는게 단점 인거 같아요
혹시 이정석 사랑하기에 라는 곡 아세요?
ㅎㅎㅎㅎㅎ
그냥 잡식성인 것 같아요..
그냥 들었을 때 좋으면 계속 반복해서 듣는 것 같아요..
주로 발라드나 힙합풍?이라고 해야 하나요...그런 종류가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저는 귀에...가사가 잘 안들려요..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버려서...
도입부나 후렴구 정도 밖에 기억이 안나요..;;;
가수 목소리랑 멜로디가 저는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에는 올드팝이 요즘 좋아져요..
그리고 최근에는 3곡 정도를 돌아가면서 계속 무한반복하는 것 같아요..ㅎㅎ
비틀즈의 let it be 랑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거랑..도원경의 다시 사랑한다면..
아마도 한달 이상 무한 반복하면서 들을 것 같아요..ㅎㅎ
저는 자전거 타면서 엠피쑤리로 음악 들으면 참 ... 거참
음맛듣는 맛이 더 쥑여주네요 ㅎㅎㅎㅎㅎ 간간히 핸들 위에 손가락 까닥까닥 하면서
ㅎㅎㅎㅎㅎㅎㅎ 휘리릭
요즘엔 죄다 가요만 듣게되네요... 이게 또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찾게되더만요(...)
폴리클님 아브다카다브라 시건방춤도 한번 마스터해보시는게..... 하신다면 회식자리 인기 최고가 되실거라고 장담합니다.=ㅛ= d
듣는 데 에너지가 필요한 음악은, 나이가 들다 보면 드는 에너지가 조금 낮은 음악으로 교체하는 건 일견 자연스러운 일인 듯 합니다. 비록 턴이 좀 크게 보일지언정, 모던 재즈를 듣다가 퓨전을 듣는 거나, 클래식을 듣다가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듣는 거나, 방향성의 차이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인정하자면, 후자 쪽의 사람이 더 힘들게 살기 때문에 그러지는 않나 하는 식의 생각은 합니다.
어떻게 보면 브아걸 노래가 폴리클 님의 맘을 대변해 주는 거 같네요..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게 어떨지..전 클래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베토벤씨가 참
좋더라구요.. 가요는 성시경과 보아를 좋아해서 번호를 외우고 있다는ㅋㅋ
요즘은 최신 곡보다 옛날 노래가 더 좋은 듯..늙은 건가?;;
마음 달랠 곳을 원할 땐 예전 앨범 썩혀놓지 말고 번갈아가며 들으세요~
지금은 동방신기 노래에 귀가 열리더라구요..(???) 특히 주문 - MIROTIC 에요...
한 곡에 여러가지 버전( 공연버전, CD버전 ) 들으며 흥얼거리고 있는 제가 허허..
애들과 남자그룹 이야기만 해서 그런가요...? ;ㅅ;
아.. 그리고 회식 때 저는 그저 트로트만 부릅니다.. 그게 짱 인듯해요...-_-v
( 한번 소*시* Gee 부르다가 원장님께서 강제취소 를 누르시더라는..ㅠ)
어느 한 시절의 음악. 그 남자의 취향이 바뀌었다는 블로깅의 내용이 맘에 와 닿네요. ^^
요즘은, 예전에 좋아했던 음악들은 잘 안 들으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