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23일
휴가
어제 저녁 오랜만에 선후배들과 조우하여 한잔 걸쭉하게 걸치고 그간에 나누지 못했던 만담 보따리를 잔뜩 풀어놓았다. 선배들에겐 그간에 환자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들을, 후배들에겐 학교생활부터 시작하여 방학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이것저것 물었다. 나를 포함하여 모두들 역시나 전형적인 의사 + 의대생의 삶을 살고있는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실소를 금치않을 수 없었다. '뭐, 우리가 늘 그렇지'란 말과 함께 술 한잔, '엔조이 라이프는 포기해야지'에 술 두잔, '젠장'에 술 세잔.
만난지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변함없이 우리는 그자리에 그대로 똑같은 인생들을 살아가고 있었다. 야마 안 태워주는 교수는 여전히 욕을 먹고 있었고, 재시-삼시-사시 때리는 교수는 여전히 사시를 발표하며 학생들을 유급의 공포에 떨게했다. 학생회실과 동아리방에서는 여전히 칙칙한 냄새와 습기가 맴돌고 있고, 본1들은 여전히 90년대 어느 선배가 만들어놓은 시험에도 나오지 않는 써머리로 해부학을 공부하고 있었으며, 도서관 42번 책상에는 여전히 내가 붙여놓은 '공부습관 10계명'이 붙어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니, 우리도 10년 후면 무언가 변화가 있을꺼야라며 후배들을 다독여주었다.
6개월만에 즐기는 베스킨라빈스나 경마게임, 후라이팬 놀이도 재미있었고 병원에선 늘 하급인생으로 살다가 후배들에게 선배란답시고 대접받으니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그놈에 '시장에 가면~'은 어찌나 어렵던지, 아무리 공부를 손에 놓아버렸다지만 암기력까지 바닥으로 떨어질 줄이야. 확실히 요근래 입학한 예과생(수능 0.5%세대)들은 우리와는 뇌구조부터 다른 친구들이라는 사실을 전공의 선배들과 수차례 벌주를 들이키며 절실히 깨달았다.
즐거운 자리에 어찌 과음이 빠질 수 있겠는가. 역시나 여느때처럼 식도부터 위까지 이르는 상부위장관을 술로써 다시금 확인했다. 금주는 월요일 IR 회식, 수요일 병동 회식, 그리고 어제 토요일까지 세번이나 식도조영술을 시행받다니, 어쩌면 난 행운아일런지도 모른다. 위가 치핵처럼 입밖으로 빠지는 느낌, 그 순간만큼 나는 환자에게 '건강을 생각해서 술을 자제하십시요'라고 권유할 자격이 없는 의사였다. 오늘 오후,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으며 다시는 술을 입에도 대지 않겠다고 반복하여 다짐하는 중이다. 허나 이 다짐이 얼마나 잘 지켜질런지는 알 수 없다. 그 놈에 회식만 없다면, 흑.
오늘부터 다음주 월요일까지 일주일간 휴가를 갖는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간만에 가까운 계곡으로 가족여행을 떠나고, 그 뒤에는 현재 몰래몰래 작업중인 노트정리 포스팅의 출판을 위한 밑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2월부터 몇몇 출판사에서 책 출간과 관련하여 접촉을 해왔지만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미뤄왔다. 하지만 금번엔 일주일간의 휴가도 있는데다 후배들도 도움을 주기로 해서 작업이 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어 출판사쪽과는 일단 밑작업 후에 출간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과연 잘 될 수 있을지,)
휴가 중에는 노트정리 출간작업뿐만 아니라 그간에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잔뜩해 볼 생각이다. 혼자서 전국여행도 해보고 싶고, 좋아하는 낚시도 원없이 해보고 싶다. 되도록 미친듯이 즐길 생각이다. 어차피 이번 휴가가 지나면 죽음의 근무 스케쥴이 기다리고 있는데다, 신종플루 여파로 엄청난 숫자의 환자가 밀어닥칠 것이 예상되기에 이 악물고 일해야 하지 않을까. 헌데 과음탓에 벌써 일주일 휴가 중 하루가 ABR(Absoulte Bed Rest)만 한채 하염없이 지나간다. 가족여행 다녀와서는 꼭 이 황금같은 시간을 1분, 1초라도 아껴쓰리라 다짐해본다.
만난지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변함없이 우리는 그자리에 그대로 똑같은 인생들을 살아가고 있었다. 야마 안 태워주는 교수는 여전히 욕을 먹고 있었고, 재시-삼시-사시 때리는 교수는 여전히 사시를 발표하며 학생들을 유급의 공포에 떨게했다. 학생회실과 동아리방에서는 여전히 칙칙한 냄새와 습기가 맴돌고 있고, 본1들은 여전히 90년대 어느 선배가 만들어놓은 시험에도 나오지 않는 써머리로 해부학을 공부하고 있었으며, 도서관 42번 책상에는 여전히 내가 붙여놓은 '공부습관 10계명'이 붙어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니, 우리도 10년 후면 무언가 변화가 있을꺼야라며 후배들을 다독여주었다.
6개월만에 즐기는 베스킨라빈스나 경마게임, 후라이팬 놀이도 재미있었고 병원에선 늘 하급인생으로 살다가 후배들에게 선배란답시고 대접받으니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그놈에 '시장에 가면~'은 어찌나 어렵던지, 아무리 공부를 손에 놓아버렸다지만 암기력까지 바닥으로 떨어질 줄이야. 확실히 요근래 입학한 예과생(수능 0.5%세대)들은 우리와는 뇌구조부터 다른 친구들이라는 사실을 전공의 선배들과 수차례 벌주를 들이키며 절실히 깨달았다.
즐거운 자리에 어찌 과음이 빠질 수 있겠는가. 역시나 여느때처럼 식도부터 위까지 이르는 상부위장관을 술로써 다시금 확인했다. 금주는 월요일 IR 회식, 수요일 병동 회식, 그리고 어제 토요일까지 세번이나 식도조영술을 시행받다니, 어쩌면 난 행운아일런지도 모른다. 위가 치핵처럼 입밖으로 빠지는 느낌, 그 순간만큼 나는 환자에게 '건강을 생각해서 술을 자제하십시요'라고 권유할 자격이 없는 의사였다. 오늘 오후,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으며 다시는 술을 입에도 대지 않겠다고 반복하여 다짐하는 중이다. 허나 이 다짐이 얼마나 잘 지켜질런지는 알 수 없다. 그 놈에 회식만 없다면, 흑.
오늘부터 다음주 월요일까지 일주일간 휴가를 갖는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간만에 가까운 계곡으로 가족여행을 떠나고, 그 뒤에는 현재 몰래몰래 작업중인 노트정리 포스팅의 출판을 위한 밑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2월부터 몇몇 출판사에서 책 출간과 관련하여 접촉을 해왔지만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미뤄왔다. 하지만 금번엔 일주일간의 휴가도 있는데다 후배들도 도움을 주기로 해서 작업이 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어 출판사쪽과는 일단 밑작업 후에 출간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과연 잘 될 수 있을지,)
휴가 중에는 노트정리 출간작업뿐만 아니라 그간에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잔뜩해 볼 생각이다. 혼자서 전국여행도 해보고 싶고, 좋아하는 낚시도 원없이 해보고 싶다. 되도록 미친듯이 즐길 생각이다. 어차피 이번 휴가가 지나면 죽음의 근무 스케쥴이 기다리고 있는데다, 신종플루 여파로 엄청난 숫자의 환자가 밀어닥칠 것이 예상되기에 이 악물고 일해야 하지 않을까. 헌데 과음탓에 벌써 일주일 휴가 중 하루가 ABR(Absoulte Bed Rest)만 한채 하염없이 지나간다. 가족여행 다녀와서는 꼭 이 황금같은 시간을 1분, 1초라도 아껴쓰리라 다짐해본다.
# by | 2009/08/23 23:40 | 일기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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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충천 잘하고 오세용
망중한 ㅎㅎㅎㅎㅎㅎㅎ
만일 있다면... 아무래도 경력&실력이 좋거나, 개업을 한다던가, 부담이 덜되는...
한 1위부터 5위까지만 '시간많이 남는 의사(전공 및 위치)'에 나열해주세요~ ㅋㅋ
부탁드려 죄송합니다 ~~
그래요..폭풍전야이니 일주일을 미친듯이 보내세요!
혼자서 전국여행은 못가더라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아깝지 않을 꺼 같아요..
만약 전국여행가서 애독자들을 만나면 무전여행도 가능할 듯 ㅋㅋㅋ
(나도 여행가고 싶다...ㅠ)
속은 좀 어떠신지..ㅎㅎ
계곡...요즘 날이 좀 아침 저녁 쌀쌀해요...춥지 않게 옷도 잘 챙겨 가세요~
저도 계곡 가고 싶어지네요..바다 보다 계곡을 좋아 하거든요..
가족들이 자주 가는 계곡도 있는데...6월에 잠시 2시간 정도 있다온게 다여서 아쉽네요..ㅠㅠ
책 출간..축하드려요..^^
ㅎㅎ
전국여행..아~저도 그러고 싶어요..
제 꿈중에 하나에요..
이번에 친구가 호주로 어학연수 간다고 하니..어찌나 부럽던지..ㅠㅠ
푹 쉬세요..^^
그동안 못 쉬신것도 몰아서 쉬시고..다시 휴가 끝나면 병원에서 힘들게..버티셔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