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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진료

 
 혹시나 응급실을 방문해 본 경험이 있다면, 진료의 퀄러티 때문에 기분 나뻤던 적이 있는가? 건성건성 몇가지 질문만 하고 끝나버리는 30초 진료, 부족한 치료 과정 설명, 한참은 기다려야 나온다는 검사결과, 더딘 증상호전, 애매모호한 진단명 등. 설령 치료덕에 증상은 호전되었다 하더라도 위와같은 이유 때문에 응급실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던 기억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물론 값비싼 진료비를 지불하고도 환자나 보호자가 적합한 설명 및 치료를 제공받지 못했다면 그것은 분명 의사와 병원 측의 업무태만이며 과실이다. 허나 그전에 진료를 제공받는 사람으로써 무리한 요구나 불손한 태도를 보이진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응급실엔 하루에도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드나든다. 그 환자들의 응급진료는 전공의 혹은 인턴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무리한 스케쥴과 값싼 인건비에 고생하는 그들이 담당하는 야간 응급 진료는 주간 진료에 비해 그 퀄러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힘들었던 낮 근무로 무척이나 피곤한 상태에서 야간 당직 콜까지 받다보니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야간 콜이 5개 이상 오는 날이면, 환자가 환자가 아닌 짜증으로 보일 정도니 말이다. 또한 전공의나 인턴 선생들은 환자나 보호자를 상대해본 경험이 많지 않기에, 환자나 보호자가 취하는 다양한 행동들에 대한 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응급실에서 언성을 높여가며 다투는 경우도 발생하고, 이는 양쪽 모두의 기분을 상하게 하여 원활한 진료가 이루어지는데 방해인자로 작용하게 된다. 상황이 이쯤되면 결과가 나오고 관련하여 자세히 설명을 해줄 수 있더라도 환자나 보호자의 말이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대충(?) 설명하거나 일부러 느릿느릿 설명해주는 경우도 생긴다. 

 의사뿐만 아니라 야간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나 보호자 모두 날카로운 상태기에 원만한 진료를 위해선 서로 조금씩만 성질을 죽일 필요가 있다. 물론 내 돈 지불하고 내가 진료받는데 눈치까지 봐야하냐며 질타할 사함들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허나 월 이백만원도 안되는 봉급으로 거의 24시간 병원 당직을 서야하는 전공의나 인턴들의 사정도 조금은 생각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욕은 저 높으신데서 팔짱끼고 앉아서 이 따위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분들께 해야되지 않겠는가. 피래미끼리 박터지게 싸워봤자 현실은 변치않고 그대로니 말이다.

 각설하고, 오늘은 이 짜증나는 현실 속에 응급실에서 그나마 빠르게 진료를 볼 수 있는(모두가 win-win하는) 방법을 몇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일단은 누군가 아퍼서 응급실을 방문해야하는 경우가 온다면, 환자는 침대에 눕히고 보호자 한명은 빠르게 접수를 해야한다. 당장 처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 도 있는 초응급 상황이 아닌 이상, 접수가 되지 않으면 차트가 만들어지지 않기에 진료를 시작할 수가 없다. 

 차트가 형성되고 진료를 시작하게 되면, 의사는 증상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질 수도 있는 질문을 수십개는 던진다. 하지만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진단 및 치료를 해나가는데 있어서 유용하게 쓰이는 정보들도 있다. 예를 들어 배가 아퍼서 온 환자의 과거 수술력, 두통으로 내원한 여자의 월경력, 숨 넘어가는 환자의 천식 등의 과거력 등은 진단에 유용한 자료기에 반드시 수집되어야 할 정보들이다. 헌데 대개의 경우에서 이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하는데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병력에 대해서 사전에 명확히 파악해 둔다면 좀 더 빠른 진료가 이루어지는데 도움이 된다. (병원에 가기전에 꼭 알아두어야 할 것)  

 응급실에서 치료의 선택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아무런 검사를 하지 않고 증상만 치료하는 방법, 둘째는 채혈이나 방사선 검사까지 모두해보는 법이다. 증상치료를 선택하는 경우, 통증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알기가 힘들지만 기타 검사결과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에 증상 호전시 조속한 퇴원이 가능하다. 검사를 모두 하는 경우, 결과가 나오려면 길게는 2~3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기에 그전에 증상이 호전되었다 하더라고 부득이하게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증상이 호전되었으니 그냥 퇴원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생떼를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행여나 후에 검사결과에서 이상수치가 발견되고, 관련하여 의사나 병원이 책임져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의사 입장에선 검사를 원했던 환자라면 결과를 보기전에 퇴원 결정을 내려주기엔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환자나 보호자가 응급실 내원 전, 개인적 상황(연고지, 시간, 장소 등)을 고려하여 증상만 치료할지 아니면 검사를 모두 해볼지 사전에 마음 속에 염두해두고, 진료시작 전 결정을 내려준다면 이 역시 빠른 진료가 이루어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중증의 질환이라면 당연히 검사를 해봐야 한다.)  

 의사나 간호사가 꾸준히 모니터링은 하지만 모든 환자의 마음 속 사정까지 들여다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증상의 호전이 더디거나 없는 경우, 혹은 증상이 호전되어 퇴원을 원하는 경우라면 환자나 보호자가 스테이션으로 다가와 의사표현을 한번은 해줄 필요가 있다. 물론 지나치게 자주 혹은 과격하게 의사 표현을 하는 경우, 서로 빈정 상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숨 넘어가는 환자 인튜베이션 하는데, 옆에 다가와선 설사 환자 왜 결과 설명 안해주냐고 따진다면 당연히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응급실 상황이 바쁘진 않은지 잘 살핀 후, 다가와 차분히 물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환자나 보호자의 액팅(컴플레인)에 의사나 간호사도 어느정도는 민감한터라 위와같은 반응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지는 못할 것이다. 설령 컴플레인이 유효하지 못했다 생각이 들면, 적당한 시간이 지난 뒤 재차 시도하자. 빈도는 2~3회가 적당하지 않나 싶다. 더불어 치료 및 검사결과에 대해서 설명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그 설명이 필요한 보호자가 모두 모인 상태에서 요구하는 것이 좋다. 띄엄띄엄 오는 모든 보호자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설명해주는 일은 무척이나 피로하고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진료 질적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가적으로 입원을 원한다면, 진료시작 전 입원이 가능한지 물어보자. 더러 불필요한 진료비만 낭비하고 전원을 가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혹시나 보호자 중 술취한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집으로 돌려보내자. 말썽을 부릴 가능성이 농후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응급실 진료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병원을 자주 다니는 환자나 보호자라면 진료에 협조하지 않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대개 만성적인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이에 속하는데, 원래 다디던 병원이 아니라 원하는 치료만 받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많다. 행여나 문제가 되는 환자에서 필요한 검사 및 치료를 하지 않았다면, 후에 진료를 담당했던 의사에게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본인의 질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하더라도 아퍼서 병원에 왔다면, 의사의 진료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원만한 진료를 위해서 무척이나 중요하다.
 
 제목은 진료를 빠르게 보는 법, 더디게 보는 법인데 환자에 대한 푸념만 늘어놓은 것 같다. 여튼 요약하자면, 야간 응급실에서 빠르게 진료를 보려면 의료진에 최대한 협조하고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 의료진이 놓치고 있다 생각되는 것들, 예를 들어 내원 3~4시간이 넘도록 검사결과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던가, 치료 시작 후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증상호전이 없다거나, 외상 환자의 드레싱이 되어있지 않다던가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환자나 보호자가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야간 응급실은 무기만 없지 그야말로 전쟁터다. 의사도 인간인지라 그 복잡한 전쟁터에서 모든 환자의 상태 및 치료 경과에 대해서 기억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시의적절한 요구는 젠틀하게만 이루어진다면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허나 생떼 부리거나 주사 맞은지 5분도 안지났는데 증상호전 없다며 욕하고 멱살잡는 행위, 검사 결과 안나온다며 스테이션에 와서는 죽치거 노려보는 행위... 환자의 치료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일부 의사들 역시 성의없는 진료, 싸가지없는 행동 등 역시 고쳐야 할 부분이다.)  

cf) 더불어 의사는 신이 아니며 응급실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진료를 하는 곳이기에 환자가 앓고있는 병적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나 진단을 내기는 어렵다. 증상에 대한 급성기 치료를 하고 혹여나 발생가능한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지, 속이 쓰린 환자에게 내시경을 하거나, 부러진 뼈를 그 자리에서 맞추는 등의 일은 응급실에서 당장 시행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제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응급실에 와서는 당장 수술해달라, 내시경해달라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응급 수술이나 내시경이 필요하다면 선생님들이 다 알아서 판단하고 결정한다. 심지어 안와골절 빨리 수술안해준다고 멱살 잡혀본 기억도 있다.)  

by Polycle | 2009/07/06 04:36 | 인턴일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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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WACS@CoN Tw.. at 2009/07/06 09:24

제목 : 응급실에서 대우 받으면서 진료 받는 방법
응급실에서 진료를 빠르게 보는 법, 더디게 보는 법경험상, 주말 종합병원 응급실은 최대한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가 질적 저하가 가장 극심할 때이거든요.1.제 경험상 응급실 진료를 가장 빨리 진행하는 방법은, 짬이 좀더 높은 간호사와 자주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 한 20~30분에 한번 정도? 화내고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필요한 것에 대한 질문을 하고, 앞으로의 진행상황이나, 기타 여러가지 내용에 대해 업무상황을 봐가면서,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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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세미예 at 2009/07/06 06:47
응급실에 진료를 빠르게 보는 방법 솔깃합니다.
다음에 혹시 응급실 갈 일이 있으면 참고하겠습니다.
좋은 정보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한 주 되세요.
Commented by 샛별 at 2009/07/06 08:39
제 가족의 모든 병원내력을 다 기억하고 있는지라....
그래도 뭐 당황하면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니 어디다가 적어놔야겠습니다.
Commented by 진상 at 2009/07/06 09:23
응급실에서 진상들의 유형을 보자. 진상의 특징은 자기가 진상인 줄 모른다는 것이다.

1) 와!! 나 아퍼 죽겠는데, 접수먼저 하라고 그러네. 돈 없으면 치료 안 해 주겠다 이러지.
블로거 중에 이런 걸로 응급실 까는 사람이 있었다.
진료 본 걸 기록하려면 차트가 있어야 하는데, 누군지 알아야 차트가 만들어질 거 아닌가?
한마디로 '나 진상이요' 라고 광고하는 꼴이다.

2) 이놈들 환자도 별로 없는데, 의사들이 안 보이고 내 딸 진료 보는데 30분이나 걸렸어.
진상 중의 진상 블로거 중의 한명이다. 심폐소생술 하는 공간은 따로 있다.
위중한 환자들 볼려고 의사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없는 것이었는 데도
자기 눈에 의사들 안 보인다고, 농땡이 피는 걸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딘지 병원을 공개해서 마녀사냥을 유도하니
이런 사람들은 대한민국에서 좀 사라져 줬으면 좋겠다.

3) 응급실 비용은 왜 이렇게 비싸? 의사는 도둑놈
응급실 비용은 어느 나라나 비싸고, 그중에서도 한국은 가장 싼 편에 속한다.
백화점에서 명품 백은 덥썩덥썩 사면서, 시장에서 콩나물 가격 깎는 아줌마 블로거이다.
애견 미용하는 가격은 안 아깝고, 응급실 비용은 아깝다니
응급실 비용을 더 올려서, 단순질환으로 응급실에서 약 받아가는 사람들 쫓아야 한다.

4) 맹장 알아본다고 검사를 마구 하네. 그런데 아니네. 오진했어. 돈 때문에 검사한 거지?
이 사람들은 의사가 환자 얼굴만 보면 맞추는 점쟁이로 생각하는 건가?
당연히 의심되는 질병이 있으면 검사해 보는 것이 당연한데, 다행히 정상으로 나오면
검사한 비용 돌려달라고 떼 쓰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진이라고 한다.
이 사람들은 정신과 먼저 가보기를 권한다.
보험 들었다가 사고 안 생기면, 보험사가 사기꾼들이라면서 소송할 인간들이다.

5) 아이들 혈관을 왜 이렇게 못 찾아? 의사,간호사 때리면 정신차리고 잡겠지?
아이, 노인 혈관은 잘 보이지도 않고, 성공 시키는 것도 쉽지가 않다.
더군다나 아이 피둥피둥 살만 찌우거나, 극도로 마른 노인들은 그런 것이 더 심해지니
몇 번 실패했다고 바로 주먹이 나오는 인간들은 눈 감고 타자쳐서 오타 날 때마다
니킥을 맞아야 정신 차릴 것이다. 이런 놈들의 특징은 술 먹으면 옆에 있는 사람 때린다는 것이고
징역을 살아봐야 개과천선 할 놈들이다.


또한 본문 내용도 이해가지 않는 것이 있는데,
환자한테 느릿느릿 설명을 하면 자신의 시간도 뺏기는 것이라서
과연 환자가 맘에 안 들었다고, 느릿느릿 설명할 의사들이 몇명이나 될지 의문이다.
Commented by 카구츠치 at 2009/07/06 11:19
응급실의 열악한 상황에 공감하고, 서로간에 보여야 할 최소한의 자세도 동의합니다만...

인턴이나 간호인력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왜 다들 쉽게 침묵해버리는지 모를 일입니다.

누구나 다 했던 일이라서? 수직적 위계 사회에서 튀기 싫어서?
Commented by ICEAGE at 2009/07/06 12:20
간단히 해결하는 방법은 역시 '인력증가'밖에 없는 듯...
한명이 할 일은 2명 혹은 3명이서 해버리면,
의료적으로나 서비스적으로나 엄청 효율적이게 될 듯...

그러나 지금 폴리클님 입장에서는 정말 '푸념'밖에 없는 것 같군요 ㅠ.ㅜ
또한 필요한게 사람간의 신뢰인데...
이거에서 무너지면... 정말 사람이 미워지죠~

어쨋든... 날씨도 후덥지근 (병원 안은 모르겠지만...)한데,
환자에 치이고, 보호자에 치이고, 시간에 치이고..+etc......
고생이 많으십니다.

Ps. 이 참에 목표를 '병원장'or'총의사장(?)'으로 잡으셔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시길...
한 팬으로써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 at 2009/07/06 21:13
fighting!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9/07/06 23:57
Polycle님의 글은 왠만하면 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읽고 있는데요. 제가 응급실에서 경험한 것은, 본문에 나오는 '예를 들어 내원 3~4시간이 넘도록 검사결과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던가..'에 해당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였던 것 같습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는데,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경우였던 것 같고요.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은 어디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네요. 의사와 환자 모두 불편한 시스템이니까요.
Commented by rainblue77 at 2009/07/07 01:02
저는 제가 응급실을 가본적이 없어서..
뭐..가장 큰 문제는 시스템의 문제겠죠..
그 시스템 문제가 굉장히 서로에게 불편한데..
개선이 별로 안되니..답답한 노릇이고..
서로에게 짜증을 내게 되는 것 같아요.
우선 내가 아프면...세상에서 내가 가장 아픈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나 위주로 생각하게 되고..
의사선생님들도...한두사람이 아닌...계속 그렇게 바쁘고 하루 종일 일을 하다 보면..
능률도 떨어지고 지치고 짜증도 많이 날 것 같아요.
그래도 환자의 입장에서는 조금만 친절해주길 바라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환자도 짜증이나 화를 내기 보다는 차분히 설명을 듣고 증상 말하고..
그렇게 되어야 겠죠.

만약 응급실 갈 일이 생긴다면..명심해야 겠어요.

저는 병원갔을때..의사선생님들이 너무 극과극의 스타일을 만나서..
쩝...
그 극과극의 스타일에서..내가 뭐 실수를 한 것은 없나..고민하게 되네요.
윗분의 말씀 처럼 '아' 다르고 '어' 다르니까요..

날마다 힘드시죠?
그래도 힘내세요..아자아자~!!
Commented by AyakO at 2009/07/07 02:18
예전부터 비슷한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화내고 깽판부리고 욕하고 진상부리면 일단 시선이 집중되니까 빨리 봐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은데... (뭐... 대부분은 술 때문인 것 같지만서도)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 뭐 이거랑도 비슷한 것 같고요.
그렇게 해서 받는 진료가 좀 더 빠를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얼마나 성의가 담기고 충실한 진료일지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나봐요...
(물론 깔아놓고 안 봐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잘못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건 좀 경우가 다르겠습니다만, 정말 처음부터 작정하고 그렇게 나오는 경우도 꽤 많으니)
Commented by peter at 2009/07/07 11:25
환자 스스로는 아픈걸 다 "응급"이라고 생각해서 "응급"으로 봐줬으면 좋겠는게 문제인거 같습니다. 사실 "응급"은 따로있는데 말이에요.

열난다고 애기 대려오고 브루펜 먹이고 열 떨어지면 집에 가겠다고 떼쓰는 엄마들이 개인적으로 제일 힘듭니다. 그래서 "오실땐 맘대로 오셔도 가실땐 맘대로 못보내드려요"라고 함...-_-;;;;;; 응급실쪽으로는 오줌도 안눕니다 ㅋㅋ
Commented by sizz at 2009/07/12 05:14
저는 얼마전 방광염 때문에 처음으로 응급실을 갔었습니다. 증상을 설명하니 바로 "방광염이네요. 약 받아가세요." 라는 의사분의 말에 좀 당황; 그래서 제가 소변 검사를 직접 요구해서 소변 검사를 했더니 단백질 성분이 있다고 꼭 신장 내과 진료를 받아보라고 하더라고요. 일주일 뒤 신장 내과 진료 결과 다행히 신장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기는 했지만... 참 다행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왕 병원 찾아간 거 만에 하나를 대비해서 검사는 꼼꼼히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ㅠ_ㅠ
왠지 이 글을 읽고 나니 저 진료 받기 전 의사분이 약 빨리 안준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보호자와 한 판 하신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로의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Commented by 쩜넷유령 at 2009/07/17 14:06
수서 삼성의료원 ER에서 접수하는거 기다리다 눈 앞이 깜깜해져옴을 느끼면서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어요.
스르륵 넘어지는데 경비원이 붙잡더군요..

눈 떠보니 침대 -_-

저처럼 눈 앞에서 기절하지 않는 이상 바로 치료하긴 힘들지요...
Commented by 푸리 at 2009/07/24 13:57
모대학 야간응급실에 거의 실려 갔을 때 당시 남친이 의대생이라서 나름 의사들을 이해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짜증나는 경험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저의 문제는 담석증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야말로 눕지도 앉지도 못했죠. 평소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거 같다고,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캔디]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제가 너무 극심한 통증에 짐승과 같이 울부짖었던 경험이 있네요. 지금 생각하면 완전 쪽팔리죠;;

저보다 저희 엄마는 저 때문에 발 동동 구르시며 저 땜에 제 앞에선 못 우는데 뒤돌아서 흐느껴 우시더군요. 목숨과도 같은 자식이 차라리 죽고 싶다-_-며 짐승같이 울부짖는데 맘 안 아플 부모가 어디 있으랴만.

처음에 CT검사를 위해 설명을 하는데 2천명중에 1명은 조영제 때문에 사망할 수 있다나? 하튼 그랬는데 제가 예전에 주사쇼크로 기절한 적이 있어 그 때의 기억 때문에 저희 어머니께선 사인을 거부하셨죠.

그런데 "선생님 제발 우리 딸 진통제 한 방만 놔주세요" 라고 울면서 애원에 애원을 했지만(저희 엄마 완전 감수성 예민하십니다;;) 냉정한 야간응급실 의사는 "증상 잘 못 보니 진통제는 못 놔드려요."라고만 하고 휙 지나갑니다. 그래서 저는 그걸 보고 "엄마 이렇게 아프다 죽느니 차라리 조영제 맞고 죽을래"라고 말하고 엄마는 눈물을 머금고 사인을 합니다. 그러니까 그제서야 새초롬한 그 의사쌤이 저에게 진통제 놔주더군요.

나중에 남친에게 이 에피소드를 얘기하니 어이없다는 반응이더라구요. CT검사 하기 전엔 진통제 놓으면 안된다고 "역시 ㅇㅇ대학병원 x통이구만. 거기 의료사고 엄청 나는 병원이야. 앞으로는 가지마."라고 한 마디 해줬구요.

어쨌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담석이 내려가느라 그랬었고... 그 때의 통증이 무슨 3대 통증 어쩌고라던데(당시 남친 왈) 응급실에서 퇴원한 이후엔 병원에서 지어준 3주치 약 한 봉도 안 뜯고 복용 안한 채 쓰레기통에 버려졌는데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도대체 뭐하는 건가 싶은 것이

일단 도착 후
1. 문진
2. 엑스레이를 한 20장 찍은 것 같고
3. 초음파검사
4. CT검사
5. 정밀초음파검사

그래서 하룻밤 사이에 병원비가 70만원이 나오더군요-_-
(퇴원 이후에도 혹시 재발할지 모른다며 겁줘서 검사 2번 더 했음)


결국 담석이라는 거 알고 그냥 내려가면 되는 거 알고
알고도 모른 척 한 것이 아닌지

저희엄마는 CT검사 동의서 사인 이후 진통제 놔준 것에 대해서 심한 반감을 느끼셨고
"언제는 증상 봐야 한대서 안된다며 왜 사인 이후에는 놔준 거야"라시며;;

하튼 한바탕 바가지 쓴 기분이었습니다.

이 날 일 때문에 저는 남친하고 또 한바탕했구요.
왜냐하면 제가 이렇게 아팠을 때 제 (전) 남친은 지방의대생이었기 때문에 저를 직접 보러는 못 왔었는데, 그 때 남친이 전화로 "불쌍해서 어쩌냐...담석은 물 많이 마시면 된다"라고 했음...ㅋㅋ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자친구가 아픈데 저렇게 냉정하게 얘기해도 되는 겁니까? ㅋㅋ 그래서 서운해서 싸웠었고.

그... CT검사 동의서 사인 건 때문에 "의사들은 모두 장삿꾼이다"라고 말했다가 남친이 완전 열올리며 "몰상식한 얘기한다"라고 불같이 화를 내더군요... 그러면서 "걔네들이 검사비용 직접 받는 것도 아니고 니가 검사받든지 말든지 월급은 어찌 일하든 똑같은데 무슨 무식한 소리냐" 라면서 화를 내는데 저도 지지 않고 거기다 대고 "검사 유치하는 데에 대해서 건당 인센티브를 받나부지"라고 비아냥거렸습니다. 여자친구인 제가 아픈 데에 대해서 동정이나 뭐 이런 거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의사편을 드니까 약이 오르더군요. 그래서 "하두 사람 죽는 걸 많이 봐서 감정들이 메말라서 그렇게들 냉정한가부지!!"라고 던졌고 그래서 완전 큰 싸움될 뻔했었더랬죠 ㅋㅋ

뻘소리가 길어졌으나 그래서 결론은, 의사쌤은 냉정할 필요가 있긴 하되, 환자에게는 공감과 동정을 표하는 것 역시 하나의 심리적 치료(지지대)가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회사에서 CS교육을 받을 때 실제 사례에 대한 강의를 들은 바 있는데, 사람들은 직면한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는 것보다, 다정한 목소리와 경청하고 공감하려는 자세에서 더 큰 만족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바로 환자가 원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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