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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보다 아픈 의사

 
 지독한 감기에 걸렸다. 병원에 있는 약이란 약은 다 써보아도 호전이 없다. 증상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밀려드는 환자를 보아야만 한다. 환자보다 더 환자같은 의사가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때론 환자에게 믿음을 주던 내 입방정도 지금 당장 아픈 나에겐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게 없다. 그렇게, 나는 새벽의 시간을 훌쩍이는 콧물 한 모금과 시린 목젖, 그리고 근육통으로 견디어 가고있다.

 오른쪽 어깨가 저려온다. 외간여자에게 차마 엉덩이의 순결까지는 내어줄 수 없었기에 그대신 오른쪽 어깨를 희생시켰다.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간혹 사용하던 NSAIDs(진통제) 맞은 자리가 이리 아플줄은 몰랐다. 그간에 내 처방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수많은 환자들에게 죄스런 마음이 든다. 그들은 얼마나 아퍼했을까.

 한 할아버지가 온 몸이 답답하다며 응급실을 찾아왔다. 딱보기에도 NP. 하지만 환자의 고통을 무조건 심적인 것으로 몰아붙일수만은 없기에 한참을 서서 그 답답하고 긴 사연을 아무 말없이 들어주었다. 누워있는 할아버지를 보며 '내가 백배는 더 아픈데'라며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고통을 애써 참았다. 마스크는 콧물과 침이 범벅이 되어 흠뻑 젖어버렸고 끓는 물보다 더 뜨거워진 머리는 이미 폭발 임계점을 넘어선지 오래였다. 거기에 그 기구한 사연을 듣고 있노라니 짜증이 제대로... 나중에는 아프다며 자기 가슴을 만져달라는 할아버지의 부탁에 아무 말없이 돌아서 버렸다.

 환자보다 더욱 아펐던 어느 의사의 밤샘 진료는 정신력으로 버틴 탓에 다행히 별탈없이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콧물은 멈출 생각을 안하고, 목은 지옥불보다 더 따갑고, 전신의 근육통에 근육주사 맞은 자리의 통증까지. 견딜 수 없는 복합통증에 돌아오자마자 쓰러져버렸다. 그래도 이 고통을 글로 남겨야겠다 싶어 젖먹던 힘까지 짜내어 끄적끄적 몇자 주절거려본다. 아, 아직도 너무 아프다.

by Polycle | 2009/06/08 09:50 | 일기 | 트랙백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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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 at 2009/06/08 09:52
그렇군요.
Commented at 2009/06/08 09:5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낭만여객 at 2009/06/08 10:19
아휴...아프시면 안돼요. 빨리 건강 회복하시길 빌겠습니다.
Commented by JJuN@ at 2009/06/08 10:28
아이고, 빨리 회복하시길;ㅅ; 참 쉬실 틈이 없네요ㅠㅠ
Commented by NePHiliM at 2009/06/08 10:36
고생하십니다. =_= 빨리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네피
Commented at 2009/06/08 10:5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유시 at 2009/06/08 11:10
=_+ 의사가 아프면 누가 고쳐줍니까...
후딱 쾌유하셔서 다시 천성의사 폴리클님의 근성을~
+_+/ 감기엔 밥잘먹고 잠잘자는게 쵝옵죠.
해열제나 진통제 드시기보다 잠을 주무시는게 좋은데...
쩝...바쁘셔서 그게 안되시나보네요 ㅠ_ㅠ
아무쪼록 빠른 쾌차하시길.
Commented at 2009/06/08 12: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ury at 2009/06/08 12:26
지금은..좀 괜찮아지셨나 모르겠어요. 그냥 읽기만 하는데도 얼마나 아프신지 상상이 돼서 너무 걱정이 되네요. 푹 쉬셔야 괜찮아지실 텐데 딱히 시간도 없으실 것 같고.... 얼른 나으셨으면 좋겠네요.

소용 없는 말이지만, 끼니라도 잘 챙겨 드세요. 힘이 있어야 버티죠.
오늘 하루도 폴리클님의 건투를 빕니다.

Commented by 청년담덕 at 2009/06/08 14:21
고생이 많으시네요~~~
언능~언능~건강이 회복되길 바랄께요~~^^
Commented by 샛별 at 2009/06/08 16:30
헐.
님 몸보신 필요한 시기임니다.
맨날 먹는 짜장면은 버리시고, 그렇다고 멀건 병원밥 보다는
삼계탕에 홍삼이라도 ㅠㅠ
Commented by 운향목 at 2009/06/08 18:12
에구. 부디 얼른 쾌차하시길 바랍니다;ㅅ;

초 여름감기엔 위에 분 리플처럼 삼계탕어떠신지.
Commented by draco21 at 2009/06/08 19:24
.... 잘먹고 푹 쉬셔야 되는데.. 얼른 빨리 나으세요. T_T
Commented by great surgeon at 2009/06/08 22:01
6월여름 밖에날씨가 이렇게 쨍쨍한데

어쩌다 감기에 걸리셨어요ㅠㅠ

병원에 벌써 에어컨을 틀었나요?ㅜㅜ

증상을보니 정말 지독한 감기에걸리신것같은데

무조건 약먹고 푹~쉬는게 감기를 이기는방법인데

Polycle님께는 그럴 여유가 없으니

안타까워 발만 동동구를뿐이네요ㅜㅜ

지금은 좀 어떠세요?

감기는 약을먹든 안먹든 기본7일은 괴로워해야

좀 괜찮아지는데..

병원에 양해를구하고 집으로 돌아가셔서 좀 쉬는건 안되나요?

하긴...인턴에겐 허락없인 맘대로아플자유도 없죠.휴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는데 아프기까지하면

정말 몸이 만신창이가 될텐데..

밥꼭 챙겨드세요!

병원에 죽팔죠? 제때제때 식사하셔야 감기도 이기는거에요

빠른 회복을 빌겠습니다

힘!내세요~ㅜㅜ
Commented by lees at 2009/06/08 23:49
저;;;한번 덧글 달았는데 아무도 못보신거 같아서요;;

큰 실례라면 실례라고 가르쳐주세요(죄송합니다)

혹시 어느병원에서 근무하시나요?(추가로 어느 의대 나오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Commented by rainblue77 at 2009/06/09 00:22
푹 쉬셔야 하는데..쉬질 못하니..더 아프신 것 같아요..

얼른 나으셔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환자보다...Polycle님이 더 아프셔 버리니..

저희 어머니 말씀이....배를 신문에 감고..그 위에 황토흙을 바르고 아궁이 같은 곳에 구워서..

그 배를 먹으면 효과가 좋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그렇기는 힘들고..

그냥 푹 자고 잘 먹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은데...

그게 안되시니...걱정이네요..

오프시면 좋을텐데..
Commented by 아이리스 at 2009/06/09 00:33
어여 나으시길 바라요....고생이 많으셨어요; ㅠ_ㅠ
Commented at 2009/06/09 01:4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9/06/10 01: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왕님 at 2009/06/11 12:21
쾌차하세요~~~ 전 마음이 아프네용....ㅠ_ㅠ
Commented by pooh at 2009/06/28 14:49
몸아픈거 빨리 쾌차하시길 바래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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