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05일
노트정리 이야기 - (12) 의대진학을 꿈꾸는 한 고교생의 사연
제목 : 음... 전 의대를 꿈꾸나 꿈꾸고만 있는 고1 남학생입니다...
보낸이 : 선우음 저는 형님의(호칭이 불편하신가요;;; ㅎㅎ;) 블로그를 약 두 달 전에 보고 시험기간인지라 과탐/사탐만 소개해주신대로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암기하는 방법같은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건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정리는 다 했지만 어떻게 머리 속에 집어 넣어야 할지 막연해서 구체적인 형님이 써왔던 그리고 쓰고 있으신 방법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어요..
또 내신 준비는 어떻게 해야할지도... 특히 국어와 영어 같은 경우요.. 잘 기억이 않 나실 수도 있지만요 부탁 드릴게요... 저는 영어는 속도가 안 붙어서 모의고사는 잘 안 나오지만 그래도 속도만 잡으면 될 것 같지만요 내신에서 이번에 너무 망했고요(시험이 교과서뿐만 아니라 bmb독해 bmb어휘라는 책을 학교에서 제작해서 나눠주어 이걸로 시험범위에 추가하였습니다.) 어쨌든 교과서 공부좀 조언해주세요,, 국어는 중학생때는 5등 안에서 왔다갔다하였지만 이번 시험에서 심각하게 낮아졌어요.. 중학생 때와는 다른 공부법으로 공부해야될 것 같은데 혼자 찾아내기에는 너무 힘드네요... 그래서 조언을 듣고 그 조언과 제 중학생 때의 경험을 토대로 해서 저에게 맞는 공부법을 만들어보려구요..
옥스토비의 일반화학이라는 책도 사고(형님이 사신 킴벌 생물학과 비슷한 개념이라고나 할까요;; ㅎㅎ) 공책정리를 비슷한 형식으로 할 정도로 감명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형님께 제 공부에 대한 조언을 꼭 받고 싶어요,, 물론 형님께서 매일 강조하신 개인마다의 학습 습관이 다르다고 하셨지만 전 중1부터 지금까지 제 공부방법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피해를 굉장히 많이 받아 중상위권에서만 놀고있어요... 답장 꼭 부탁드리겠습니돠 ㅠ_ㅠ 인턴생활 힘드실텐데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
새벽녁 응급실의 여유로움을 틈타 30여분만에 급하게 답변 포스팅의 알맹이만을 작성하고 염치없이 첫인사를 이렇게 마지막에 적어봅니다. 선우군, 먼저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방문해주시어 포스팅을 읽어주시고 늘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의 말씀 먼저 드립니다. 개인적인 업무가 바쁜 관계로 답변이 이렇게 늦어지게 된 점은 양해를 구하며 사과를 드립니다. 오늘은 이렇게 기획 포스팅 형태로 선우군이 보내온 편지에 대한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선우군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여타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향후 선우군과 같이 이메일로 사연 혹은 문의를 해온 분들의 고민거리를 하나씩 선정하여 이야기 나누어 보는 방향으로 노트정리 기획 포스팅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사과탐 암기는 포스팅에서도 밝혀드렸듯이 먼저 구조(전체적인 시스템)를 그리고 세부사안을 설계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국사 - 신라시대에 대해서 공부한다면 치세에 따른 중요 내용만 무차별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등으로 구분지어 큰 조류의 변화를 먼저 이해한 연후에, 세부적인 사안들에 대해서 암기한다면 훨씬 효율적인 공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본인이 스스로 정리한 지식이 본인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음은 정리과정에서 무언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꾸미기나 나열하기에 집중하는 탓에 정리한 지식을 스스로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거나, 정리한 지식이 보편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중구난방으로 나열되어 있는 경우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만에 정리 노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켜야할 한가지 원칙은 대중적인 흐름에서 벗아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중적인 흐름에서 이탈한 정리는 토박에 비유할 수 있는데, 이는 크게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는 반면에 처절한 실패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소위 강남의 유명강사들에 정리집에서도 이러한 현상(대중적 흐름과는 조금 다른 정리)이 도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이는 수많은 경험과 서적을 탐독하여 이루어진 결과로 개인의 정리와는 그 시작부터가 다릅니다. 물론 양과 질 또한 현저하게 차이가 나겠지요. 대개 정리 좀 한다는 학생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 중에 하나가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인데, 이는 시의적절한 곳에 배치가 된다면 효율적인 학습에 크게 일조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본인에게 독으로 돌아올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언어의 경우, 체계적인 학습 못지 않게 감을 찾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밝혔듯이 언어를 크게 비문학(듣기, 쓰기, 읽기) 문학으로 분류하여 학습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듣기의 경우엔 EBS 듣기 방송을 고교시절 3년간 매몰차게 꾸준히 들어주기만 해도 수능에선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다만 틀린 문제에 관해선 항상 피드백 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평소 뉴스 등의 매체를 자주 접하고 핵심을 파악하려는 연습 또한 병행된다면 더욱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쓰기의 경우엔 대개 문법이나 어휘를 어려워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꾸준히 신문(특히 사설)을 탐독하고 해당 이슈에 관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해두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향후 논술뿐만 아니라 본인의 가치관 형성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신문의 선택이 참 중요하지요.) 문법은 나누어서 격파하기보다는 몇일간 날을 잡아서 한번에 독파하는 방법이 효율적입니다. 시중에 문법에 관하여 정리된 책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책들을 바탕으로 문법에 대해서 한번쯤 정리해둔 연후, 문제 풀이 등을 통해 끊임없이 피드백하는 노력(정리-오답노트의 형태)을 병행한다면 쉽게 정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문학의 경우엔 많은 작품을 탐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직 시간이 많은 고교 초년생의 경우 하루 일과 중 소설이나 시를 감상하는 시간을 계획하여 운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능에 출제되는 문학 작품에 범주는 그다지 넓지 않습니다. 교육부의 고교생이 읽어야 할 시나 소설 목록 중 2/3정도만 완독하더라도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꾸준히 시나 소설을 읽고 친구와 함께 작품 토론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책만 부여잡고 내용 파악도 못한채 의미없이 읽는 것보다는 친구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작품을 파악하고 나아가 내 것으로 만드는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한 사람이 열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열사람이 한권의 책을 읽고 토의, 토론, 문답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효과적인 것처럼 말입니다.
소설이나 시를 읽는데도 테크닉이 필요합니다. 시대적 배경이나 인물의 성향 등을 사전에 숙지하고 읽는다면 전체적인 흐름 파악에 더 도움이 됩니다. 나아가 작가별, 시대별, 장르별로 나누어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동시대를 살았던 각각의 작가들은 그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했는지 비교하면서 읽는다면 작품뿐만 아니라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공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소설과 다르게 시는 탐독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으므로 하루 중 잠시 짬을 내어 감상하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시는 무한한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사전에 해석집을 한번 정도 훑어본 연후에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시와 같은 경우는 단권화 작업을 통해 때마다 정리하고 추가를 한다면 수능뿐만 아니라 내신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영어 역시 언어와 마찬가지로 각개격파하여 공부하시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듣기는 언어와 마찬가지로 꾸준함과 집중력이 중요합니다. 대신 들리지 않는다면 같은 내용이라도 들릴 때까지 반복해서 듣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쉬는 시간에도 MP3로 노래를 듣기보다는 CNN 방송 등을 녹음하여 듣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설령 내가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적게하고 친숙하게끔 만들어 줄 수 있을겁니다. 읽기는 하루 3~4 단락씩 독해 문제집을 꾸준히 풀어보고 나아가 영자 신문이나 잡지 등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율학습 시간에 한글로 된 연예정보 잡지 펼쳐놓으면 혼이 날 지언정 영문으로 된 잡지 펼쳐놓고 웰빙 라이프도 즐기고 공부하는 자세를 보인다고 혼낼 선생님은 드물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문법의 경우 포스팅에서 밝혔듯이 이해가 안된다면 될 때까지 문제를 풀어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 급하지 않다면 영문법 교재를 활용하여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수십차례 시도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엔 역시 물량으로 밀어붙이는게 최선입니다.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꾸준히 모으고 일정한 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체시계를 맞추어 두는 방법입니다. 수능은 토익이나 토플 수준의 실력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문법이라 한들 나오는 범주는 정해져 있고 그 출제 수준은 한계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 범주와 한계를 잡을 수 있는 길은 완벽히 영문법을 이해하는 길과그 범주와 한계에 속하는 모든 내용들을 송두리째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길, 두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전자가 힘들다면 후자를 통해서라도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공부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관심과 즐거움이라 생각합니다. 옥스토비를 정리하며 즐거움을 느낌 것처럼 다른 과목들도 그 소소한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해 보세요. 분명히 내가 좋아할 만한 방법이 있고 내게 어울리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아직 익숙치 않고 많이 해보지 않아서 그 길을 찾지 못하고 헤메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 길을 찾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될 것이며, 때론 좌절하거나 후회하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말고 믿음을 갖고 꾸준히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면, 그 피와 땀은 결코 스스로를 배신하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제가 지금 제안해드리는 방법은 지극히 일반적이며, 경우에 따라선 애매모호하다 느낄 수도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또한 기초적이며 기본적인 것들이기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여지는 결과물이 없다고 실망말고 먼 미래를 보고 달리길 바랍니다. 마라토너들이 42.195km 긴 거리를 달리듯, 학생에겐 당장 눈앞의 수능이라는 녀석을 만나기엔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힘내시고 희망 잃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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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의 노트를 파헤쳐보자.
# by | 2009/06/05 05:59 | 기획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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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니 차라리 고등학교로 돌아가고 싶던 마음이 깨끗이 사라집니다OTL]
저도 이번엔 유기화학을 그렇게 해보긴해ㅣㅆ는데..ㅠㅠ
완전 피봤어요.ㅠㅠ
지나가다 수능 경험에 비추어 몇 자 써봤어요. :) 도움이 되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