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04일
생각할 여유
응급실에서 물밀듯이 빌려드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노라면 환자의 상태 및 치료 계획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생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원객이 많지 않다면야 환자의 상태 및 진단, 치료 계획에 대하여 될 수 있으면 자세히 설명을 해주려 노력하지만 한번에 5명 이상되는 중증 환자가 밀어 닥치거나 20명 이상되는 환자가 응급실에 깔려있으면 환자의 상태를 기억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주는 일은 쉽지 않다.
때론 한 환자에 대한 설명을 5~6회 이상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나 보호자들이 끊임없이 설명을 요구하거나 띄엄띄엄 응급실을 방문하여 올 때마다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인데, 심각한 상태 혹은 생사를 오가는 중증의 환자라면 당연히 찾아오는 환자의 보호자들은 누구나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궁금해하기 마련이고(친보호자의 경우는 더더욱) 이런 경우에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설명을 해주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의사의 설명이 그들에게 마음에 위안을 주고 상황을 냉정히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경한 환자들(증상치료만 해도 충분한 환자들)의 경우엔 환자나 보호자가 수십차례 설명을 요구하게 되면 종종 짜증이 난다. 대개 이런 타입의 환자나 보호자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요란을 떨거나, 검사 결과가 다 나오기도 전에 설명을 요구하거나, 정상적으로 1~2시간이 소요되는 검사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불평, 불만, 짜증을 늘어놓거나, 응급 진료가 마무리되고 난 후에야 진단 및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이 비싸다며(이미 모두 설명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컴플레인을 늘어놓는다. 더 심한 경우엔 새벽녁 응급실을 한바탕 뒤집어 놓는 경우도 있는데, 이중 십중 팔구는 꼭 히포크라테스 선서나 양심을 들먹이며 의사를 비난하는 욕찌꺼리를 한바탕 늘어놓는다.
주로 만취한 환자나 NP(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올 때는 꼭 119 구급차를 타고 와서는(119는 알다시피 무료다. 그래서인지 병원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가끔 술 되지게 쳐마시고는 구급차타고 병원에 와서는 접수 취소하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간다.) 애매모호한 증상을 호소하며 증상에 맞는 치료를 하더라도 여전히 아프다며 불평, 불만을 늘어놓는다. 가끔 짜증 게이지가 풀에 이르는 날이면 가운이고 청진기고 다 집어 던지고 한판 뜨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 때마다 마음 속에 忍을 100번은 넘게 되새기며 의사로서 본분에만 충실하자 다짐한다.
물론 아직 어린 의사로써 편견, 선입견을 가지고 환자를 대하고 가리며 분류하거나 환자의 컴플레인을 지나치게 신경증으로 몰아 붙이는 행위 등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명시되어 있듯이 환자나 보호자가 설령 수십차례 설명을 요구한다하더라도 '감사합니다.'와 함께 온화한 미소로 자세히 설명을 해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피곤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짜증내는 것 역시 문제가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앵무새처럼 반복적으로 설명하며 호소하는 말도 안되는 컴플레인에 일일이 응대하며 소요되는 시간 때문에 또다른 환자들에게 충실하지 못한다면 그것 역시 문제가 있지 않겠는가. 이는 필연적으로 의사의 짜증 및 피로로 이어지고 그날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의료의 질을 전반적으로 급감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일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술 마시거나 싸우고 응급시엔서 난리 피우는 환자들도 짜증나지만 한시간에도 수십차례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설명을 요구하고, 보호자들은 한 술 더떠서 10분마다 띄엄띄엄 찾아와 환자의 상태 변화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며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는 행위는 환자의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환자의 상태가 위중하고 시시각각 상태 변화에 대하여 설명이 필요하다면, 그때는 환자나 보호자가 나서지 않더라도 의료진이 알아서 시의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응급실에 찾아올 정도라면 얼마나 다급하고 걱정스러운지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검사결과도 다 나오지 않았는데 무조건 스테이션으로 와서는 왜이리 오래 걸리냐며 불평, 불만, 욕지꺼리 늘어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의사도 신이 아닌지라 여러가지 검사결과(이학적 검사, 피검사, 방사선 검사 등)를 토대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시간이 필요하다. 아플때, 병원에만 오면 5분 내에 모든 것이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은 버렸으면 좋겠다. (물론 증상 치료는 가능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5분내에 알기란 신이 아닌 이상 어렵다. 오히려 의료진을 재촉할 수록 환자의 치료는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일단 병원에 왔다면 의료진을 믿고 차분히 기다리는 여유도 필요하지 않을까.
때론 한 환자에 대한 설명을 5~6회 이상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나 보호자들이 끊임없이 설명을 요구하거나 띄엄띄엄 응급실을 방문하여 올 때마다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인데, 심각한 상태 혹은 생사를 오가는 중증의 환자라면 당연히 찾아오는 환자의 보호자들은 누구나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궁금해하기 마련이고(친보호자의 경우는 더더욱) 이런 경우에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설명을 해주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의사의 설명이 그들에게 마음에 위안을 주고 상황을 냉정히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경한 환자들(증상치료만 해도 충분한 환자들)의 경우엔 환자나 보호자가 수십차례 설명을 요구하게 되면 종종 짜증이 난다. 대개 이런 타입의 환자나 보호자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요란을 떨거나, 검사 결과가 다 나오기도 전에 설명을 요구하거나, 정상적으로 1~2시간이 소요되는 검사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불평, 불만, 짜증을 늘어놓거나, 응급 진료가 마무리되고 난 후에야 진단 및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이 비싸다며(이미 모두 설명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컴플레인을 늘어놓는다. 더 심한 경우엔 새벽녁 응급실을 한바탕 뒤집어 놓는 경우도 있는데, 이중 십중 팔구는 꼭 히포크라테스 선서나 양심을 들먹이며 의사를 비난하는 욕찌꺼리를 한바탕 늘어놓는다.
주로 만취한 환자나 NP(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올 때는 꼭 119 구급차를 타고 와서는(119는 알다시피 무료다. 그래서인지 병원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가끔 술 되지게 쳐마시고는 구급차타고 병원에 와서는 접수 취소하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간다.) 애매모호한 증상을 호소하며 증상에 맞는 치료를 하더라도 여전히 아프다며 불평, 불만을 늘어놓는다. 가끔 짜증 게이지가 풀에 이르는 날이면 가운이고 청진기고 다 집어 던지고 한판 뜨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 때마다 마음 속에 忍을 100번은 넘게 되새기며 의사로서 본분에만 충실하자 다짐한다.
물론 아직 어린 의사로써 편견, 선입견을 가지고 환자를 대하고 가리며 분류하거나 환자의 컴플레인을 지나치게 신경증으로 몰아 붙이는 행위 등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명시되어 있듯이 환자나 보호자가 설령 수십차례 설명을 요구한다하더라도 '감사합니다.'와 함께 온화한 미소로 자세히 설명을 해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피곤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짜증내는 것 역시 문제가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앵무새처럼 반복적으로 설명하며 호소하는 말도 안되는 컴플레인에 일일이 응대하며 소요되는 시간 때문에 또다른 환자들에게 충실하지 못한다면 그것 역시 문제가 있지 않겠는가. 이는 필연적으로 의사의 짜증 및 피로로 이어지고 그날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의료의 질을 전반적으로 급감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일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술 마시거나 싸우고 응급시엔서 난리 피우는 환자들도 짜증나지만 한시간에도 수십차례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설명을 요구하고, 보호자들은 한 술 더떠서 10분마다 띄엄띄엄 찾아와 환자의 상태 변화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며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는 행위는 환자의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환자의 상태가 위중하고 시시각각 상태 변화에 대하여 설명이 필요하다면, 그때는 환자나 보호자가 나서지 않더라도 의료진이 알아서 시의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응급실에 찾아올 정도라면 얼마나 다급하고 걱정스러운지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검사결과도 다 나오지 않았는데 무조건 스테이션으로 와서는 왜이리 오래 걸리냐며 불평, 불만, 욕지꺼리 늘어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의사도 신이 아닌지라 여러가지 검사결과(이학적 검사, 피검사, 방사선 검사 등)를 토대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시간이 필요하다. 아플때, 병원에만 오면 5분 내에 모든 것이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은 버렸으면 좋겠다. (물론 증상 치료는 가능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5분내에 알기란 신이 아닌 이상 어렵다. 오히려 의료진을 재촉할 수록 환자의 치료는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일단 병원에 왔다면 의료진을 믿고 차분히 기다리는 여유도 필요하지 않을까.
# by | 2009/06/04 18:38 | 일기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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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요
고생 많으십니다;ㅁ;
근데 인턴이신데 주치의 일까지 거의 겸하시는 모양입니다? ;;;;
이럴 때 좋은 답변은 "당신이 보호자를 대표합니까?"or "당신이 이 환자(의 수속 및 치료비)를 책임지는 사람입니까?" 라고 물으면 된다지요.
돈 꺼내는 것은 싫어하면서,
의료진 괴롭혀서 환자에게 지대한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려는 분들에게는 이런 방법이 특효약이라는...^^
어떻게 한번보고 모든것을 알고 몇분안에 해결이 납니까 ?
제발 보고 생각하고 판단할 시간을 주세요... ㅜㅜ
힘들어도 보람차게 의사 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환자들에게 좋게 기억 될겁니다.
지난번에 저희 둘째가 배가 아프다고 응급실 갔었는데,
의사선생님이나 간호사선생님이나 다들 올 시간에 와서 진찰하고 처치하신거였을테지만
제 기분상으로는 저희 애만 방치되는것 같더라구요.
저도 모르게 눈에 보이는 간호사마다 붙잡고 우리애는 언제 봐줄거냐고 계속 졸라댔던 기억이 납니다.
환자야 x랄발광을 해도 아프니까 하고 참고 넘어가지만,
- Foley하다가 몇대 얻어맞고, irritable한 환자 강박하다가 침뱉은거에 얼굴맞은 기억도;; -
보호자는 계속 검사결과 알려달라고 짜증내고, 왜 우리 환자는 안봐주냐며 짜증내고,
자기가 병원에 아는 사람있네 어쩌네 하며 겁줄려고 하고,
아! 암튼 환자보다도 극성인 보호자가 사람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응급실이라는게 사람 정말 힘들게 하는 곳 같아요.
선생님도 모쪼록 잘 견뎌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내년이 두려워지는군요 -_-;;)
그건 '의사'뿐만 아니라 ... 다른 직업 분야도 마찬가지랍니다.
모두들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 ㅠㅠ <-- 이건 힘들것 같습니다. ;;
뭐...각각 다 이유가 있겠죠..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참 많으실 것 같아요.
사람은 자신이 가장 중요하니까 그런 것 같아요..
혹시나 하는 막연한 생각들이..환자들에게는 공포가 되기도 하는 것 같구요.
이러나 저러나 많이 힘드시겠어요.
잠이라도 푹 잘 수 있다면 신경이 덜 날카롭고 그러실텐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자꾸 신경을 날카롭게 하니...더 힘드실 것 같아요.
때로는 너무너무 짜증이 많이 나면 자기 자신을 주체하지 못 하기도 하잖아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라고 하고 싶은데..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가끔 보면..뭐 제가 알바?를 할 때 서비스 직이나 이런 곳은..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이..
짜증을 확~끌어 올리시는 분들이 종종 있더라구요..
크게 보면 의료서비스라고..생각해요..
가장 스트레스 받는게 돈과 관련된 것과 사람 만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병원에서는 의사선생님들이 직접 돈을 안받지만 관련은 있으니..
그리고 액수가 커지니...
거기서 오는 마찰도 크고..더구나 생명과 관련된 일이라서..
스트레스가 참 많을 것 같아요.
가끔 짜증 내고도 괜히 민망하고 짜증내지 말고 참을걸 하는 후회를 하게 되기도 하고..
복잡한 것 같아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라는 흔한 말만 하게 되네요..
포기하시라고 하고 싶어도...그렇게 안되는 거잖아요..;;;;;
어쨌든..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