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 20일
회식은 즐거워? 괴로워?
누군가 나에게 인턴 업무 중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회식'을 꼽는다. 근자들어 과 회식이 잦아지면서 점점 배가 불러오는데다가 간밤에 쌓인 숙취와 피로로 업무 효율이나 성취도가 현격히 저하되고 있다. 철도 씹어 먹는다는 20대 중반이지만 일주일에 3~4번 술자리를 견디기에는 지극히 연약한 저질 체력 때문에 고생이 참 많다.
2~3년전만 해도 후배들을 이끌며 여기저기 술집을 정벌하러 다니느라 바뻤고, 늘 주인장에겐 '오늘 우리가 여기있는 술 다 마셔버리겠다'며 으름장을 놓곤 했었다. 생각해보면 의과대학 막 들어와서는 동문회가서 맥주 5000CC 원샷해본 기억도 있고 여느 동아리 모임에 불려가선 냉면그릇 두 사발 가득 채운 소주를 먹고 응급실에 실려갔던 기억도 어렴풋이 남아있다. 술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않을 자신이 있을 정도의 체력과 체력이 바닥나면 정신력으로 버텨낼 정도로 강했던 사람이 바로 나였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술을 그렇게 퍼 마시면서도 꾸준히 무언가 운동을 했었다. 2년정도는 권투를 했던적도 있었고, 2년 정도는 스쿼시, 1년 정도는 검도, 수영을 했었다. 위가 터지도록 술을 마셔도 다음날 쌩쌩하게 10라운드 정도는 거뜬히 뛸 정도로 체력엔 문제가 없었고 지칠 줄 몰랐던 나였다. 하지만 20대 중반에 들어서부터 서서히 내 체력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고 밤새 시험공부를 하면서 형들이 주구장창 떠들었던 '피로'라는 개념을 조금씩 이해해가고 있다. 철없던 20살 그 시절, 5수 끝에 의과대학에 진학했던 주넹이형이 함께 술 마시고 들어가는 날이면 '나도 읅었어'라며 하수구에 써진 '오수'에 침을 뱉고 짜증을 냈는지 이제서야 그 기분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사실 새벽녁 ER에서 환자 10명 콜이 와도 지치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이상하게 술만 마시면 필연적으로 다음날 저질 체력의 증상들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어제 ER에서 내가 입원시킨 환자를 보고 '누구세요?'라고 묻는 다던가, 반절 정도 라운딩을 하다보면 급격히 dyspnea(호흡곤란)가 발생한다던가, 회식자리에서 무리라도 한 날이면 'hematemesis'를 한다던가. 여튼 학생시절엔 꿈도 못꿀 그런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물론 학창시절 때보다 회식 자리에서 무리수를 두곤 한다. 본2 이후로는 감상하기만 했던 아이들의 재롱을 지금은 내가 과장님들 앞에서 부린다거나, 잔을 건네 받으면 종류와 상관없이 무조건 원샷한다던가(호세 데낄라 글라스 원샷하고 죽는줄 알았다.), 노래방 가면 단 1분도 쉬지않고 춤을 춘다던가. 뭐 이딴 짓을 하니 피곤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현재 주임과장님은 학생 때도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주량의 소유자다. 대개 상관은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어야 하기에 아랫사람과는 1:3 or 1:4 정도의 비율로 함께 술자리를 즐겨야 하건만 주임 과장님은 0.5:1 or 1:1 정도로 20명 가까운 대군을 거리낌없이 상대하신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에서 13척의 초라한 선박으로 133여척의 쪽바리를 물리친 것처럼. 이런 상사를 모셔야 하는 중한 임무를 띈지라 회식날이면 예외없이 밥통 속에는 고급스런 움식과 술이 그윽하게 담긴다. (회식날 1차는 무조건 쌀밥 접근 금지령이 떨어지는데 이는 밥통에 조금이라도 술을 더 채우려는 주임과장님의 깊은 뜻이 담겨있는 전략 중 하나다.)
지난주에 이어 금주도 벌써 두번이나 회식 스케쥴이 잡혀있다. 다행스럽게도 럭셔리하게 먹고 보자는 과 특성상 회식 장소는 늘 최고급 음식점이고 주류 역시 진귀하고 값진 술들을 잔뜩 먹어볼 수 있다. 물론 질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풍성해서 문제지만. 지난주 화요일에는 한우 소고기, 목요일에는 최고급 코스 중화요리(20여가지 정도 나왔다.) 등 평소에는 손도 못대 볼 요리를 잔뜩 먹어보는 중이다. 물론 술 잔뜩 마시고 다 토해내서 문제긴 하지만. 음, 개인적으로 목요일엔 일식집에서 참치 먹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참치디바비디붑.
2~3년전만 해도 후배들을 이끌며 여기저기 술집을 정벌하러 다니느라 바뻤고, 늘 주인장에겐 '오늘 우리가 여기있는 술 다 마셔버리겠다'며 으름장을 놓곤 했었다. 생각해보면 의과대학 막 들어와서는 동문회가서 맥주 5000CC 원샷해본 기억도 있고 여느 동아리 모임에 불려가선 냉면그릇 두 사발 가득 채운 소주를 먹고 응급실에 실려갔던 기억도 어렴풋이 남아있다. 술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않을 자신이 있을 정도의 체력과 체력이 바닥나면 정신력으로 버텨낼 정도로 강했던 사람이 바로 나였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술을 그렇게 퍼 마시면서도 꾸준히 무언가 운동을 했었다. 2년정도는 권투를 했던적도 있었고, 2년 정도는 스쿼시, 1년 정도는 검도, 수영을 했었다. 위가 터지도록 술을 마셔도 다음날 쌩쌩하게 10라운드 정도는 거뜬히 뛸 정도로 체력엔 문제가 없었고 지칠 줄 몰랐던 나였다. 하지만 20대 중반에 들어서부터 서서히 내 체력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고 밤새 시험공부를 하면서 형들이 주구장창 떠들었던 '피로'라는 개념을 조금씩 이해해가고 있다. 철없던 20살 그 시절, 5수 끝에 의과대학에 진학했던 주넹이형이 함께 술 마시고 들어가는 날이면 '나도 읅었어'라며 하수구에 써진 '오수'에 침을 뱉고 짜증을 냈는지 이제서야 그 기분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사실 새벽녁 ER에서 환자 10명 콜이 와도 지치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이상하게 술만 마시면 필연적으로 다음날 저질 체력의 증상들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어제 ER에서 내가 입원시킨 환자를 보고 '누구세요?'라고 묻는 다던가, 반절 정도 라운딩을 하다보면 급격히 dyspnea(호흡곤란)가 발생한다던가, 회식자리에서 무리라도 한 날이면 'hematemesis'를 한다던가. 여튼 학생시절엔 꿈도 못꿀 그런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물론 학창시절 때보다 회식 자리에서 무리수를 두곤 한다. 본2 이후로는 감상하기만 했던 아이들의 재롱을 지금은 내가 과장님들 앞에서 부린다거나, 잔을 건네 받으면 종류와 상관없이 무조건 원샷한다던가(호세 데낄라 글라스 원샷하고 죽는줄 알았다.), 노래방 가면 단 1분도 쉬지않고 춤을 춘다던가. 뭐 이딴 짓을 하니 피곤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현재 주임과장님은 학생 때도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주량의 소유자다. 대개 상관은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어야 하기에 아랫사람과는 1:3 or 1:4 정도의 비율로 함께 술자리를 즐겨야 하건만 주임 과장님은 0.5:1 or 1:1 정도로 20명 가까운 대군을 거리낌없이 상대하신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에서 13척의 초라한 선박으로 133여척의 쪽바리를 물리친 것처럼. 이런 상사를 모셔야 하는 중한 임무를 띈지라 회식날이면 예외없이 밥통 속에는 고급스런 움식과 술이 그윽하게 담긴다. (회식날 1차는 무조건 쌀밥 접근 금지령이 떨어지는데 이는 밥통에 조금이라도 술을 더 채우려는 주임과장님의 깊은 뜻이 담겨있는 전략 중 하나다.)
지난주에 이어 금주도 벌써 두번이나 회식 스케쥴이 잡혀있다. 다행스럽게도 럭셔리하게 먹고 보자는 과 특성상 회식 장소는 늘 최고급 음식점이고 주류 역시 진귀하고 값진 술들을 잔뜩 먹어볼 수 있다. 물론 질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풍성해서 문제지만. 지난주 화요일에는 한우 소고기, 목요일에는 최고급 코스 중화요리(20여가지 정도 나왔다.) 등 평소에는 손도 못대 볼 요리를 잔뜩 먹어보는 중이다. 물론 술 잔뜩 마시고 다 토해내서 문제긴 하지만. 음, 개인적으로 목요일엔 일식집에서 참치 먹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참치디바비디붑.
# by | 2009/05/20 22:31 | 인턴일기 | 트랙백 | 덧글(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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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어딜가나 장비를 연상케하는 분들이 간혹 있으시군요. 저도 술 잘먹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른바 막노동과(토목과)라서..
최고급 음식점은 좀 부럽...중화요리 20코스라니! 홍콩에 있는 점보식당에서 10코스를 먹어봤었는데 정말 힘들던데...20이면..
30대를 어찌 보내시려고...
뭐 근데 술뿐만이 아니더라도 좀 직급이 되시는 분들과 식사를 하게되면 소화가 안되죠..ㅋㅋ
정말 20대 중반이 딱 되고 나니..체력이 너무 떨어져서..
공부하는데 힘들더라구요..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10대 때는 새벽에 일어나고 새벽에 자고 해도 문제 없었는데..
지금은 몸에 무리가 와서 나도 늙었구나...싶은 생각에 급 서러워져요..;;;;
술 적당히 드세요...요령껏..^^
안주?나 뭐 맛있는 다른 음식들은 맛있게 많이 드시구요..^^
(우린 싸게 먹어요^^)
전설의 과장님이시군요;;;;
덕분에 다음날 아침, 대소변에서 술냄새 나는 일은 많이 없어졌습니다만...
그거 아세요.. 술만 마셔두 담날 견딜만 하는데
술 마시고 율동까지 격렬하게 행동해버리면 그 담날 더더더더더더더더 힘듭니다.
그리고 피부의 변화도 생겼을텐데요... 크흑..
아무쪼록 건강항 생활 하시길 빕니다.
(참치 눈물酒... 꼭 드세요... 그게 남자한테 억쑤로 좋다든데...)
뭐랄까... 술과 담배는 자해라는 느낌이 강한거 같아요.(주위에서 술먹고 사고친 인간들이 많아서)
의사들은 그렇게 술을 잘 마셔야 하는건가요?ㅎㄷㄷ
정말 회식때 부어라 마셔라 하는 문화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왠만하면 딱 한두잔정도 마신다면 좋을텐데... 옆에서 지켜보기가 안스러워요
다들 몸생각 하셔서 술은 좋은일이 있을때만 조금씩 드셨으면 좋겠어요.(주위사람도 힘들답니다. 뒷처리 하기 ㅠ_ㅠ)
적당히 즐길 정도의 빈도와 강도로 회식을 하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여긴 뭐든 극단을 달리는 세계인 것 같네요.
요즘에는 50%이상의 사람들이 그다지 회식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데...
과장님만 좋아하시는 걸까요?!??
그리고 부디 몸 건강은 챙기시길~
회식자리에계셨던거군요^^
냉명그릇에 소주.......
정말 ER에 갈만하네요ㅋㅋㅋㅋ
우와 스쿼시.검도.권투
공부할시간도 모자랐을텐데 저런 운동들까지~멋져요!^^
아무리 20대라도 술이기는 장사는 없을것같아요
과장님 눈치봐가면서 한번씩 빼주기도하고~ㅎㅎ
그래야 체력유지가 될것같아요
근데...회식비는 누가내는거죠? 안주가 정말 안주라고 하기엔
벅찰정돈데ㅋㅋㅋ
어쩜지금도 회식자리일수도있겠네요^^
술드신다음에 꼭숙취해소하세요ㅠㅠ우루사~
건강이 젤우선이잖아요^^
아,
-ER에서 내가 입원시킨 환자를 보고 '누구세요?'라고 묻는
이대목에서 빵터졌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화이팅이에요~^^
아 가기 시러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