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2월 26일
[나눔로그 프로젝트] 소녀가장 솔비는 오늘도 운동화 끈을 동여매며 다짐합니다.

솔비양은 현재 여든의 할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박솔비양은 고교 1학년에 재학중인 소녀 가장입니다. 흔히 소녀 가장이라면 가여워하며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지만 솔비를 만나보면 그녀의 명랑함과 사려 깊음에 아마 깜짝 놀랄 것입니다. 물론 솔비의 생활이 풍족하거나 항상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부모님이 계시는 다른 일반 가정의 아이들 못지 않게 바르게 자라고 있어 이웃 어른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합니다.
솔비를 곁에서 지켜본 지도 벌써 4년이 되어갑니다. 첫만남은 동아리 봉사활동에서 시작되었지요. 당시 봉사활동은 신입생이던 우리들에게도 처음이었으며, 솔비 역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무척이나 서로 어색해 했습니다. 솔비양의 사연은 무척이나 기구합니다. 솔비를 처음 만났던 해 6개월의 간격을 두고 부모님은 솔비와 어린 동생을 남겨두고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어린 남동생을 보살피며 소녀 가장으로서의 삶을 시작했을 때가 중학교 1학년이었는데 어느새 고등학교 1학년으로 훌쩍 커 버렸습니다. 상처받고 삐뚤어져 잘못된 길로 가기 쉬운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할머니와 같이 생활하며 복지사들의 따뜻한 보살핌과 주위 분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 덕분인지 모든 분들이 칭찬할만큼 밝고 명랑하게 자랐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전교 부회장을 하더니 지금은 총학생회장이 되어 다른 친구들의 일까지 자신의 일처럼 돌봅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고 선생님들의 사랑과 관심을 한몸에 받는 솔비가 되었답니다.
남동생은 장애가 있습니다. 자신도 학교 갈 준비하느라 바쁠 텐데 동생 학교 갈 준비까지 다 챙겨야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을 떨어야 합니다. 작년까지만해도 새벽이면 우유배달과 신문배달을 했었지만 요새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마저도 할 수 없게끔 되어버렸습니다. 총학생회장이 되고 나서부터는 소녀가장 노릇하랴, 학생회장 노릇하랴, 공부하랴, 어깨가 무거울 만도 한데 씩씩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여간 대견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특히 지난 여름 방학 때는 학교의 적극적인 추천과 사회복지과의 배려로 12일 동안 미국견학도 다녀 왔습니다.
시와 몇몇 복지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끼니는 이어갈 수 있지만 생활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당장 몇년 뒤면 대학을 가야하지만 솔비는 아픈 동생과 앞으로 살아갈 걱정때문에 대학 진학마저도 포기하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간간히 주변 사람들과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도움을 주고있지만 솔비에겐 턱없이 부족합니다. 당장 남동생의 장애도 재활치료를 받아야하지만 그마저도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도 솔비는 만날때마다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언젠간 행복해질 날이 오겠죠.'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늘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솔비를 만날 때마다 즐겁고,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갖추고 살아가는데도 늘 불만이 많았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
따뜻한 세상 이야기를 전하는 나눔로그에서는 지난 철수네 돕기에 이어, 그 두번째 프로젝트로 소녀가장 솔비를 돕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솔비가 남동생을 보살피는 소녀 가장으로서, 학교의 대표인 학생회장으로서, 공부하는 학 생으로서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바라며 원하는 대학 진학도 꼭 이루어냈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환경을 탓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솔비가 앞으로 더 넓은 세상으로 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 by | 2009/02/26 07:09 | 기획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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