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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네 꿈을 펼쳐라!] 배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야학 교사, 최갑주씨를 만나다.

 

 어두운 밤, 다쓰러져 가는 천막집에서 육십촉이 채 다 못 될 것 같은 백열등 밑에서 수업을 한다. 어디서 주워 왔는지 군데군데 흰 금이 보이는 푸석한 칠판 위에 쓰여진 이차 방정식. 상기된 표정의 교사가 그만큼 초롱한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는 열 여덟쯤 되어 보이는 학생들에게 열변을 토한다. 연방 갸웃거리는 안타까운 학생들. 비록 찬바람이 그들로 들이칠 허름한 곳이지만 더없이 뜨거운 열의에 훈훈한 기운이 감도는 야학 교실. 

 아마 처음 야학에 대한 호기심과 그만큼 뜨거운 봉사 정신으로 교사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대학생이 생각하는 야학은 이런 것이 아닐까. 사회 변혁 운동의 일부분으로서의 학생운동에 대한 시각을 가진 사람은 야학에 대해 또 다른 인상을 떠올릴 수 있다.

 긴장감이 도는 방안, 옹기종기 둘러앉은 대여섯명의 젊은 남녀들, 여기저기 어려운 한자가 섞인 두터운 책을 들고 교사로 보이는 눈썹 짙은 젊은이가 낮게, 그러나 단호한 어투로 한가지 한가지씩 설명을 해 나간다. ‘투쟁의 열기’로 타오르는 눈동자들.

 야학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면서 많은 역할을 해왔다. 일제시대에는 민중 계몽과 민족의식 고취라는 사명감으로 초등교육을 성실히 담당해 왔으며 해방 후 산업화 과정에서는 공장 근로자와 노동자를 대상으로 교육하며 그들의 권리를 일깨워 주었다. 한 세기가 지나는 동안 야학은 일제의 가혹한 탄압과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민중이 잇는 그 곁에 존재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민중교육을 담당했던 비정규 교육기관이 지금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야학의 성격이 과연 어떤 것이고 현재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무엇이 야학에 그토록 끈질긴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는 것일까? 삼동야학 운영 대표 최갑주 선생님을 만나 야학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본 인터뷰는 한국블로그산업협회의 블로그 지원사업 '블로거!, 네 꿈을 펼쳐라'에 선정되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삼동야학 운영자 대표 최갑주(29)씨

 야학을 정의내린다면?

  야학이란 단어가 주는 그 참신한 멋은 되뇌일 때마다 새로워요. 누구나 '야학을 한다'라고 이야기 할 때마다 가슴이 저리는 듯한 감동이 있죠. 그만큼 야학은 우리에게 어떤 매력으로 다가오는 단어예요.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를 보면, 일제의 압력에 어쩔 수 없이 내보낼 수 밖에 없었던 어린 아이들이 학교 앞 나무에 매달려 악착같이 글을 배우는 모습, “젖을 떼인 듯이 내쫓긴 아이들이 누가 들으라는 듯이 소리를 지른다.”는 대목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며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빠지는 경험이 누구나 있었을꺼예요. 물론,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모습은 전형적인 야학의 그것은 아니겠죠. 물론 상록수의 풍경은 20세기 초 농촌 계몽운동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학교의 모습이긴 하지만, 야학에서 느끼는 감정과는 그리 다를 것은 없을 것이라 생각해요.

 야학은 이처럼 시대가 변하면서,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의 대상에 따라 그 성격을 달리 해 왔어요. 이러한 변화는 한가지 맥락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현실에 맞게 탄력적으로 이루어졌죠. 예를 들어 한글을 깨치지 못한 학생들의 요구가 있고 정규 교육이 이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마땅히 한글 교육을 담당하는 야학이 생겨나야 하는 것처럼요. 이처럼 사회상의 변화에 민감한 변신을 꾀해야 하는 것이 야학의 본질이라 생각해요. 시대가 흐름에 따라 그러한 정규 교과과정의 내용이 바뀌고 마찬가지로 이러한 정규 교과과정에서 탈락한 이들의 계층이 달라지게 되었지요. 초기에는 생활이 곤란하여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요즘 들어서는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죠. 또, 과거와는 달리 ‘나이 들어 배운다는 것’에 대한 수치심이 많이 극복되고 있는 것도 하나의 큰 조류로 볼 수 있을거예요. 요즘은 과거에 비해 주부, 또는 20대 후반에서 40대 학생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이 그 사실을 반증하지요.

 삼동야학의 설립배경은?

 야학은 정규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야간에 수업을 실시하는 비정규 사회교육 기관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정규적 교육기관인 야간학교와는 구별되요. 삼동야학은 1982년 4월 26일 익산시에서 고등과정 학생 21명과 교사 15명을 주축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삼동야학의 설립주체들은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그들의 지적수준 향상과 교양증진을 통하여 건전한 시민으로서 자질을 함양하자는 설립취지를 통해 교육목표를 내세웠는데 그 근간에는 참 인간교육이라는 개교이념이 깔려있죠. 
 야학에서는 어떤 교육과정을 거치게 되는가?

 야학의 학사 기간과 교과과정은 각 야학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각기 다양해요. 이는 구성 학생들의 직업이나 연령 혹은 통학 거리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반영해야 하고 야학의 성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죠. 삼동야학은 학사 기간과 수업에 대하여 학칙의 규정을 따르고 있어요. 삼동야학의 수업연한은 2년으로 재학연한은 3년을 초과할 수 없구요. 학년은 9월 1일부터 익년 8월 31일까지로 하는데 이는 연 2회 실시되는 검정고시를 중심으로 편성된 것인데, 학기는 매 2학기로 나누는데 제 1학기(교양 및 학력증진 학기)는 9월 1일 - 2월말까지, 제2학기(검정고시 및 교양 학기)는 3월2일 - 8월 31일까지예요.

 수업일수는 매 학년 250일 이상으로 하고 평상시 수업은 오후 6시 30분부터 9시 20분까지 운영되고 있는데 검정고시 기간을 제외하고는 3교시와 4교시를 유동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이러한 학사일정과 그에 관한 학칙은 정규학교의 학사일정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검정고시를 주축으로 편성한 것이죠. 야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과과정과 교과목을 살펴보면 중등과정과 고등과정을 실시하며 교과목은 정규학교의 것을 그대로 표방하고 있어요. 야학의 주 교재는 교사가 직접 만드는 경우도 있으나 검정고시를 충분히 합격할 수 있도록 일반 제도교육권 학교의 교재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검정고시 기간에는 검정고시 교재와 문제집 등 부교재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야학의 운영비는 어떻게 충당이 되나?

 많이 힘들죠. 그나마 지원이 들어오던 예산도 줄어서 큰일이예요. 크게는 건물 임대료에서 작게는 연료비까지 정기적으로 지출되는 금액을 합해보면 상당한 액수죠. 하지만 전국 대부분 야학의 재원을 보면 정기적 수입으로는 OB교사와 기타 후원인에 의한 후원회비, 교사회비, 비정기적으로는 1년에 한 두번 정도 여는 일일찻집을 통한 이익금, 또 특별한 경우 시에서 받는 소액의 재정지원이 전부예요. 일부 야학에서는 학생에게 수험료를 부과함으로써 약간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기도 하죠. 비교적 재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후원회비는 야학마다 큰 편차를 가지고 있어 신설 야학이나 연혁이 오래 되지 않은 야학은 이것마저도 확보가 어려운 상태예요. 또, 교사회비같은 경우에도 정기적으로 교사회의나 모임을 통해 회비를 걷고는 있지만 효과적 측면에서 그리 기대할 수준은 되지 못해요. 이렇듯 안정된 재원을 얻지 못함으로 인해 학교의 총력이 재정 조달로 모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진정한 교육에의 노력이 소홀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어요. 더 나은 야학으로의 전망을 갖기 위해서는 안정된 재정의 확보가 필수적인 셈이죠.
 주로 어떤 학생들이 야학을 방문하나?

 현재 야학에 지원하고 있는 학생들은 연령별 차이에도 불구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신장하고 자아발전과 성취감을 이루기 위한 동기가 가장 강해요. 야학은 무료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권위적이지 않으며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빈약한 학습여건에도 많은 학생들이 찾고 있죠. 학생들 중에는 지역에 따라 노동자가 아닌 청소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한데, 가출이나 퇴학 등으로 방황하다가 주변의 권유로 야학을 찾거나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하려는 청소년들이 대부분이죠. 이들은 본분인 학업을 그만 둔 후 특별히 하는 일없이 지내다가 부모의 적극적인 권유나 친구의 소개로 야학을 찾는 경우가 많구요. 또 최근에는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확대되고 사회적 지위가 신장되면서 주부 계층의 중ㆍ장년 학생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구요.

 중도 포기하는 학생이 상당수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가?

 야학의 학생은 국민학교 과정의 어린이로부터 6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그 연령층이 다양한데, 이들은 주로 대중매체나 벽보를 통하여 교육에의 꿈을 안고 야학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들중 대부분은 1년에서 1년 반에 이르는 길지 않은 교육과정에서 야기되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 가정 환경등을 비롯한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경우도 그중에 있지만, 야학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함으로 해서 그만두는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해요. 그나마 삼동야학의 경우는 이러한 현상이 덜한데 전국적으로는 상당수 야학에서 이와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적응의 문제, 왜 일까?

 우선 학생 개인이 가지고 있던 야학에의 상과 실제 야학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데 그 일차적 원인이 있어요. 야학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은 야학을 하나의 “학교”라는 측면에서 이해하죠. 정규 학교에 진학하지 못해 배움에의 높은 열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야학에 그러한 정규 학교의 모습을 최대한 가지고 있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것이 야학의 현실이예요. 짧은 교육 기간에 많은 양의 진도를 나가려고 하니 수업의 질이 현격히 떨어질 수 밖에 없을 뿐 아니라 그나마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뿐이예요. 일단 학생으로 받아 들인 이후에 야학이 그 학생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심각히 고려해 봐야해요. 사실 현 야학의 역량으로는 학생들 개개인의 생활을 책임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예요. 이 문제는 진정한 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가 풀어가야 할 숙제기도 하지요.
 야학의 교사는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야학의 주체는 바로 교사와 학생이죠. 특히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이끌어 나가야 할 주도적 위치에 있기 때문에 책임감이 매우 큽니다. 초기의 교사들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현직교사, 군인들도 있었죠. 삼동야학의 교사는 대학재학 이상의 학력소지자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일정기간의 신입교사 훈련을 수료한 후 현직 교사들의 동의에 의해 선발됩니다. 교사는 야학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수시로 모집하구요. 삼동야학의 경우 주로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현직교사의 학과나 동아리 후배 등 인맥을 중심으로 한 모집이 큰 비중을 차지해요. 

 야학 교사가 부족하다고 하던데,

 학교의 주인은 교사와 학생이죠? 더불어 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 해 주는 역할 뿐 아니라 학교의 운영 전반에서부터 야학이 앞으로 지향해 나아갈 바에 이르기까지 야학 자체에 대해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하구요. 그러나 현 야학의 상황은 그러지 못해요. 야학에 헌신적인 정열을 가진 몇몇 교사에 의해서 야학의 운영이 이루어지고 일반 평교사는 학교 운영에 관여하기는 커녕 무슨 돈으로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야학의 모든 업무가 일부 보직 교사들에게 과중하게 부여됨으로 학교의 발전적인 방향에 대한 고민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구요. 또한 이런 보직 교사들이 야학을 그만 둘 경우에 야학의 지속성이 유지되지 못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요. 반대로, 대부분의 교사들이 야학의 운영 방식이나 기본 방침을 숙지하지 못함으로인한 문제도 여러가지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분명히 전수되어야 할 야학의 전통이나 성격이 체계적이지 못한 구전의 방법으로 답습되고 있는 것이 바로 그점입니다. (물론,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변화도 있겠지만) 그럼으로 해서 많은 교사들이 타성에 젖게 되어 내가 교사로 있는 야학이 어떤 계기로 생겼는지, 기본적인 운영 방침은 무엇인지를 망각하고 <저절로 굴러가는 수레바퀴 속의 한 부속> 정도의 역할에 만족해버리게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혹시나 야학 교사를 지원하려 하는 이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야학에 대한 신념이 있어야 하죠. 단순한 봉사의 의미에서의 야학은 교사 개인의 만족의 대상, 그 이상이 아니예요. 열성적으로 야학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고 그 고민을 통해 더 나은 야학으로의 지향을 가져야 하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사는 수업에 충실해야해요. 다 아는 내용이라고 해서 아무 준비없이 수업에 임하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수업 시간을 임의로 바꾸는 행동들은 학생들을 단지 교육의 대상으로만 파악한데서 오는 경솔한 행동이예요. 자신의 이러한 행동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야학 자체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게 되고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야학을 끝까지 다니지 못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겠죠. 마지막으로 교사는 야학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해요. 가끔 “이번주 제 수업 시간은 중요한 약속이 있어 빠질것 같은데, 어떻게 안 될까요?” 라며 수업을 자주 빼먹다가 마찰을 빚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단기간 봉사를 목적으로 야학을 방문하는거라면 사양할께요. 무엇보다 이러한 태도는 배움의 꿈을 안고 야학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큰 피해가 되요. 꾸준한 참여와 동시에 주인의식을 가져야 해요. 더불어 교사는 야학에 와서 수업만 하고 가는 강사가 아니예요. 야학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주인된 의식으로 야학에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後,

 야학이 사회교육기관으로서 지역 사회에서의 교육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을 성실히 담당하는 이면에는 야학을 운영하기 위한 교사의 헌신적인 노력과 짧은 시간이나마 배움의 갈증을 풀기 위해 야학을 찾는 학생들의 의지가 숨겨져 있다. 그러나 야학이 지역사회의 당당한 교육시설로서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한다.
 
 첫째, 야학교사의 수급과 자질 및 전문성 문제이다. 사회참여와 봉사가 강조되는 상황에서도 야학에서 활동하려는 대학생은 많지 않으며 교사를 지원했다가도 몇 개월을 넘기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교사 수급 문제는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대학과 관계기관의 긴밀한 협조와 홍보 수단을 동원하여 대학생의 참여를 장려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 즉 참여하는 대학생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교사의 자질과 전문성은, 우선 신입교사 훈련 과정에서 교육에 대한 소명감을 지니도록 철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현직의 전문교사나 교수로부터 교과목과 지도방법에 대한 자문을 구하여 전문성을 확보하고 선배교사의 경험을 토대로 노하우를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학생관리와 교과목 및 교과편성에 관한 문제이다. 야학은 다양한 계층, 다양한 연령층 학생들로 구성되기에 교사는 학생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가치관이 정립되지 못한 청소년들의 경우 상담과 교육이 병행되어야 하나 대학생 교사가 이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복지기관의 사회복지사, 청소년 상담 기관 관계자 등 전문 인력의 조언과 도움을 얻고 선배 교사들의 경험을 활용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검정고시를 합격하기 위해 야학을 찾는다. 이들은 오랜 기간 학업을 중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시간에 검정고시에 합격하고자 하며 따라서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교사 자신도 검정고시 기간이 되면 학생들의 합격을 위해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학원식 수업을 실시하게 된다. 예를 들어, 20여년 동안 공부하지 않던 학생이 검정고시를 앞두고 갓 입학하였을 경우 그 학생 수준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져야하지만 바로 주입식의 요약된 시험대비 학습을 하게 되어 실상 학원과 다를 바가 없고 학생들은 학습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교재에 있어서도 중학교 국어과목의 경우, 국정교과서를 교재로 활용한다면 6권의 교과서를 한 학기에 마치기가 어려워 항상 만족할 만한 시험대비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신입생의 증가와 새로운 시험 준비를 위해 특정부분의 수업이 반복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교과과정과 교재에 관한 문제는 야학의 오래된 과제이고 야학교육이 갖는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의 해결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선 야학은 일정기간 재학한 학생에게 검정고시 응시 자격을 부여하고 단계적 학습이 될 수 있도록 학제를 구분하는 등 검정고시 응시에 관한 원칙을 수립하여 야학의 검정고시 학원화를 방지해야 한다. 교과 교재의 경우 현재 전국야학협의회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자체 야학교재 개발에 동참하여 이를 활용해야 한다. 

 셋째, 야학의 시설과 재정의 안정성 확보이다. 삼동야학을 통해 확인한 것처럼 현재 야학의 시설은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이것은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며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시설문제의 보완이 시급함을 보여주는 예이다. 이 문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일관된 정책과 관심으로 신속히 해결되어야 하는데 정부는 각 자치단체가 야학과 같은 비정규교육시설을 직접 관리하도록 하여 이 곳을 찾는 지역 주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익산시를 비롯하여 전국의 시ㆍ군ㆍ구, 읍, 면, 동 단위로 문화체육시설이 확충되고 고가의 기구들이 들어서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사회의 교육과 복지에 참여하는 야학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당위성이 매우 높다. 현재 160여 개의 전국 야학은 각각 학생수 70%, 교실수 10%, 교실면적 20%의 규정에 의해 보조금을 받고 있는데 이것은 야학에 대한 지원이 학생수에 의해서 매우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열악한 시설로 인하여 교사와 학생의 활동이 저해되고 자체 수리비도 많이 소요되는 바, 안정된 시설에서 안정적인 지원으로 원활한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열악한 환경은 교사나 학생들로부터 외면 받기 쉬우며 불안정한 재정은 교육받을 권리와 봉사하고자 하는 정신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야학 재정의 투명한 사용과 정확한 관리 감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 야학 관계자는 사회교육시설로서 사회 각 분야의 지도자의 일일 교사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지역사회의 관심을 유도하고 자체 후원회를 결성하는 등의 자구 노력을 펼쳐나가야 한다. 여기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따라야함은 물론이다.
10대 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오늘도 다양한 사람들이 야학을 찾는다.

 야학은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변화하면서 양지보다는 음지에서 자생하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발생한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시대에 교육을 가장 필요로 하는 이들의 곁에 있었다. 그 과정에서 구성원인 학생의 성격도 다양하게 변화했다.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기와 1950년대까지는 농민과 노동자가 주축이었고 1960년부터 1990년대까지는 노동자와 청소년으로 그리고 2000년대에는 청소년, 중장년층, 주부 등 다양하게 구성된 가운데 주부층의 약진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모든 교육이 그렇듯 야학의 교육도 학생에 따라 달라졌다. 노동자가 중심이었던 시대에는 노동교육이 주를 이루고 학생인 노동자의 권리를 일깨워주는 것에 전력하였고 노동자 중심의 시대라도 청소년이 주축인 야학은 청소년을 위한 교양교육과 지식전달이 중심 내용을 이루는 것이다. 현재 야학은 다양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에게 맞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들의 공통적인 욕구는 검정고시에 합격하여 학력을 취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야학은 그들이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도록 성실히 교육하면 된다. 그러나 만약 이것이 중심이 된다면 야학은 무료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사설 검정고시 학원이나 다를 바가 없다. 

  학생들이 검정고시에 합격하도록 도우면서 야학의 학원화를 방지하고 정체성을 지켜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선 교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야학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그 취지를 이해하고 수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수업시간 편성에 있어 학생들의 실제 생활에 보탬이 되고 학교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교양 수업을 확대해야 한다. 음악, 미술, 시사, 문화, 배움터 등의 시간을 마련하여 전문 인력이나 대학생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주의할 점은 야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직업의 다양한 계층을 되도록 많이 확보하고 그들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학생들 참여 중심의 야학을 만들어가야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런 수업 편성과 학사일정이 잘 운영된다면 야학은 참여하는 생활 중심의 교육시설로 거듭나게 되고 야학의 정체성은 확고해질 것이다.
배움에 대한 열망만큼 그들의 등에 짊어진 가방의 무게도 무겁다.

 배우지 못해서, 학력을 취득하지 못해서 오랜 시간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으로 지내는 단 한 사람과 한창 배워야할 시기에 제도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방황하는 단 한 명의 청소년이, 배우고자 하는 작은 의지가 있어 언제든 야학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야학은 사회의 가장 관심 가는 쪽에 당당히 서 있어야 한다.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존귀한 존재로 대접받아야 하는 것처럼 사람이라면 누구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배분되어야 할 민주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오늘 야학이 우리의 곁에 남아 있고 앞으로도 있어야할 이유이다. 삼동야학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 야학의 운영 실태와 사회ㆍ교육적 기능을 고찰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특히 하나의 사례가 지역은 물론 우리나라의 야학의 모습을 규명하는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본 연구는 현재 야학의 운영실태와 기능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시초로서 앞으로 전개될 많은 연구의 길을 열고자 한 데 의의를 두고자 한다. 또 이처럼 지역 단위의 야학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지속되어 우리나라 야학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삼동야학 방문 이야기는 또다른 포스팅, '늦깍이 학생들이 배움의 열정을 불사르는 곳, 삼동야학을 다녀오다.'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함꼐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by Polycle | 2008/12/07 23:41 | 기획 | 트랙백(1)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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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뒷골목인터넷세상 at 2008/11/28 09:49

제목 : 철없는 대학생, 대학 등록금 동결 반겨
철없고 경제관념없는 무식한 대학생들 1천만원 대학등록금 시대에 등록금 동결 소식이 그렇게 기쁘더냐? 돈벌이에만 급급한 사립대학 당국들과 교육부의 짝짜꿍도 한심하다. 외국유명대처럼 노벨상교수 모셔놓고 대학시설과 커리큘럼 동급으로 만들어 같은 수준의 등록금 받으면 할말없다. 왜 대학수준은 땅바닥인데 등록금만 세걔일류라, 무뇌아적 심보는 어디서? 10년전 200만원대의 대학등록금이 1천만원대의 대학등록금이 됬네. 됬네됬네, 이사람아, 경제위기 동참한......more

Linked at 수줍은 느낌의 미소 : 늦깍이.. at 2008/12/02 10:27

... 참관해보고 강사로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삼동야학에 대한 더욱 심도깊은 이야기들은 또다른 포스팅, '&lt;수줍은 느낌의 인터뷰&gt; 배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야학 교사, 최갑주씨를 만나다.'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함꼐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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