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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네 꿈을 펼쳐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2차 의료봉사

 
 마침 종합병원2에서 의료봉사를 소재로 다루었고, 덕분에 일전에 다녀왔던 의료봉사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따뜻한 물은 고사하고 샤워시설이 없어서 수돗꼭지 하나로 20여명되는 선후배들과 등목했던 기억, 지독했던 여름날의 모기-벌레들, 새벽에 몰래 마을 어귀를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혹시 남는 술 있을까요?' 하며 구걸했던 기억(그러다 양주라도 주는 집이 있으면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새벽에 산넘어 물건너 가게를 찾아 다녔던 기억, 그리고 이어지는 음주봉사와 못된 로맨스. (학생들이야 거의 finction이 없으니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그뿐만이 아니다. 늘 의료봉사 시작전과 종료 후에 수고했다며 극진히 대접해주시던 마을 유지 어르신들, 이벤트 떡밥물고 꼭 찾아오는 지역 국회의원, 시장, 군수들. 막무가내로 와서 링거 놔달라고 떼쓰는 할아버지나 진료는 받지 않아도 되니 파스나 주라는 노인네들, 정형외과에서 폭탄 한방 맞으면 몇달은 넉넉히 관절에 무리없이 지낸다며 아이처럼 졸라대던 할머니들, 순번 앞으로 빼달라고 곶감 뇌물 주시던 마을 부녀회장 아주머니, 의료봉사 안내 도우미 도와주며 나도 한번 피검사해보고 싶다고 서로 먼저하겠다고 싸우던 여중생들, 초딩들... 다 소중한 추억이다.

 종합병원2에서 묘사된 풍경들이 실제 의료봉사 현장과 비슷한 부분도 많았으며, 보는내내 과거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참 흐뭇했다. 돌이켜보면 예1과 1학년때 입구에서서 안내 역할부터 시작해서, 예2때는 시력검사-소변검사, 본1때는 혈압측정, 본2때는 회장으로서 총괄지휘-약국업무, 본3-본4때는 초진까지... 고생도 많았지만 즐거웠다.

 의활을 처음부터 모두 진두지휘했던 본2 회장시절에는 무척이나 힘들어 가장 기억에 남아있다. 특히 4년간 의료봉사를 다녀왔던 창녕군의 그간 의료 기록지를 모두모아 실제 병원에서 사용하는 차트처럼 엮어서 활용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만여장이 넘는 차트를 환자 성명에 따라 분류하고 다시 기록하여 파일에 철하는 작업은 후배 둘과 삼일 밤낮을 새서 겨우 의료봉사 떠나기 직전에야 완료할수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차트는 1년만에 의료봉사 현장에 다시금 방문하시는 창녕군민들께 큰 도움이 되었고(특히 노인분들은 과거력, 가족력, 투약정보 파악하기가 힘든데, 차트가 정리되어 있어서 참 편리했다.) 후에 보건소에 기증하여 지역사회 보건 현황을 파악하는데도 큰 도움을 주었다.

 드라마 상에서 김교수(이재룡)의 '1회성 쑈를 위한 봉사'라는 대사는 정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동아리 역시 1회성 쑈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위해 의료봉사 방문 전에 많은 준비를하고 다녀온 후에도 끊임없이 애프터 서비스를 해드리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있고 경기불황으로 어려움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봉사 후 지속적으로 약품을 보내드리는 문제나 지속적인 환자 관리의 문제 등... 또 요즘엔 과거 의료봉사가 '투약중심'이었다면 2000년 이후에는 'Screening(조기진단)중심'으로 흐름이 점차 변해가는터라 더욱 많은 진단도구와 활동비를 필요로 하기에 한번씩 다녀오려면 무척이나 힘겨운 것도 사실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추가 포스팅을 통해서 다루기로하고 오늘은 간단히 지난 의료봉사 현장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 소개하고자하는 의료봉사는 병원이 아닌 의과대학 봉사 동아리에서 학생들이 힘겹게 동아리 선배들을 조르고 후원을 받아가며 힘들게 계획하고 준비했던 의료봉사기에 방송과 같이 럭셔리 하지않음을 사전에 고지해두는 바이다.)
 전국 오지를 찾아가는 의료봉사 활동이 올해도 이어졌다. 전국적으로 학생이 주최가 되어 의료 봉사활동을 나설 수 있는 단체 혹은 모임은 대한민국에서는 꽤나 드물지 않나 싶다. 의료봉사라는 것의 특징이 실질적으로 본과 4학년을 제외하면 거진 학생들은 function이 없다는 점, 활동 중 사용되는 약값의 부담 등, 대개 대한민국에서 의료봉사라면 병원급 이상의 규모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여러 선배님들이 진료 및 약제류등 많은 부분에서 힘써주셔서 그다지 많은 준비를 하지 않고도 의료봉사를 다녀올 수 있는 것이 참 감사할 뿐이다.

금번 의료봉사는 전라북도 함열의 효도마을이라는 곳이었는데 이곳은 주변에 병의원이 없는 인구 200~300명 정도의 한적한 농촌 마을이다.원래는 방학을 이용해 2박3일간 의료 봉사를 다녔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학기 중 전 학년이 시험이 끝나는 5월의 어느 따스한 날, 당일치기로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초진하는 모습, 여기에선 과거력, 가족력, 주증상 등 진료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을 물어보는 곳이다.

 최고학년의 입장으로 참여하는 의활에서 나는 주로 초진을 맡았다. 초진이라는 것은 환자가 교수님께 진료 받기전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등을 물어보는 행위를 말한다. 과거력, 가족력, 약물 복용력, 알레르기, 수술 입원등의 기왕력, 주증상 등을 물어보아 진료에 필요한 Present illness를 적는 일을 한다.
할마이들과의 대화는 늘 어렵다.

 초진을 하다보면 가장 힘든 것 중에 하나가 할아버지, 할머니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장애다. 사투리야 어쩔수 없다 치더라도 치아가 없으시거나 귀가 잘 안들리시는 분들이 많아서 30~40대 성인 같으면 1분 안에 끝날 질문을 10~20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 또 대부분 정확히 본인이 아픈 곳을 말씀하시지 못하시고 그냥 여기저기 아퍼 다 쑤셔, 하면 그때 부턴 곤란해지는 경우가 많다. 초진의 중요한 기능 중에 하나가 환자를 파악하고 적합한 진료과에 보내드리는 일인데 애매모호한 표현이나 막연한 한탄등은 분류작업은 나를 굉장히 힘들게 한다.

 초진에서 무리하게 청진등의 이학적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진료소에 가면 교수님들이 다 알아서 하시기에 개략적인 것들만 적어 보내드리면 되지만 또 학구열(?)에 불타는 나에겐 환자 한분 한분 오실때마다 청진도 해보고 이학적 검사도 해보고 하는 등 액티브(?)하게 초진을 하였다. 이렇다 보니 초진실 앞에 대기하고 있는 환자는 넘쳐나는데 진료소에는 환자가 한명도 없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의료봉사 캠프의 입구에서, 많은 분들이 올해도 방문해 주셨다.

접수처, 이 곳에서는 방문자에게 번호대기표 및 진료용 차트에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기재한다.

 그 후, 이곳에서 혈압 측정 및 약물 복용력등을 물어보게 된다.

 본과 1학년 학생들이 주로 혈압측정을 담당한다.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뿐만아니라 학생들은 혈압측정 방법등을 실제로 익힐 수 있어
좋은 교육장소가 되기도 한다.

방문자들은 혈압을 측정 한 후 다시금 소변검사, 시력검사, 체중측정을 맞은 편에서 하게된다.

그리고 본과 3, 4학년, 인턴으로 구성된 초진실에서 기본적인 의학 profile를 작성하게 된다.

할아버지, 할마이들과의 대화는 무척이나 어렵기에 학생들은 초진시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진료중이신 정형외과 김영진 교수님
주사실도 옆에 설치하여 간단한 시술을 하기도 한다.

 진료중이신 정형외과 서광호 선생님(사진),

 검안경 및 안과 약제류들을 챙겨오셔서 수고해 주신 김세종 교수님

 내과 진료중이신 임평숙 교수님

역시 진료중이신 본원 감염내과 이재훈 교수님

진료하고 계시는 외과 최운정 교수님

진료하고 계시는 외과 임태수 교수님

 담소를 나누고 계시는 영상의학과 박성훈 교수님과 흉부외과 이삼윤 교수님
 초음파 진료를 하고 계시는 교수님

 금번 의료봉사의 경우 다행히 방사선과 교수님이 함께 하셔서 초음파를 가져갈 수 있었다. 요즘들어 병원이 많이 늘고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 남에 따라 실제 의료봉사라 이름 붙여 활동하는데에는 많은 제약과 어려움이 따른다. 웬만한 시골에도 병원 하나쯤은 있을뿐더러 현지 개업의들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장소 선정도 쉽지가 않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의료봉사를 가면 해줄 수 있는 것이 단지 약을 주는 것 뿐이기에 근래에는 활동 방향을 많이 변경해 나가고 있다. 몸의 이상여부를 개략적으로 알아 볼 수 있는 혈액검사나 초음파등 Screening test(선별검사) 위주로 활동 계획을 짜서 움직인다. 더불어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주로 호소하시는 것이 관절통이기에 통증을 일시적으로 줄여중 수 있는 Pain clinic(통증 클리닉) 위주로 운영을 한다.
 투약을 담당하는 약국의 모습, 군산의료원 - 익산약국 약국장님께서 각각 수고해 주셨다.

 뒷편에서 많은 후원을 해주시는 개원가 선배님들, 묵묵히 고생해준 동아리 학생들에게 무척이나 감사하다. 의료반장으로서 맞이하는 마지막 의료봉사활동이었던 만큼 조금 더 많은 일들을 계획하고 시행하고 싶었지만 이외에도 서울 촛불 의료봉사 및 현 블로그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랑의 구급함 전달 등의 일이 많았기에 많은 역량을 쏟아부을 수 없었던 점이 많이 아쉽다.

 의료봉사 활동 이외에도 현장에서는 첫날 학생들을 중심으로 독거노인 집 청소하기 등 민간봉사도 함께 병행하여 의료 이외에도 도움을 드릴 수 있었다는 점에 무척이나 기뻤다. 20여년째 이어져 오는 의료봉사 활동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우며 이와같은 의료봉사를 계기로 학기 중 주마다 녀오는 호스피스 혹은 보육원 봉사활동과는 다른 또 다른 참된의사로서의 삶을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어 행복하다.

 여러가지로 어려운 점도 많고 힘이 들기도 하지만 다녀오면 많은 것을 배운다. 환자를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에서 부터 때로는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질환들에 대한 임상증상 등 정말 다양한 환자들이 오기에 살아 숨쉬는 교육의 현장이기도 하다. 해를 거듭할 수록 겪는 여건의 어려움 속에서도 방문객을 맞이하는 웃음 잃지 않아준 후배들에게 감사하고 또 진료하시느라 애쓴 선배님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우리를 믿고 방문해준 여러 할아버지, 할머니, 간혹 아저씨, 아주머니들께 감사드린다.

by Polycle | 2008/08/15 20:32 | 기획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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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무 at 2008/08/11 00:20
올림픽 금메달만큼이나 멋진 걸요^^ 수고하셨습니다!
Commented by 아이페오스 at 2008/08/11 00:35
기회가 있으면 하고 싶은데, 아직은 국가에 매인 몸이라 본진과 멀리 떨어져 있어 기회를 잡지 못하는군요. 좋은 일 하셨습니다.^^
Commented by 공룡사랑 at 2008/08/11 00:38
여름휴가 효도하러 다녀왔는데...저희도 전북에 있었군요. :)
Commented by 낭만여객 at 2008/08/11 00:40
역시 Polycle님 멋져요 +_+
Commented by 샛별 at 2008/08/11 00:42
어? 훈훈한집 저거 앞에 입구 언제 고쳤대요?
예전 기억과는 쪼큼 다른데..;;
Commented by Nobody at 2008/08/11 17:08
더운날 수고하셨어요

제가 다 뿌듯하네요
Commented by 라이넬 at 2009/01/04 20:15
힘들고 귀찮아보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부럽고 존경스럽네요. 폴리클님 선/후배분들은 보다 많은 기회를 스스로 찾아나간 셈이니... 폴리클님 활동을 보고 있자면 우리학교에는 왜 봉사동아리가 간호대(...)에밖에 없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종교동아리들에서 가끔 여기저기 다니긴 하지만, 거기 끼기에는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 벽이[...]

ps : 졸업하시고 나면 블로그 닉도 진화(?)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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