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로그인


천하무적

 

 서울에서의 피로가 채 가시기도 전에 방금 전 날아온 문자메세지 하나, 그리고 확인한 까페의 글.


 그렇다. 완전히 끝났다. 사실 이번처럼 피로한 심신을 이끌고 평소의 10분에 1도 안되는 공부량으로 승부했던 적이 있었던가. 늘 시험은 나에겐 승부였다. 하지만 이번엔 그 승부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할수 없었다. 하지만 진급했다. 천운이었나 보다. 하지만 마음속 저편에서 자그마한 죄의식 하나가 뭉게구름처럼 스물스물 피어오른다. 여러분이 모두 열심히 한 관계로

 과연 나는 최선을 다했던 것일까. 열심히 했던 것일까. 5월 초부터의 강행군은 나로 하여금 도저히 견딜수 없는 고통과 어려움을 주었다. 하지만 그 어려움과 고통 때문에 내가 선택한 또 하나의 길을 되돌아 갈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나는 두 가지 길을 함께 가보기로 결정했고 양 다리가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버텨냈다. 

 중간고사부터 기말고사까지 시험을 치루고 난 후 상경하여 봉사하고, 다시금 내려와서 시험을 보고 재차 상경하는 죽음의 싸이클을 견뎌야만 했다. 때론 상경하여 3시간만 현장에 머무르고 온 적도 있었다. 급한 날은 시청광장에서 수첩에 간단히 메모하여 암기를 하기도 했다. 암기하다 환자를 보고 다시 암기하다 환자를 보는 웃지 못할 상황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그런 나를 보고 고생한다며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상경하는 날은 잘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기차안에서- 그리고 틈틈히 시간을 쪼개어 잠을 청했다. 생전 자본 적이 없었던 책상머리에서도 잠이 들 정도로 피곤했다. 여러 블로거들이 책상머리 앞에서 현명하게 잠들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실제로 몇가지 해보기도 했고 효과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익숙치 않았던 탓일까, 자고 일어나면 늘 더 피곤했다.

 그야말로 본2와 실습빨로 시험에 임했다. 성적이야 내 인생에서 좀 더 소중한 것을 찾아보자는 그 결심하나로 포기한지 오래였지만, 과연 그 머리좋다는 의과대학생들 속에서 공부 하지 않고도 얼마나 견디어 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가 없었다. 내심 불안했다. 하지만 나는 진급했다. 그것도 무사진급으로-.

 서울에서의 일도 원만히 끝나고 아주 조금 걱정했던 유급에 대한 걱정도 떨쳐버릴 수 있어서 마음이 홀가분하다. 그러고 보면 나, 사실 천하무적은 아니었을까?

by Polycle | 2008/07/23 23:03 | 그냥 | 트랙백 | 덧글(22)

트랙백 주소 : http://medwon.egloos.com/tb/189224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highenough at 2008/07/23 23:04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Commented by 다인 at 2008/07/23 23:08
진심으로, 천하무적이십니다. 축하드려요!
Commented by 나무 at 2008/07/23 23:18
축하드려요^^ 그리고 소중한 것들과 소중한 진급을 모두 해내셨다니 조-금 부러운 걸요.^^
Commented by 후유키 at 2008/07/23 23:26
우와아아아앙! 축하드립니다!
Commented by 도라에몽 at 2008/07/24 00:29
천하무적 폴리클님!! 와~ 정말 축하드려요~~!!!!!!!
Commented by 도라에몽 at 2008/07/25 02:27
익산원룸도 덥고 병원오며가면서도 땀이.. 흑흑..너무 더워요... 선생님은 시원하시길...!!
Commented by NePHiliM at 2008/07/24 00:30
우와아 축하드려요 >_< 이것 저것 다 성공하시길
-네피
Commented by 신돌 at 2008/07/24 00:41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ㅁ; 고생 많이하셨어요!
Commented at 2008/07/24 00: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7/24 02:1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림삼 at 2008/07/24 03:11
이야... 정말 무적이시네요..^^ 축하드려요!
Commented by 유리알 at 2008/07/24 08:16
수고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Commented by 올비 at 2008/07/24 08:57
우왕 전원진급.. 멋진걸요 +ㅅ+
사촌오빠가 유급된 경험이 있어서 이런 글 보면 괜히 저두 기뻐요 ^^ ㅋㅋ
Commented at 2008/07/24 09:5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Murky at 2008/07/24 10:41
그렇게 걱정 하시더니 ^^;
축하드려요~!
Commented by 카루 at 2008/07/24 11:03
오오 천하무적 오오 축하드려요 최고이심...
Commented by 푸옹이 at 2008/07/24 11:51
축하.축하...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Commented by 루우 at 2008/07/24 12:03
무사히 진급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ㅠ.ㅠ
진급 축하드립니다!
Commented by 또삐 at 2008/07/24 13:05
매번 눈팅만 하다가... 축하드리려구요 ^^
고생이 많으셨는데, 그만큼 더 달콤하게 느껴지실것 같네요
축하드립니다 ^-^
Commented by purpledog at 2008/07/24 16:42
주상임을 알고 계셨던 건가요? 흐흐흐...
저희를 거느려만 주신다면야...ㅋㅋㅋㅋ
담에는 꼭~!!! ^^
Commented by 반댕이 at 2008/07/24 16:59
축하합니다!!!
전원진급이라니 정말 놀라운 결과네요..
다들 열심히 하셨나봐요....
이젠 좀 홀가분하겠어요....
Commented by 제이 at 2008/07/29 00:06
오. 놀라워라!! 축하해요. ^^
조큼 걱정했는데 다행이어요. 홀가분하게 쉬어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