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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너무 바쁘다. 실습은 뒷전이다. 누군가의 연락을 받기 바쁘고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기 바쁘며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기 바쁘다. 정말 많은 이들이 도와주고 있다. 어떤 이들은 물품으로 또 어떤 이들은 후원금으로, 어떤 이들은 고맙다는 따스한 인사로 나와 관계를 맺는다. 너무 감사해서 몸둘 바를 모를지경이지만 감사의 인사를 표할 시간이 없다.

 이래저래 아이템들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현장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시민들이 좀 더 안전하게 이 지겨운 싸움을 견디어 낼 수 있을까. 누군가가 다치면 화가난다. 아니 짜증이 난다. 그곳은 다칠 곳이 아니다. 피를 봐야 할 곳도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게도 짜증이 난다. 모든 것이 싫다. 짜증난다.

 덕분에 실습도 어영부영 하고 있다. 회진과 참관이야 어차피 하는거 열심히 하려 하지만 그 외 공부는 할 시간이 없다. 그 시간에 현장 상황을 체크 하기 바쁘고 준비사항을 검토하기 바쁘고 연락하기 바쁘다. 그러다 보니 시험을 앞두고 몸은 더욱 초조해 진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편하다. 진정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닌까.

 우연찮게 물품 생각에 몰두하다가 촛불 시위 하는 현장을 지나쳤다. 부끄러웠다. 그래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되돌아 갔다. 그곳에 모인 백여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서명을 하고 돈을 조금 보태며 응원했다. 그랬더니 마이크를 쥐어준다. 그래서 한마디 했다. 언론매체가 없음을 확인하고 지난 주 서울의 참혹했던 상황을 그들에게 부르짖었다. 박수를 보내온다. 너무나 감사하고 미안했다.

 한번 본 적 없는 서울 시민들을 위해서 나는 가야하기에, 나의 삶의 터전인 이 곳에서 촛불을 함께할 순 없더라도, 그것이 그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더라도 죄스러워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나에겐 나를 필요로 하는, 내가 해야 할 더욱 멋진 일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몸은 내게 지금 너무나 힘들다고 말하지만 마음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계속해서 쉬지 못했지만 이곳에 들러 남겨주는 많은 이들에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숨쉬게 하고 이끌고 있다. 그 한마디가 내게는 청량음료 같은 시원함이자 버티어 나가는 에너지다. 나는 점점 무적이 되가고 있는 것이다.

by Polycle | 2008/06/04 20:58 | 그냥 | 트랙백 | 핑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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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젤론 at 2008/06/04 20:58
힘내세요!
Commented at 2008/06/04 21:1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olycle at 2008/06/04 21:22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연락드려야 하는데 전화가 워낙 많이 와서 정신이 없습니다. 당연히 나오실거라 생각하며, 현장에서 연락드리겠습니다.
Commented by Mh_Kāśyapa at 2008/06/04 21:31
힘내세요!!!
Commented at 2008/06/05 00: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6/05 07:3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떼아모 at 2008/06/05 12:01
힘내세요!!! 형 다음은 저에요 그다음도 대기하고 있으니 기운내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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