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과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신경외과 1년차의 경우 필연적으로 불규칙한 수면 패턴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말 독이다. 새벽 2시에 굴러다니는 침대에 누워 잠든지 정확히 2시간 20분만에 미친듯한 중환자실 콜 때문에 나는 기적적으로 생환했고,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말 오프를 반강제적으로 반납하게 되었고, 여기에 환자 3~4명의 바이탈이 동시에 흔들리며 그 속에서 미친듯이 춤추는 이 아름다운 광경을 우리 부모님이 보시면 뭐라 하실지 기대가 된다. 설마 우리 아들 잘컸네, 더 열심히 해야지라고 하시진 않을거라 믿는다.
인공호흡기를 달고 산소를 최대용량으로 주어도 산소포화도가 여전히 80% 수준인 할아버지와 기면상태에서 갑자기 코마 상태로 의식이 쳐지며 혈압이 80대 까지 떨어져버린 한 뇌출혈 아저씨와 점점 죽음의 문턱에 가까워지고 있는 간판 맞은 젊은이. 이 세명의 환자 머리맡에서 아름답게 울려퍼지는 알람소리의 조화는 마치 한편의 교향곡을 듣는 느낌이다. 행여나 관심이라도 빼앗길세라 주사 용량 및 인공호흡기 세팅을 조절하고 돌아선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삑삑-대며 울어대니 이건 뭐 애보기도 아니고 머리가 핑 돌아서 미쳐버릴 지경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의 의식 상태는 점점 혼미에 가까워지고, 방금전 보호자 앞에서 어떤 설명을 했는지 아무런 기억도 남아있지 않지만, 고사리같은 내 손에는 이미 DNR permission 용지가 들려있다.
남들은 행복하게 보내는 주말, 그것도 새벽에 나는 내 생명을 갉아먹는 지옥의 현장 속에서 이렇게 죽도록 일만 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서럽다. 정말 이 새벽에 뭐하는 짓인지- 아, 제발 좀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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